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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포머 혜님 Oct 24. 2020

성추행 당했어도 괜찮아. 니 잘못이 아니야.

성추행은 니가 잘못한게 아니야. 걔가 잘못한거지.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앞서서 제 글을 보시고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제 행동을 평가하는 글을 남기는 행동은

2차 가해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임을 말씀드립니다.


악플은 삭제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같은 피해를 입은 분 들을 향한 인식개선에 함께 힘을 보태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그 과정을 같이 공유를 하면서 이 과정을 통하여 피해를 입으신 분 들이


같이 힘을 합쳐서 이겨내고 더 좋아질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드리기 위해서 이 글을 써내려갑니다.




‘사건’은 19년 가을. 제가 어느 한 모임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저는 그 모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행사를 진행을 했고

행사 진행이 끝나고 나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한 60대에 머리가 하얗고 회색 양복을 쫙 빼 입은 중년 남성분께서

저에게 가까이 오셨고

술 냄새를 진하게 풍기며 풀린 눈으로 저에게 걸어왔어요.




누가 봐도 만취 상태였던 그를 보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들고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해당 모임은 사회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교육기관에서 만나.

단합을 다지기 위한 모임이였어요.




사람들이 주변에 가득한데도 그 남성분은 갑자기 제 손을 잡았습니다.




“ 왜 이러세요.!!”



 라고 했더니


다시 제 손목을 더 세게 잡았어요.





“ 아픕니다. 불편합니다.!” 라고 더 강하게 말씀드렸더니

이번엔 어깨를 확 잡아끌더군요.



아무리 60대라 할지라도 체격이며 힘은 여자 혼자로서는 당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들면서 너무 공포스러워졌어요.



그래도 침착하자. 침착하자. 약하게 보이지 말고. 강경하게 대응하자.! 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손을 빼서


“아픕니다. 하지마십시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제 손목을 잡으면서 “나 이거야” 라며 자신의 명함을 보여주더라구요.



명함 속엔 ㅇㅇ명예회장 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명예회장인게 나한테 무슨 상관이야?’


‘명예회장이면 내가 이 손을 잡아야 돼?’



요즘 같은 시대에 권력을 앞세워 성추행을 하다니..


너무 화가 났어요.






속으로 오만가지 욕을 하면서 명예회장이면 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명함을 내밀던 그 행동에서 느껴졌습니다.


‘ 아.. 이 사람은 여태 이 모임에서 매 년 여자 교육생들에게 이런 태도를 취했겠구나.’





그 사람은 자신의 명함을 보면 제가 손에 이끌려서 갈 거라고 생각 했겠지만


저는 더 화가 났습니다.





그때부터 속으로 ‘무서워도 침착해야해. 이 사람은 상습적인 사람이야. 침착해. 잘 해결해야해.’


라는 생각과


‘그런데.. 해코지하면 어떡하지?

이 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사람들이 내가 잘못했다고 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공존했습니다.


그 사람은 술이 만취된 상태였고 힘이 너무 세서 제가 아무리 강하게 뿌리쳐도

저는 계속 끌려가다시피 했습니다.




다행히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중 주변에 계셨던 남자 교육생 분들 께서

저를 끌어당겨 반대편으로 가주셨고.



상황이 종결이 된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그 모임에 굉장히 중요하고 높은 직책을 맡고 있던 사람인지라,


끝나고 모든 교육생들이 그 사람에게 악수를 하고 퇴장을 하더군요.



‘ 나한테 어떤 짓을 했는데..

저기서 저러고 고고하게 악수를 하고 있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즉시 소리치고 도움을 청할 용기가 나지 않아 모른척 지나갔습니다.




다른 교육생들과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웃으면서 악수하고 넘어가는듯 했는데...



제 차례가 되었을 때






그 순간







제 손을 잡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서울년들은 다르네”











?????????????????











이때 좀 정신이 차려졌습니다.


이 사람은 절대 이대로 넘어가면 안될 사람이구나.






너무 무섭고 두렵고 여전히 60대 정장 입은 남성만 봐도 도망치듯 숨어버리지만


이 때는 정말 나 외에 2차 피해자를 만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제가 그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면 저는 이 날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두려운 그 날.




이때부터 침착하게 도움을 청할 사람을 생각해냈습니다.





이 모임이 끝나고 뒷풀이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던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잘못한건 그사람이야.! 난 이 일 이대론 절대 못 넘어가.’ 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이 일을 침착하게 다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절대 못 넘어간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일 해가 밝으면 중요 관리자를 찾아가 이 일을 다 이야기하고

모임이 끝나자마자 경찰서에 가서 법적 조치를 취할거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거기 계신 분 중 한 분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시간 낭비하지 마요.

법적 조치가 얼마나 시간이랑 돈이 많이 드는데..

그 사람 어차피 명예회장인데 신고 이런거 무서워하겠어요? ”











“ 혜빈씨 옷 때문에 그런거 아니에요?”










저는 그 날 모임에서 장기자랑 행사에 참여했었고 총원6명 정도가 함께 했습니다.


