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노후준비반

싱글의 노후준비

by 조이영

어느 송년모임에서

오랜만에 회사 지인들과 송년모임을 했다.

40대 중반에서 50세까지 5명. 그중 2명은 싱글이다.

싱글로 사는 동료의 아파트에 각자 먹을거리를 챙겨 하나둘씩 모였다.

화이트와인으로 시작해서 레드와인, 하이볼까지.

어쩌다 보니 이 모임에는 '노후준비반'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웃자고 붙인 이름이었지만 아무래도 노후를 생각하게 되는 나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살면 안 돼요.'

처음에는 재테크에 아무 관심이 없던 나를 보다 못한 후배의 가르침으로 시작되었다.

'그렇게 살면 안 돼요.'

'노후를 준비하려면 배당주에 투자해야 해요.'

'K패스는 꼭 써야죠. OO카드로 신청하면 쿠팡 할인도 돼요.'

'온누리상품권은 할인할 때 사서 쓰면 OO% 절약이에요.'

'OO어플 쓰면 쿠팡에서 물건 살 때마다 포인트가 쌓여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후배는 나를 볼 때마다 잔소리를 쏟아내며 내가 귀찮아서 절대 하지 않았던 소소한 정보들을 알려주었다. 그 이후로 나는 배당주에도 투자하고, K패스도 신청하고, 어플도 쓰는 사람이 됐다. 후배 덕분이다.



재테크, 건강, 집관리, 가족 이야기까지

이날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재테크로 시작했다. 부동산, 연금, 주식 등등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한참을 떠들었다. 서울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후배는 '이렇게 모든 부동산이 다 오르는데, 내 집만 내려갔어요.'라는 우울한 소식을 전했다.


이야기는 곧 건강으로 넘어갔다

요즘은 슬로 러닝이 대세라며 7킬로 감량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무릎이 아플 때는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겨울철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러닝화나 운동복은 어떤 게 좋은지,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노하우가 방출됐다.


다음은 집 관리 이야기.

혼자 25평 아파트에 사는 후배는 주방 전등이 나가 어두운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사람 부를 건데, 전등 하나 가는 걸로 부르기는 아깝잖아요." 다른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같이 부를 생각이란다.

모두들 안타까워하며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는다. "유튜브 찾아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나와.", "그 출장비 나줘, 내가 해줄게.", "혼자 살면 그런 문제는 극복해야지. 의외로 성취감 생겨."


다음 주제는 가족 이야기.

연락을 자주 하는 남편, 연락을 하지 않는 남편, 분리불안이 있는 남편.

각자의 애로사항이 있었다.

오늘의 결론은, 나이 들수록 남편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것. 싱글이든 기혼이든 결국 각자의 생활이 필요하다는 것.



싱글의 노후준비에 필요한 네 가지

싱글이 노후에도 잘 살기 위해서는 4가지가 준비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건강, 경제력, 취미, 사회적 네트워크.

이 4가지 모두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돈은 하루아침에 모이지 않고, 체력은 갑자기 생기지 않으며, 취미와 관계는 시간이 쌓여야 깊어진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의외로 단순하다.

'관심을 갖는 것'



관심이 있어야 준비가 시작된다.

나이가 들며 후회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대부분은 이미 누군가가 내게 말해줬던 것들이다.

그때의 나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은 내 삶을 스치고 지나갔다.

관심을 가져야 이야기가 들리고,

관심을 가져야 정보가 쌓이고,

관심을 가져야 그것이 결국 내 것이 된다

싱글의 노후준비는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

오늘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것.

오늘의 잔소리를 흘려듣지 않는 것.

아마도 오늘 노후준비반의 진짜 커리큘럼은 그 "관심"일 것이다.

그 관심을 서로 나누고 공감하는 것.

노후준비의 중요한 네 번째 항목. '사회적 네트워크'.



https://brunch.co.kr/@hby0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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