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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작가 Jan 27. 2022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스포주의)

조금은 색다른 후기. (전지적 엄마 시점)

오늘은 큰 아이가 친구와 보러 간다며 예매를 부탁했다가, 나까지 꼽사리 껴서 보게 된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은 색다른 관점, 그러니까 전지적 엄마 관점으로 이야기해 볼까 한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영화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열광했던 나의 영향으로, 두 아이도 마블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제는 나보다 더 마블 시리즈에 관심이 많아져서 내가 알지 못했던 출연 배우에 대한 정보나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정도다.


얼마 전, 여자친구와 먼저 이 영화를 봤던 큰 아이가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는 스포를 했었다. 그것 외에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이 영화에 대해 검색하고 찾아서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원래는 영화를 보기 전에 결말을 미리 찾아본다거나, 어느 정도 스포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별다른 정보 없이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했다. 전편에서 죽은 미스테리오가 남긴 비디오로 인해 피터 파커가 살인범으로 몰리고 무죄로 풀려나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파커,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공개된다. 함께 MIT 가기로 했던 여자 친구 MJ 베스트 프렌드 네드는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피터 파커로 인해 입학을 거절당하게 된다. 자신의 탓으로 생각한 피터 파커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으로 시간을 돌려달라 부탁하지만,   대신 피터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의 기억을 지워주겠다고 한다. 주문을 외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고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된다. 피터 파커는 다른 차원에서  빌런들을 착하게 살려 돌려보내고자 고군분투하며  과정에서 다른 차원에 있던 다른  명의 스파이더맨까지 등장해 결국 빌런들을 원래의 차원으로 착하게 살려 돌려보낸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 나온다는 다른 차원의 빌런과 스파이더맨은 다른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었다. 영화 개봉 전부터 지금껏 만들어졌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파이더맨들과 빌런들이 등장한다는 루머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이 영화를 본 나는 극장 안에서 순간적으로 환호성을 질렀을 만큼 격한 흥분을 했다. 각자 다른 영화로만 봐왔지만, 한 번쯤은 다른 이 세명의 스파이더맨들이 같은 화면 속에 등장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기 때문이다. 상상했던 것을 실제로 그려준 마블은 역시 최고라고 외치며, 괜히 옆에 앉은 아이를 붙잡고 엄지척을 몇 번이나 했더랬다.


이제는 꽤 오래된 앞 선 두 시리즈 속에 나왔던 스파이더맨들이, 나와 또래인 이제는 중년에 속하는 이들이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등장해준 것이 반가웠다. 어릴 적 친구가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멋진 모습으로 내 앞에 짠하고 등장한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앤드류 스파이더맨이 추락하는 톰 스파이더맨의 연인 MJ들 대신 구한 후 눈물 흘리는 장면이었다. 추락하던 연인 그웬을 구하지 못했다는 무거운 죄책감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어벤저스 시리즈에 등장한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은 유독 철없는 어린아이로 그려져 왔기에, 톰 스파이더맨이 등장한 세 편이 영화를 보는 내내  고구마 먹은 것 마냥 답답해서 가슴을 두드려야 했다.


"아우 진짜. 말 좀 듣지. 아우 답답해. 왜 저래."


어른의 말을 듣지 않고 나름의 신념으로 행동한 결과로 영화가 끝나갈 때까지 빌런에게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답답해야 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바로 통제해서 돌려보낼 수 있었던 빌런들을 굳이 착하게 살려서 돌려보내겠다는 톰 스파이더맨의 고집 때문에 빌런들에게 공격당하고 메이 이모까지 죽음을 맞이했기에 답답함을 느꼈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고난과 위기를 이겨내고,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다른 세계에 있던 주인공들이 오랜 세월 가지고 있던 마음의 짐까지 털어낼 수 있도록 해 준 톰 스파이더맨이 진정한 히어로라는 생각을 했다.


어른 말 좀 잘 듣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이 영화는 아이 나름의 신념과 생각도 존중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했다.

한번쯤 상상해봤던 것을 보고 싶다면, 어린 히어로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스파이더 맨 노웨이 홈을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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