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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넛커피 Oct 22. 2023

홍콩의  특이한 맛(1)

태풍이 지나간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중간 어딘가에서 찍은 골목 모습


  홍콩이라고 녹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정보가 뜨는 곳에 이렇게 쓰여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의 느낌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매력의 도시"


홍콩을 잠시 휴가차 가보았는데 확실히 매력이 있는 도시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상업도시, 금융도시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쇼핑과 맛있는 음식들이 있고 멀지 않아 한번쯤 가보기 좋은 여행지이기도 할 것이다.


  여행 준비를 알차게 한 것은 아니지만 검색을 해서 대표되는 맛집들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만들어놓고  바쁜 와중에 잠시 바람 쐬러 떠나자는 느낌으로 3박 4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갔다. 미리 예약을 잡아놓았고 휴가도 내놓은 터라 일정을 바꾸기가 어려운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우리가 도착할 때 마침 태풍도 같이 도착을 했다. 출발하기 전 날씨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비행기가 딜레이 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이착륙에는 문제가 없지 싶었다.



첫날 (도착하는 날)

  홍콩 익스프레스를 타고 갔고 작은 비행기에 좌석도 붙어있지만 3시간 반  정도의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으로 피로도는 크지 않았다. 비행시간도 딜레이 되지 않아 큰 불편함 없이 홍콩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짐을 부치면 적은 돈이지만 요금이 부과되어  짧은 일정이니 기내 캐리어만 들고 갔는데 공항 체크인하니 그냥 무료로 부쳐준단다. 공짜 서비스를 받은 것 같아 아주 좋았다. 몸만 편히 탔다가 홍콩 도착해서 짐을 찾고 바로 시내로 향했다.

공항서 공항열차(AEL)를 타고 시내로 가는데 공항 안에 있는 옥토퍼스카드 판매부스에서 카드를 사서 이용했다. 원래 홍콩은 구디스라고 해서 여행하는 입국객들에게 일종의 바우처를 준다. 그것은 여러 가지 식당 등에서 쿠폰처럼 사용할 수 있어 웰컴 드링크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거나 제과점에서 쿠키 등 살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특히 미리 알아보았을 때 이것을 이용하면 버스나 택시 등을 돈을 내고 타고 가는 것보다 홍콩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공항철도가 무료로  탈 수 있는 방법(버스나 택시보다 가장 빠른 25~30분 정도면 센트럴 역에 도착할 수 있다.)이 있어 그렇게 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여행 가기 얼마 전부터 없어져서 아마 최근까지도 그렇게 사용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홍콩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구디스(홍콩 관광청)의 혜택을 꼭 놓치지 않길 바란다.


  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탈 때에는 옥토퍼스카드를 찍지 않고 그냥 열차에 탑승한다. (도착할 때  센트럴 역에서 찍으면 되고 110 홍콩달라이다.)

지상 구간이 있어서 달리면서 보면  바다가 얼핏 보이고  그 위에 커다란 기계들이 멀리 보이는데 그 모습이 부산에서 근처에 항구들 지날 때  멀리서 보이는 풍경 같고 중간중간 일반 모습은  우리나라 지방에서 ktx 타고 달릴 때 옆에서 보이는 풍경 같은 느낌이다. 공항부터 잔뜩 중국어로 쓰인 문구들은 보이지만 처음에는 외국이라는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날씨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어둑하고 바람도 불면서 비가 오니 비 오는 주말에 근교로 외출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홍콩섬으로 들어가 센트럴역에 도착하고 지하통로를 이용해서 오래 걸어서 홍콩역으로 환승을 했다. 도착하는 시간이 4시가 넘어서 우리는 저녁을 중간에 식당에 들러 해결할지 아니면 일단 숙소 가서 체크인부터 하고 무언가를 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일단 많이 배고픈 상황은 아니고 날씨도 좋지 않아서 바로 숙소로 가서 체크인부터 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게 신의 한 수였었다.


  우리는 쿼리베이역에 있는 저렴한 호텔을 예약했다.  쿼리베이역에 도착하니 날은 더 어두워지고 비도 많이 오면서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처음 가는 곳이다 보니 역 출구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숙소가 직선으로 보이는데도 바로 알지 못했다. 출출하기도 하고 이 날씨에 다시 나와 돌아다는 것이 무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골목을 걷다가 나오는 작은 현지인 밥집에서 도시락 같은 메뉴를 사가기로 했다. 소고기, 돼지고기가 든 딤섬도 있어서 반가웠다. 또 반찬 가짓수에 따라 밥과 같이 포장해 주는 도시락이 있어  바로 딤섬과 도시락을 포장해서 숙소로 들어갔다.


쿼리베이역 C출구 근처 현지 밥집(구글맵참고)

(밥집 사진을 따로 찍진 않아서 구글맵 로드뷰로 위치랑 분위기 참고차 남깁니다.)


허겁지겁 먹어치우다 보니 사진도 남기지 못했지만 처음 현지에서 그것도 찐 로컬 밥집에서 먹는 딤섬맛이 꽤나 괜찮아서 놀랬다. 사진으로 담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

그제야 눈에 들어온 안내문이 있는데 태풍 단계에 따른 안내사항을 적어놓은 것이었다.  대충 훑어봤지만 잘 몰랐는데 티브이를 켜보니 난리가 났다. 그저 비가  많이 오고 바람만 부는 정도라 생각했는데 커튼도 쳐놓고 어두워서 잘 몰랐나 보다.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창에서  사람들 얘기하는 것을 보니 태풍 영향으로 모든 교통수단이 올스톱 된 것이었다. 버스, 택시, 트램은 물론이고 공항철도까지 운영 중단되었다.  지하로 다니는 지하철도 중간에 운영을 멈추고 이미 타고 가던 사람들마저 모두 내리라고 안내방송을 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홍콩 하면 여러 가지 맛집부터 미슐랭 식당들까지  소위 먹부림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도 시내 도착했을 때 왔으니 맛있는 것부터 해치우겠다는 생각으로 식당에 들렀다면 숙소에 오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 될뻔했다.


  그렇게 홍콩에 도착한 첫날은 특이한 하루를 로컬음식과 함께 보내었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지만 이게 또 여행의 묘미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빨리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길 기대하며 첫날밤을 휴식과 함께 마무리했다. 홍콩 와서 특별할 거 없이 시작한 여행은  다른 사람들처럼 먹부림 여행이 되지 싶다.  다양하고 수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앞으로 남은 일정동안 날씨가 어떨지 모르겠다.  

티브이에서 보던 번화하고 화려한 홍콩의 모습은 아직 볼 수 없었고  악천후 속에 진짜 현지인들이 간간이 보일 때 그 모습은 그냥 우리의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하거나 때로는 매우 초라한 느낌마저 들어 매우 특이하고  역시 어디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고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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