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샤갈의 오페라 가르니에 '음악이 있는 천장화' 사진이다.
1960년에 시작해서 1964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14명의 작곡가와 그들의 대표 작품을 천장에 묘사했다.
중앙 패널에는 베토벤의 『피델리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비제의 『카르멘』, 글룩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메인 패널에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도노프』,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아당의 『지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등 음악이 시각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익숙한 작곡가와 곡들이 떠올라 나는 한참을 고개를 들고 천장화를 바라봤다.
음악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공간을 감싸는 분위기에 행복감이 느껴졌다.
나는 샤갈에 대해서 잘 몰랐다. 사실 떠올릴 수 있는 작품도 없었고, 이 전시회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우연히 받은 무료 전시회 초대권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 30분쯤 작품을 보고 있자니, 화사한 색감이 조화로운 이 천장화가 너무나 샤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발걸음을 멈추게 한 문장을 만났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이 글을 보고 나서야, 나는 샤갈 작품 속의 색감이 이해되었다.
고향 마을에 대한 그림들, 파리에서의 화사한 그림들, 종교적인 그림들, 사랑과 평화적인 그림들.
심지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까지도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
작품 속의 화사하지만 조화로운 색감이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녔다.
샤갈은 10대 후반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98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품을 이어갔다고 한다.
80년 동안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니 놀랍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이 문장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돈다.
나는 어떤 색으로 삶을 칠해가고 있을까?
우리의 삶도 언젠간 끝난다.
일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여행을 다닐 때도,
우리는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누리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생길 때,
농담처럼 이 말을 되뇔 수 있을 것 같다.
'샤갈의 그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