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힘을 주는 내 에너지의 원천.
나에게 붙어 매일 반복하게 하는 행위들, 그러니까 나의 습관이라는 것들이 나에게 와서 붙게 되는 과정은 이렇다.
1. 마음속으로 막연하게 어떤 것을 하겠다고 오랜 시간 동안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산에 가는 일이나 글쓰기)
2. 날이 좋아서, 날이 적당해서 좋은 날, 그래서 유난히 기분이 방방 뜨고 의지가 타오르는 날, 1번에서 생각했던 것을 실행에 옮긴다.
3.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으로만 꿈꿔왔던 일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날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기 때문일까 그렇게 실행에 옮긴 날의 기억이 마음에 각인된다. "너무 좋아!"
4. "너무 좋아."라고 마음에 각인된 기억이 몸을 움직여 그것을 행하게 만들고, 그 행위를 할 때면 마법이나 주문에 걸린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다.
5. 마음이 힘든 것이 싫은 나란 사람은 스스로 건 주문에 취해 매일 그 행위를 반복한다. 하루라도 그것을 행하지 않으면 마음이 힘들어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진 사람처럼 말이다.
6. 행하면서 즐겁고 힐링되는 날이 대부분이지만 하기 싫은 날도 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해내고 만다. 꾸준함 내지는 성실함으로 포장해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행하다 보면 그것은 결국에는 습관이 되어 나에게 붙어버리고 만다.
내가 만들어 놓은 습관에 얽매이지 않는 한 해를 보내리라 다짐했지만, 내가 만든 습관이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건지 여전히 나는 이 습관을 매일 행하고 만다. 한동안 매일 집 근처 산에 가는 습관이 나에게 붙어있었고, 최근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습관이 나에게 붙어버렸다. (책을 쓸 때는 1일 1 꼭지를 쓰는 것이 나의 패턴이기는 했지만) 산에 가는 것이 좋아 매일 같이 그렇게 산에 갔지만, 가기 싫은 날도 분명 있었다. 매일 글 쓰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서 기꺼이 글쓰기를 했다.
그런데 오늘은 노트북을 열어 글 쓰는 행위를 하고 싶지 않았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다 보니 하루 종일 무기력해서 노트북 타자 위에 손가락을 움직이기도, 글을 쓰기 위해 머리를 움직이는 것도 하기가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렇게 노트북을 열어 브런치에 로그인해 글을 쓰는 건 아마 1일 1 쓰기가 습관으로 붙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쉽사리 떼어지지 않는 나만의 습관이 거머리 같이 느껴지는 오늘 같은 날에는 이 습관이 힘들게 느껴지지만, 분명 내가 만든 습관은 내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건 사실이다.
부스터 샷 맞은 이후로 가슴이 답답했다. 종종 나타나던 증상이 어제는 하루종일 이어졌다. 밤새 잠을 설치고 아침부터 서둘러 병원으로 갔다. 심장 초음파를 하는 동안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른다. 혹시 내가 아픈 거면, 심장에 이상이 생긴 거면.. 이제는 엄마뿐인 두 녀석들은 어찌해야 할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휘둘리느라 내 안에 있던 모든 에너지가 다 소모되었던 건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이상 없다는 결과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다가 매일 글쓰기라는 나의 습관 덕분에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이 놈의 습관이 꼴 보기 싫었는데..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다 보니 글을 마칠 때쯤이 된 지금은 어느새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다.
살아갈 힘을 주는 나의 습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