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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넛커피 Apr 11. 2023

거북이 부럽다

꿀맛 같은 휴가

3월의 어느 날,

갑자기 떠나기로 결정한 휴가

어디로 갈까 하고 고민하다가 단 한 번도 글이나 영상으로도 접해본 적이 없었던, 단지 언젠가 옆에서 문득 누가 얘기하며   흘려듣게 된 단어  보홀

어느 나라인지조차 몰랐던 작은 섬으로 그렇게 휴가를 갔다.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했던 필리핀의 한 휴양지이자 다이빙 포인트인 보홀

언젠지 오래된 거 같지 않지만 직항 노선이 있었고 우리는 필리핀 항공사인 로열에어를 타고 출발했다.

항공편이 딜레이가 잦은 편이라고 어느 블로그에 후기가 있었는데 정말로 가고 오는 두 번의 비행 모두 딜레이가 있었다.

막연하게 도착한 섬 보홀. 시골마을로  공항에서 숙소까지 멀지 않았고  현지인들도 많이 보이지만 관광객들을 상대로 열심히  호객행위를 한다. 아무래도 물가나 임금이 싼 나라여서 그런지 관광으로 인한 벌이가 꽤 괜찮은가 보다.

숙소에서 가까운 비치  또 당일치기로 현지인 통해서 갈 수 있는 스노클링에서  만나는 바닷물 속 물고기들이 무척이나 반갑다.

거북이를 볼 수 있는 포인트!

생각보다 만나기 어렵게 느껴졌던 거북이였다.

살면서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못한 나였지만 그래서라기보다는 보통 낚시 게임어플이나 어디 동영상 같은 곳에서나 보는 심해 거북이가 스노클링 하면서 볼 수 있다는 게 처음엔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처음 만났을 때의 신기함은 이내 부러움으로 바뀌고 말았다.

수면에서 간신히 구명조끼에 의지해서 멀찍이 보는데  깊은 바다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거북이가 부럽기도 했다.

생각보다 물속에서의 거북이는 너무 빨라서 이렇게 사진 남기는 것도 운이 좋았다.

돌아오고  오래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거북이를 보았을 때를 떠올려보니 그 시간이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때 그 거북이는 내가 우연히 가본 그 터전에서 계속 그렇게 지내고 있겠지.

한가로워 보이기도 하고 너무도 자유롭게 흘러 다니던 거북이가 벌써 다시 보고 싶어졌다.

생각해 보면 흐르는 바다에 몸을 맡겨 둥둥 떠다니며 일상을 완전히 잊고 그곳에 흠뻑 빠져서 완전히 즐기던 꿀맛 같던 휴식이 그리운가 보다.

누구나 마음속 거북이 같은 존재가 있겠지

또  거북이를 다시 만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   2023.04  어느 날 퇴근 후 저녁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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