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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넛커피 Nov 04. 2024

국밥을 먹을 때 나만의 세리머니

순대국밥이나 내장순댓국을 가끔 먹는다,

처음 국밥이 나오면 앞접시나 공깃밥의 뚜껑을 옆에 뒤집어 놓고 순대를 모두 건져놓는다.


오해 1.

주인아주머니나 서빙을 해주시는 분들이 굳이 말하지 않지만 가끔 의아해하거나 기분 나빠하실 수 있다.

 - "아니 왜 안 먹고 옆에 저렇게 놓지~"

     "보기 좀 안 좋네~"

     "순대가 몇 개인가 세어보나?"

오해하기 딱 좋지만 국밥 안에 순대 개수까지 알아가며 먹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해 2.

일행이 있다면 뺏길 수 있다.

- '순대를 싫어하나 보다.'

  그럴 리가.  그럼 순대 없는 국밥을 시키거나 순대를 빼달라고 하면 될 것을... 실제로 친구랑 국밥을 먹으러 갔다가 저렇게 옆에 놓은 순대를 집어먹고 서로 기분 상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럼 왜?

국밥은 보통  재료를 담고 펄펄 끓는 뚝배기채로 나온다.  처음에 바로 먹으면 매우 뜨거워서 내가 먹는 게 건더기인지 내 입인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다른 재료들도 그렇겠지만 유독 순대는 더 뜨겁다.  통통한 순대는 속재료가 꽉 차있는데 그것이  뜨거운 국물까지 머금고 있으면 입안을 데기가 아주 딱이다.  조심성 없이 달려들었다가는 지옥을 맛볼 수 있다.   많이 먹다 보니 드는 생각이 한쪽에 빼서 식히면 다른 것들은  적당히 식어갈 때 중간에 먹기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국밥이 나오면 똑같이 하는 세리머니인 순대 빼서 쌓아놓기가 시작되었다,


당신은 식사할 때  당신만의 세리머니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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