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니나

2. 일부러 그러는 거야?

by Nina

다시 말하자면,


시골집이 30분 만에 전소되었던 순간.

깡그리 그 집이 재가 될 때,

난 그 집이 내 명의의 집이고,

남편이 사 준 내 소유의 집임을,

내 부동산임을,

절절히 느끼지 못했다.


왜냐고?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아니어서.

엄마 아빠가 사는 집이어서.

내가 벌어 산 집도 아니어서.

남편이 장인장모 노년에 발 뻗고 사시라고 사 준 집이어서.


그래, 그러니 나는 충격이 크지 않았는지도 몰라.

내 거지만 내 꺼 아닌, 내 꺼 같았던 집이어서 그랬는지 몰라.


하지만 남편은 충격이 커야 했던 게 아니었나,


에라이,

해 줘도 이 모냥이네.

영끌해서 사 준 거, 씨불, 재가 돼?

말이 돼?


이랬어야지.


이상하게, 남편은

매우 괜찮아 보였다.


"화재 난 집에 다시 집 지으면 더 잘 된다더라. 에이씨,

걱정 마. 다시 지으면 돼. 엉?쫄지마, 우울하지도 말고. 알았지."


와우.


내 남편이지만, 참 알 수 없는 인간이다.

어떤 면에선, 이리도 천사란 말야.

이런 남편이 있냔 말야.


자기 돈 몇 억이 저렇게 30분 만에 폭삭,

재가 됐는데, 아니 어찌 저런 생각이 드는가 말이다.


난, 화재를 수습하는 것도,

앞으로 친정 부모님을 어찌해야 할지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런 내가 궁금했다.


'왜, 사람이 갑자기 큰 일을 당하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평소대로 행동하기도 하고, 방어기제로 웃음이 나기도 하고, 계속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잖아. 해결 대신, 문제를 그냥 머릿속에 잠가 버리잖아. 문제없는 척. 나, 지금 그런 건가? 어디부터 생각하면 되는 거지.'


그때였다.

그 순간 발현된 칼날 같은 소리.

내 온몸을 후벼 파는, 베어버리는, 동강내 버리는 소리. 꽁꽁 숨겨놨던 저 깊은 곳에서 다시 터져 나오는 소리.





일부러 아닌 척하는 거야?

아님, 이번에도.

넌, 모든 걸 남편에게 짐 주려는 거야?

넌, 빠지고 숨고, 아닌 척,

남편한테 해결하게 하려는 거냐고.

불쌍한 척이라도 하려고?

눈물 몇 방울 흘리면서 괜찮아, 이러려고?


대체, 넌!


넌, 할 줄 아는 게 있기는 하냐.

이 능력, 쥐뿔도 없는 것아.

너.

그지냐고.





나의 실비아는 변함없이 잔인했다.

난, 이 칼날 같은 마음을 [실비아]라고 부른다.

가장 아무렇지 않으려고 할 때,

후비고 베어내는 [실비아].


그녀가 등장했다. 다시.

오랜만에.


그녀 앞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또르르 흘리고.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

이번엔 내가 다 책임질 거야!!!

능력을.... 능력을 키울 거라고!

어떻게든...

어떻게든...

내 힘으로.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제발,


기다려.


















작가의 이전글욜로, 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