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놀다가 이런 글을 봤다. 장난처럼 쓰였지만 어쩐지 중간고사가 두려운 이유를, 중간고사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의 본질을 잘 드러낸 것 같아서 내 글에 가져와 봤다. 굳이 한 학기의 커리큘럼 중간에 콕 박힌 이 시험은, 잘 따라오고 있는지 검증하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느낌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의도된 한 덩어리의 지식에서 반토막만, 어쩌면 그것보다도 덜 배웠기 때문이다. 단원 구분이 확실한 과목이라면 그런 느낌이 덜하다. 그런데 과목이 의도하는 하나의 큰 그림이 있는 경우에는 지금 아는 것만 가지고 어떻게 시험을 치르지 싶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준비할 시간을 주세요, 하는 심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과외로 생활비를 버는 대학생의 경우 중간고사는 더욱 고난이다. 기말고사는 그래도 중고등학교와 시험기간이 어긋나는데, 중간고사는 대부분 딱 겹치기 때문이다. 주제를 정할 때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오늘은 나의 중간고사 시작일이었고, 과외 학생에게도 시험 전 마지막 차시였다. 그리고 중간고사 시즌엔 뭔가 잔뜩 진행되고 있다. 기말고사 기간에는 교수님들도, 학교 전체도 방학 맞이에 왠지 들떠 있어서 뭔가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이것저것 일을 벌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중간고사 시즌에 그런 자비는 없다. 발표는 발표대로, 과제는 과제대로 진행되고 있다. 오늘도 역시 실습학교에 예비소집을 가는 날이었는데, 나는 실습학교를 집에서 출발한다는 가정 하에 골랐다. 그래서 학교에서 그렇게 멀 줄은 몰랐다. 실습은 보통 오후 네시 반까지 진행되니까, 과외 일정에도 무리가 없겠다 싶었는데 예비소집은 여섯시가 다 되어 끝났다. 사정사정해서 과외를 한시간 미뤄 두었는데 그마저도 지각했다. 과외까지 끝나고 집에 오니 열시. 내일 오전엔 또 다른 과목의 중간고사가 있는데 공부를 하나도 안 한 상태였다. 다행히 공부할 게 많지는 않은 과목이었지만 말이다.
전부 미리미리 해두지 않은 게으른 인간의 핑계겠지만, 어쨌든 중간고사는 여러 모로 정신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면 제대로 풀 문제도 아쉽게 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교수님이 그 성과만 가지고 나를 판단하실까봐 무섭다. 내가 이전에 다니던 대학교에서는 무려 중간고사 성적을 학생들에게 고지해 주었는데(그 학교 학생들은 오히려 중간고사 성적을 안 알려주는 학교도 있냐며 의아해한다), 중간고사 성적을 유독 짜게 준다는 소문이 있었다. 본인들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기말고사 준비는 더욱 열심히 하도록 말이다. 그런데 안 좋은 성적을 보면 더욱 정진해야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난 기가 꺾이는 사람이었다. 그 학교에서 중간고사 점수에 큰 충격을 받은 난, 중간고사는 엄하게 평가한다는 소문이 사실일 거라고 정신 승리를 해야 했다.
시간이 흘러 중간고사에 대한 내 느낌이 달라졌는가 하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내가 이전보다 긴장을 덜 하는 사람이 되어버려서, 중간고사의 스트레를 예전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신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무언가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진다는 건 예전과 마찬가지다. 아무쪼록 이번 중간고사를 무사히 넘겨, 기말 때의 마음이 보다 평화로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