그 중 여자교육생 3명이 저와 같은 의상을 입었어요.


저희 의상은 펑퍼짐한 긴바지에 펑퍼짐한 배꼽티 였습니다.





과연 의상이 문제였다면?





성추행이 합리화가 되는 것 인가요?





아마 성추행 피해를 입으셨거나 주변에 피해자 지인,


가족 분 들은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누군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

얼마나 놀랐을지 괴로웠을지. 를 알아봐주려하지 않고




“ 그 일을 왜 내가 당한 것 인지” 로 돌아오죠.









“ 옷이 그래서 그래”






“ 니가 웃어줘서 그래”






“ 그사람이 그런데는 이유가 있었겠지. 가만 있는데 그랬겠니?”






“ 노출 있는 옷을 입어서 그렇지.”






“ 예뻐서 그런거야.”






“ 남자들이 다 그렇지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저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한 순간


위에 언급한 말 들을 들을까봐 두려워서 몇시간은 머뭇거렸습니다.



혼자 그 순간들이 떠올라 공포에 떨면서도...


혹여나 모든 화살이 나에게 돌아오진 않을까.. 너무 두렵더라구요.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태 저런 말 들에 피해를 받아도 피해라고 말도 못하고 혼자 트라우마를 붙들고 살았을 사람들.



다 이랬겠구나.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이였겠구나.



나는 이 일을 통해 무조건 사과를 받아내고

성추행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합리화 될 수 없음을 알려줘야겠다.




마음을 더 굳게 먹었습니다.



 그래서


“ 시간 낭비하지 마요. 법적 조치가 얼마나 시간이랑 돈이 많이 드는데..

그 사람 어차피 명예회장인데 신고 이런거 무서워하겠어요? ”


“ 혜빈씨 옷 때문에 그런거 아니에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화는 났지만 다시 굳게 마음을 먹었어요.





예상 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시기에 반대로 이렇게 용기를 주신 분 들도 계셨습니다.




“ 와 그 씨@%!ㅃ@$%#%@%#. 제가 당장 가서 이 얘기 관리자한테 할까요? 많이 놀랐죠? 와.. 진짜 그런 새@!#$ㅃ!$”





당한 저보다 더 분노하는 태도를 보여주시며 “ 그 일은 니 잘못이 아니야.” 라는걸


온몸으로 말해주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도움 주시려고 했어요.





겪어보니 알겠더라구요.





피해자에겐.. 피해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과정에



“사실” 보다 더 앞선 “용기”가 필요하구나.



고백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과정이구나.


첫 단추인데. 그 단추 앞에 수많은 용기와 머뭇거림. 정신적 고통이 함께 하는구나.





도움을 청하고 이 과정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저는 그 순간을 계속 떠올리고 담당자분들에게 말을 해줘야했고,


그 과정에서




술 취한 상태니 넘어가면 어떻겠냐.”




“그냥 전화로 사과 받고 끝내면 어떻겠냐.




라는 말도 들어야만 했습니다.





나는 용기를 내고 내 시간을 쓰고


계속 그 순간을 떠올리며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데


당신은 전화로 끝내려 하고


주변에서 이렇게나 알아서 도움을 주시네요.’





피해를 받은 사람이 더 고통 속에 살며 용기를 내어 그 일을 극복해야한다는 사실이


많이 화나고 억울하더라구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추행이나 성폭행은 정당화 될 수 없는데 말이죠.



절.대 정당화 되어선 안되는 문제입니다.





물론 남녀 성 인식을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성추행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하는등..





이러한 일을 벌이는 사람 또한,






자신으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속에 살아야함을 인지해야해요.







결국 저는 피해를 입은 후 몇 주 지나 사과를 받아냈어요.


제 앞에 와서 고개 숙이고 사과 했고 결국 명예회장직도 박탈당했습니다.





알고보니 몇 년 동안 그랬는데.. 피해를 당하신 분 들이 아무도 신고를 안했던거였어요.





제가 신고하니 한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사실 자기도 당했다고. 그런데 명예회장이라기에 무서워서 말을 못하고 있었다고.





지금의 선입견에 의하면....



여자들은 짧은 치마를 입는 순간부터 잠정적 피해자가 되는 겁니다.


딱 붙는 옷을 입어서도 안되고


웃어서도 안되죠.


친절해서도 안됩니다.






이게 과연 맞는 말 일까요?





피해 사실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화 되어서는 안되는건데...





술을 먹고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 또한 정신병 입니다.




명백한 가해죠.




알콜에 의해 그러했다 하더라도 성추행이나 성폭행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는 사안이에요.






저는 이 일을 이겨내는 과정동안 깨달은 것 중


이 글로 여러분들과 딱 하나의 메세지만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가 그 피해상황 현장에서 도움을 주지 못했더라도.


그게 너무 속상하더라도.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고백 했을 때 세 마디라도 꼭 기억해주세요.


이것만으로도 이 사람들이 용기내어 한 발 이겨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아내는데에 도움을 줄 순 있습니다.





“ 얼마나 무서웠니?”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 그건 니 잘못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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