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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ero Nov 22. 2021

네덜란드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

이 시국에 유럽 여행?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로테르담 시위대가 불을 붙인 현장 근처에 서있는 경찰들 (출처:연합뉴스)

"유럽에서 폭동이 일어났다고 아침 뉴스를 봤는데, 거긴 괜찮은 거니?"

"엄마~ 걱정 마, 내가 사는 도시는 쪼끄매서 그런 거 안 해."


금요일에 했던 엄마와의 통화에 무색하게 지난 토요일, 일요일 밤에 내가 사는 도시에서도 폭동이 일어났다. 얼굴을 가린 신원 미상의 사람들이 폭죽을 길바닥에 던지고, 버스정류장이나 공공시설을 깨부쉈으며 자동차, 스쿠터나 자전거에 불을 붙였다. 안전하다고만 느끼던 내가 사는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문득 두려움이 엄습했다. 더 큰 도시인 로테르담에서는 경찰이 폭동 주동자들에게 최루탄, 물대포, 심지어는 실탄을 쏘고 그 실탄을 시민이 맞는 동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며 폭동의 움직임도 전국적으로 급격히 번졌다. 


현재 서유럽권에서는 백신을 반대하는 anti-vaxxer들이 꽤나 많다.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전체 백신 접종률이 고작 60%를 겨우 웃돈다. 잘 산다고 여겨지는 복지국가에서 부끄럽다고 여겨지는 접종률이다. 정부에선 맞춰준다고 날리인데, 안맞는다고 뻐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문제는 이렇게 낮은 백신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지난여름 모든 규제를 완화했던 것이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사례가 급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가 첫 주자로 부분 봉쇄령을 지난 14일 발표했다. 내가 네덜란드로 다시 입국하기 위해 비행기를 탄 날이었다. 제발 나 도착하는 날까진 아무 일 없길 바랐던 기억이 난다. 네덜란드에서는 또 꼭 필요한 상점들만 문을 6시까지 열 수 있게 되었으며 재택근무가 한번 더 권고되었다. 

오스트리아가 그를 뒤따라 15일, 유럽 연합 국가 중 처음으로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그에 이어 오스트리아는 18일, 더 강력한 봉쇄정책을 시행했다. 겉잡을 수 없이 늘어만 가는 코로나바이러스 사례를 어떻게든 늦춰보려는 노력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따로 없다. 독일에서는 이를 뒤늦게 수습(?) 아니, 막기 위해 3G 정책 - 백신 완전접종(Geimpft)을 했거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완치(Genesen)했거나, PCR 검사 음성 (Getestet)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책을 완화하는 정책 - 을 검토중이다. 

네덜란드도 비슷하게 이를 2G 정책을 검토중인데, 백신 접종을 하거나 감염 후 완치된 사람만! 을 대상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독일의 3G 정책과의 차이점은 아무리 PCR테스트 음성 결과지가 있다 하더라도 카페나 공공시설 이용에 제약이 있다 - 즉, 싫으면 백신 맞아라. 이 말이다. 

너무너무 낮은 백신접종률에 강력히 대응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로테르담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 

백신 맞기 싫고, 코로나 걸리기도 싫은데 공공시설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게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유럽인들의 마인드가 보인다 - 내 자유 침해하지 말라고! 공동체의 이익? 난 그런거 신경 안써! 내 자유가 제일 먼저야!


최근 한국으로의 입국시 자가격리 면제 제도가 시행되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이때를 틈타 유럽에 여행을 오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아마 이번 연도가 끝날 때 까지는 이러한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정부와 시민들과의 첨예한 갈등은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그냥 여행 좀 미루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라고 하고 싶다.


그래도 굳! 이! 오신다면 반드시 백신 접종증명서를 보건소에서 영문으로 받아서 늘 소지하고 있길 바란다. 

하나 이런 종이 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QR코드만 요구하는 식당들이 많다. 

듣기로는 coov앱에서 이제야 활성화되기 시작한 인터내셔널용 QR코드는 유럽에서 무용지물이라고 하니, PCR테스트를 24시간에 한 번씩 받으며 여행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차라리, 좀 더 기다렸다가 오는 게 신변상에도, 정신건강상에도 더 좋으리라 생각된다. 



11월 25일 정정


이제 곧 저 PCR테스트도 무용지물이며 백신접종확인자 혹은 걸렸다가 회복한 증명이 있는 사람들만 식당, 카페 등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될거라고 한다. 아무리 24시간에 한번씩 테스트를 받더라도 소용이 없다는거다. 유럽 여행은 정말 와봤자 아무데도 못다닐 것 같다. 한국의 서비스를 즐기며 조금 더 기다리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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