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글] 120_ 좋아하는 국내 여행지

by 벼르

1. 정선

국내여행을 어디로 가는 걸 좋아하냐는 질문에 정선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내 짝꿍은 언제나 이 질문에의 1순위 답은 정선이다. 사실 다른 지역과 다소 불공정한 것이, 정선에 아는 분이 귀농해서 계시는데 거의 별장처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도 별장이 하나씩 다 있었다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우연까지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정선을 1위에 올렸다. 아무것도 없지 않냐고? 사실이다. 주변에 관광지라곤 없고, 그나마 유명한 미술관에 가려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그 부분이 바로 정선의 가장 좋은 점이다. 나의 지인 분은 정선에서 사과 농장을 하시는데, 그곳에 가면 낮엔 사과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밤에는 술을 마시고 별을 본다. 그게 다다. 하지만 인생에 그런 게 전부가 아닌가?


2. 제주도

바다를 건너 갈 수 있으면서도 내 머리 안의 언어 장치를 바꿔 장착하지 않아도 편히 여행할 수 있는 섬. 어떤 사람들은 제주도를 가느니 동남아 여행을 가겠다고 하지만, 나는 동남아를 가느니 제주도다. 마음의 준비 정도 자체가 다르다. 검은 모래로 된 해변을 특히 좋아한다. 저녁 무렵에 보면 바다가 더 새까맣고 파래 보인다. 바다에서 난 음식에 돈을 안 아끼는 여행이 된다는 부분도 좋다.


3. 대전

이상하게 대전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사람들은 노잼 도시라는데 나에게는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잼 도시다. 독립서점도, 작은 맛집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그렇지만 서울만큼 번잡스럽지는 않다. 대전은 특히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것 같은데 사실 내가 빵을 그렇게까지 찾는 편은 아니다. 대신 칼국수가 그렇게 맛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전도 관광지가 많지 않아서 좋아하는 듯도 싶다. 나는 어쩌면 여행을 관광을 위해서 가는 게 아니라, 오로지 일상에서 벗어나는 목적으로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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