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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el Jun 04. 2021

Philz Coffee

UXUI 디자인적 관점에서




특별한 맛과 함께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커피 전문점




Philz Coffee는 Blue Bottle Coffee와 같이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다. 그러나 이 두 커피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는 상당히 다르다. 둘 중 하나를 꼽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Philz Coffee를 더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뿐만 아니라 커피 한 잔을 받을 건네받기 전까지 모든 기분 좋은 과정, 즉 브랜드 경험 때문이다.


오늘날 수많은 커피 전문점들이 존재하지만, Philz Coffee의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은 색다르다. 다른 커피 전문점들이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커피를 제공하는 점과 다르게, Philz Coffee는 핸드드립 커피(Brewed Coffee)를 베이스로 한다. 고객이 원두의 블렌드를 먼저 고른 후, 바리스타는 그 주문에 맞춰 원두를 갈고, 각 컵당 브루(Brew)를 한다. 또한, 로스팅된 원두의 종류도 20가지가 넘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다양하며, 각자의 취향에 맞게 크리머, 슈거 등을 선택함과 동시에 양을 조절하여 추가할 수 있다. 따라서 바리스타는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이는 비록 번거롭지만 Philz Coffee만의 특별한 주문 시스템을 거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Philz Coffee의 Pour-Over 과정



Pour-Over Coffee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Philz Coffee에서의 주문 과정


먼저, 일반적인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사기 위한 과정은 카운터로 가서 주문과 계산을 함께 한 후, 내 주문이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에게 전달되고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든 후 고객에게 전달한다.

일반 커피 전문점 주문 과정




하지만 Philz Coffee는 반대로 고객이 바리스타에게 커피 주문을 직접 한다. 그리고 바리스타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고객의 커피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커피를 만들어 준다. 그 후, 고객은 계산대로 가서 주문한 커피에 대해 지불을 하고, 커피가 완성되면 바리스타에게 다시 가서 커피를 받는다. 이때 바리스타는 먼저 자신이 만든 커피의 맛이 어떤지 물어보며 고객의 피드백에 따라 다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고객들은 전문 바리스타로부터 자신에게 커스터마이즈 된 커피를 제공 받음으로써 마치 존중받고 케어를 받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Philz Coffee 주문 과정




이처럼 Highly-Personalized 핸드 드립 커피를 제공받기 위한 복잡한 주문 시스템은 "ONE CUP AT A TIME"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고 있다.


나는 한 동안 출근하기 전에는 반드시 Philz Coffee에 방문하여 커피 한잔을 구매해야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 커피를 구매하는 동안 바리스타와의 소통 과정에서 친근함과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때 느꼈던 긍정적인 감정은 곧 좋은 경험으로 기억되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직장 생활과 일상 속에 소소한 즐거움이었다고 할까. 게다가 커피가 정말 맛있기도 하다. 핸드 드립 방식이라 각 블랜드마다 미묘한 향과 맛의 차이가 다양하고, 특히 시그니처 메뉴 Iced Mint Mojito은 그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이다.

Philz Coffee의 Iced Mint Mojito




Philz Coffee의 고객이 겪었던 나쁜 경험과 개선


하지만, 이렇게 완벽할 것만 같은 곳에서도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 주문 시스템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렸다.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다른 커피 전문점과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비추어지는 반면, 복잡한 주문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그리고 핸드 드립 커피의 만드는 과정 특성상 15-20분을 기다려야만 하는 점이, 바쁜 아침 시간에는 상당히 불편했던 건 사실이다.


둘째, 언제나 Philz Coffee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바리스타가 한 고객에게 시간을 오래 투입하는 주문 시스템 때문에 비록 테이크 아웃을 한다고 하더라도 고객 한 사람 당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길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기에 비해 매장의 수는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줄을 서서라도 사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상당했을 것이다.


모바일 앱을 통한 고객 경험 개선


2018년, Philz Coffee는 마침내 모바일 앱 서비스를 론칭함으로써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해 sof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에서는 오프라인 지점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Philz Coffee만의 Personalized, 바리스타와의 인터렉션 등의 특징을 고스란히 잘 반영하여, 이제는 편리하게 모바일로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고객들이 기존에 겪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과 함께 보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고객 가치 창출로 이어지게 되었다.




UXUI 디자인에 대한 분석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Philz Coffee의 모바일 앱 UXUI 디자인은 현재 모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앱 중에서 가장 즐거운 모바일 환경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본다. 사용자와의 인터렉션을 다양한 측면에서 잘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hilz Coffee의 모바일 앱 디자인이 왜, 어떻게 잘 설계되었는지 UXUI 심리학 법칙을 적용하여 8가지로 분석을 해 보고자 한다.




① 한 화면엔 하나씩, 한 번에 차근차근

- 힉의 법칙  인지 부하를 줄이려면 복잡한 작업을 잘게 나누어 선택지의 개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Philz Coffee 앱의 인터페이스는 정리 및 분류가 상당히 잘 되어있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잘 전달해 준다. 특히, 커피 및 음식 메뉴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개인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화면으로 넘어가고, 그 안에서 텍스트를 선택하면 옵션을 고를 수 있는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이처럼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보여주지 않고, 한 화면에 하나씩 차근차근 단계별로 흘러가게 된다.




