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젯밤달 김미주 Jul 18. 2018

완벽한 타인의 결혼식

평화로운 산미겔 데 아옌데

첫 차를 타고 아침 일찍 도착한 산미겔 데 아옌데 호스텔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체크인을 하고 서둘러 번화가인 소깔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나후아토에서 약 한시간 거리에 위치한 산미겔 데 아옌데는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이었다. 멕시코 여행을 하며 유일하게 동양인을 한 명도 마주치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멕시코 소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멕시코 소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멕시코 소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산미겔 데 아옌데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마을이었다. 구석구석마다 위치한 작은 광장들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 골목골목 자리한 지극히 멕시코 스러운 공방까지. 

하루만 머물기에는 아쉬운 마을이다. 휴식이라는 단어에 잘 어울리는 마을. 

날씨가 좋아 바람도 쐴 겸 산미겔 데 아옌데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소깔로 중심에 위치한 아르칸헬 대성당은 멕시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당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독특한 모습을 지닌 뾰족뾰족한 대성당 앞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멕시코 소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멕시코 소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 그림여행 : 산미겔 데 아옌데 ] copyright 어젯밤달 ⓒ 2017 어젯밤달 all rights reserved
멕시코 소도시 산미겔 데 아옌데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려와 다시 소깔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인형과 밝은 음악소리,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 입은 신랑신부, 결혼식이었다.  

멕시코의 흥겨운 결혼식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춤을 추는 신랑 신부와 그들을 축하해주는 사람들,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며 뒤를 따르는 거리의 악사들. 그들은 소깔로 광장을 돌며 계속해서 춤을 췄다.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가며 사진을 찍고 함께 춤을 췄다. 한국의 엄숙한 결혼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차 있었다. 

햇살이 가득한 아름다운 산미겔 데 아옌데의 중심에서 유쾌한 음악과 춤과 함께하는 낭만적인 결혼식. 완벽한 타인의 결혼식이었지만 그들과의 짧은 스침은 나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움을 줬다.


멕시코의 흥겨운 결혼식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멕시코의 흥겨운 결혼식 @San Miguel de Allende, Mexic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