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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넛커피 Apr 11. 2023

호다다닥

그래 좋아

어느덧 꽃이 피는 봄이 왔다.

퇴근하고 저녁까지 든든히 먹고 티브이를 보며 여유를 즐기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벌컥 열린다.

호다다닥~~

갑자기 이어서 들리는 소리에 뭐지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화장실로 잠깐 포착된 빠른 움직임

현관에서 화장실까지 직선으로 빠른 입장이 가능한 쉬운 코스의 아담한 우리 집

얼마쯤 지났을까?

화장실로 빠르게 몸을 숨겼던 그것... 그것은 내 와이프다!


우와! 진짜 위기였다!


갑자기 너무 웃음이 난다. 

우리 와이프도 사람이잖아. 귀엽잖아?!

오늘 오래간만에 운동가겠다고 나갔던 필라테스

운동하다 중간부터 신호가 왔단다.

필라테스 끝나고 집까지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걸어오는 동안 얼마나 참고 오느라 힘들었을까

내가 계속 어떻게 참고 왔어~ 하며 놀리니 하는 말이


이런 적이 없었어~~


그렇다. 대화는 분명 친구든 누구든 해봄직한 대화고 너무도 특별한 게 없는 대화다.

그런데 너무 웃긴다.  와이프가 이렇게 말하는 게 뭔가 새삼스러우면서도 귀엽고 재밌어서일까.

결혼을 하면 부부는 닮는다고들 한다.

물론 나도 화장실이 급해서 집을 들어오면서 화장실로 직행한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와이프에게 보여준 적은 없었다.

이게 바로 내가 계속 웃음이 나오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이렇게 닮아가지?

내가 여러 번 놀리지만 아무렇지 않게 세상 편한 자세로 티브이를 보는 와이프 모습이 재밌다.

그냥 이렇게 귀엽고 당당한 와이프가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

여보 사랑해!


        - 2023.04 먼지 없이 맑은 주말오후의 햇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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