또한, 인지 부하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아이콘은 보여주지 않는다. 이 기능은 카트 기능에 적용될 수 있는데, 주문하고자 하는 메뉴가 없으면 하단 바에 위치한 카트 아이콘이 아예 나타나지 않고, 메뉴를 골라 담는 순간 아이콘이 나타난다. 카트 기능은 물건을 담아야지만 필요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꼭 필요한 정보만 볼 수 있는 심플한 레이아웃을 유지할 수 있다.




② 정확하고 편리한 버튼 누르기

- 피츠의 법칙 인터페이스에서 터치 대상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배치해야 하고, 그 크기는 사용자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커야 한다.


Philz Coffee의 인터페이스는 잘게 나눠진 분류에 따라 소량의 정보를 한 화면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레이아웃이 심플하고 버튼의 크기가 충분히 크다. 따라서 사용자가 정확하고 편리하게 버튼을 누르고 수행할 수 있다.




③ 커피 픽업까지 남은 시간 정보 제공

- 도허티 임계 사용자에게 진행 표시 상황을 보여주면 대기 시간에 관대해지므로, 체감 성능을 활용하여 체감 대기시간을 줄여라.


많은 모바일앱 서비스에서 사용자에게 화면이 넘어가는 체감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켈레톤 화면, 혹은 로딩 중인 아이콘을 보여준다. 하지만 Philz Coffee 앱은 사용자에게 예측 가능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도 없을 만큼 반응 속도가 빠르며 누르는 즉시 반응한다. 또한, 버튼을 누를 때 컬러 혹은 텍스트에 변화를 주어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커피를 주문한 후,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진행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고객이 제시간에 맞춰서 커피를 픽업하러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 주문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피드백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가질 수 있다.




④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이콘 정보

제이콥의 법칙 사용자는 자신에게 익숙한 제품을 통해 구축한 기대치를 그와 비슷해 보이는 다른 제품에도 투영하므로, 사용자가 새 모델을 익히지 않아도 될만한 기존의 모델을 활용하라.


홈 화면(커피 화면), 음식 메뉴 보기, 계정, More, 장바구니, Favorite, 편집 기능, 로그아웃 등 우리가 기존에 익숙한 아이콘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가 보는 즉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⑤ 문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 피크 엔드 법칙 사람들은 긍정적인 순간보다 부정적인 순간을 더 잘 기억하므로, 사용자 여정 중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에 신경 써라.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매장이 문을 닫은 경우, 혹은 사용자가 커피를 이미 카트에 담아뒀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후 주문을 하게 될 경우에 지정했던 픽업 시간이 지났을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토어 오픈 시간, 그리고 변경된 픽업 시간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실수로 주문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돌이킬 수 없다면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따라서 주문을 취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한 정보와 해결책을 제시한다.




⑥ 사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

포스텔의 법칙 사용자가 어떤 동작이나 입력을 하든지 공감하는 태도로 유연하고 관대하게 대처하라.


커피를 주문할 때 추가 요청사항을 쓰는 기능이 있어, 보기에서 제공하지 않는 옵션들에 대해 사용자들이 추가로 요청할 수 있다. 또한, 별점 피드백 이외에도 사용자가 의견을 직접 남기고 개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두었다. 더불어, 앱을 사용하는 동안, 그리고 매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느꼈던 불편한 경험과 같은 모든 문제점에 대해 리포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⑦ 단축 기능 제공 ; 사용자 대신 기억해 드립니다

테슬러의 법칙 모든 프로세스는 디자인 시 처리할 수 없는 기본적인 복잡성이 존재하므로 시스템이나 사용자 중 한쪽이 감당해야 한다.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주문을 하고 결제를 할 때에 매번 신용카드를 꺼내어 건네준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주문할 시, 매번 같은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번거롭다. 따라서 신용카드를 한번 등록해놓으면 앱 상에 저장되어, 사용자는 다음번 결제 카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더욱 간단한 수행 단계를 거칠 수 있으며 화면의 단계 또한 심플해질 수 있다.




매번 같은 주문을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수행하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이 단계를 간편화 시키기 위해서 사용자가 주문했던 과거의 메뉴를 기록하여 첫 화면에서 먼저 보여준다. 그 결과, 사용자는 앱을 켜자마자 단 하나의 화면으로 목적을 수행할 수 있고,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⑧ 보기만 해도 즐거운 디자인

심미적 사용성 효과 보기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뇌에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켜서 사용자로 하여금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Philz Coffee 앱의 심미성에 대해서는 다른 앱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환경에서 제공하던 원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유지하되 한 단계 더 나아가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폰트, 크기, 다양한 컬러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짐과 동시에 통일성이 유지되어 어느 것 하나 부족한 점이 없으며, 음식의 퀄리티 높은 사진과 적절한 곳에 잘 배치된 레이아웃까지 모든 밸런스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다. 또한, 친근한 문구 사용 등으로 흥미로운 인터렉션을 유도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는 더욱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기억할 수 있다. 

Philz Coffee 모바일앱의 화면 디자인




이처럼 Philz Coffee의 모바일 앱은 정확한 정보 전달 즉, 잘 설계된 사용자 중심의 UX를 바탕으로 예쁜 옷을 입혔기 때문에 디자인의 심미성이 그 가치를 제대로 발하고 있으며, 나아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진정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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