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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4. 2015

한탄강이 만들어낸 절경 순담계곡

한탄강(漢灘江)은 27만 년 전 화산분출로 흘러내린 용암으로 주변의 대지보다 푹 꺼져서 형성된 협곡 사이로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있다. 한탄강의 명칭에 얽힌 설화로는 궁예의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철원을 태봉국의 도읍지로 정했던 궁예가 후백제와 전쟁을 치르고 난 뒤 이 강가에 와서 마치 좀먹은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현무암 바위들을 보고는 “아, 이제 내 운명이 다 되었구나” 라고 한탄을 했다 하며 이때부터 이 강을 한탄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다. <연천군지>에 수록된 한탄강의 내력은 이러하다. 한탄강은 본래 한여울, 곧 큰 여울(大灘)이라 불리웠다. ‘한’은 본디 은하수(漢)를 뜻하는 말로 ‘크다’ 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탄강은 ‘한여울’의 한자 표기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강은 6.25때 북에서 남으로 넘어오던 피난민들이 이 강에서 길이 막혔고 또 같은 민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어 수많은 젊은 생명들이 스러져간 곳이라 해서 한탄강이라 불렸다는 슬픈 내력도 있다. 그래서 민족의 아픔과 한을 끌어안고 있는 한탄(恨歎)강으로 불리우기도 하였다.

용암이 만들어 낸 한탄강의 절경은 철원과 포천을 경유하면서 곳곳마다 명승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석정을 시작으로 포천을 경유하는 한탄강은 한탄강 전체길이 가운데 가장 주변 경관이 뛰어난 구간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교천 현무함 협곡, 샘소, 멍우리 주상절리대 등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나 폭포 등이 협곡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고석정에서 3km 남쪽에 위치한 샘소는 한 겨울에도 온천수가 솟아 나와 옛부터 여인네들의 빨래터로 이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포천시의 취수정으로 사용되고 있다. 샘소 앞쪽으로는 한탄강이 만들어내는 손꼽히는 절경을 자랑하는 순담(蓴潭)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굽이굽이 흐르는 푸른색의 강물 좌우로 기암절벽과 하얀 모래사장이 만들어내는 풍광은 가히 절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순담은 조선 순조 때 우의정을 지냈던 김관주(金觀柱)가 이곳에 연못을 파서 순채(蓴菜)를 심고 이를 복용하며 요양을 하였는데 그 연못의 이름을 따서 이 계곡을 순담계곡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물살이 빠른 큰 여울이란 뜻의 강 이름에 걸맞게 이 지역에는 여름이면 수많은 래프팅 애호가들이 이 곳을 찾아 좌우에 펼쳐진 절벽 사이로 보트에 몸을 싣고 빠른 물살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 건너 위쪽으로는 눈 아래에 이러한 절경을 둔 한탄강 C.C가 자리잡고 있다. 비교적 단조로운 형태이기는 하나 유럽의 대 저택과 같은 외관을 하고 있는 클럽하우스는 주변의 자연경관에 뭍혀 자연과 인공미가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 골프장의 몇 개의 홀이 계곡에 면해 있는 밸리 코스에서는 아름다운 순담계곡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밸리 코스에서 눈을 들면 계곡 너머로 바둑판처럼 정리가 잘되어 있는 포천 관인면의 넓은 들판이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여름철 한바탕 소나기라도 내리면 관인면 넓은 들판의 농수로를 거쳐 흘러 온 빗물들은 한탄강 절벽 곳곳에서 수십 미터의 폭포들을 쏟아낸다. 거기에다 폭포 밑으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지면 누구라도 카메라에 손이 안 갈 수 없게 만든다. 다양한 컷으로 이 순담계곡을 표현하고 싶으나 한 화면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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