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동아리에서 뮤직 캠프를 갔을 때 재미있는 게임을 한 적이 있다. 규칙은 이렇다. 한 사람이 이어폰을 끼고 등을 돌리고 있는 동안 나머지 단원들은 그의 무의식적 습관에 관해 논의한다. 이 사람이 평소에 자기도 모르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열심히 토의해서 하나의 결과를 내고, 그 특정한 행동이나 말을 종이에 써서 그 사람의 등에 붙인다. 그리고 종일 그 사람이 그 특정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발견한 사람이 등을 때린다. 예를 들어, 동아리 구성원 중 하나인 T의 말버릇은 '아니 그니까'였다. 그가 '아니 그니까'라고 말할 때마다 사람들이 그의 등을 때렸다. 자신의 버릇을 정확하게 맞히면 종이를 뗄 수 있었다. 벌칙 부분이 재미있던 게 아니다. 타인의 미묘한 습관을 캐치해서 논의하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건, 자신의 습관을 인식하기가 정말로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등에 붙은 종이를 떼려고 몇 번씩이나 헛다리를 짚다가, 마지막에 늘 이랬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나도 그날 정말 많이 맞았다. 그날 내 등 뒤에 붙어있던 건, "음↗?"이라는 종이였다. 나는 질문을 받지 않았을 때도, 그냥 누가 나를 쳐다보기만 해도 음?이라는 소리를 낸다고 했다. 의식하고 나면 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지금도 누군가와 이유 없이 눈이 마주치면 음?이라고 한다. 별 것도 아닌 그 종이를 소중히 간직해서 집에 가져와서는 내 방의 벽에 한참 붙여놓았다. 그 이유는 사랑받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애정 없이는 발견할 수 없는 습관이었다.
지금 내 짝꿍에게도 나만 아는 습관이 있다. 이 글에는 적을 수 없다. 나는 그 습관을 아주 좋아하고, 그만두지 않기를 바라는데, 그가 그걸 알아버리면 그만둘까 겁이 나서 그렇다. 한번은 그게 너무 귀여워서 따라해본 적도 있는데, 내가 그래도 그는 모르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계속 그 습관을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