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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Nov 08. 2016

한양도성 길과 남산

<스토리펀딩> 5화


인왕산 길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제 길가의 낙엽이 점차 수북이 쌓여간다. 단풍이 곱게 물든 주변의 산들은 우리를 열심히 유혹하고 있다. 이 가을 짙은 단풍에 둘러싸인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높지 않은 산길을 수시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특권이리라. 이러한 기대를 더욱 북돋듯 최근 서울시에서는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둘레길을 모두 완성하였다. 남산, 낙산, 인왕산, 북악산 등 내사산 및 한양도성을 잇는 내사산 둘레길(한양 도성길 18.6km)과 관악산, 북한산, 수락산, 아차산 등을 잇는 서울 외곽의 외사산 둘레길(157km)이 그것이다. 가벼운 산행으로 내사산 둘레길(한양 도성길) 가운데 인왕산 둘레길을 택하여 인왕산에 올라 본다. 그림은 인왕산(338m) 정상에서 남산 쪽을 바라본 모습을 흑백으로 그린 것이다. 정면의 범바위 너머로 서대문과 도심의 빌딩 숲들, 그리고 저 멀리 남산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서울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왕산 정상에서 서울의 도심을 바라본 흑백 드로잉


흑백의 드로잉 위에 지금같이 곱게 물든 단풍이 수놓은 모습으로 색을 입혀 보았다. 


가을을 입힌 인왕산



숭례문
인왕산에 이어 인왕산 정상에서 저 멀리 보이던 남산 쪽으로 발길을 이어본다. 남산을 오르기 전 초입에 위치한 우리의 국보 1호가 나를 맞는다. 
숭례문(崇禮門). 남대문이라 불리우는 숭례문은 한양도성을 둘러쌌던 성곽의 정문으로 태조 7년(1398년)에 건립되었다. 조선시대 한양의 4대문과 보신각의 이름은 오행사상을 따라 지어졌다. 각각의 문들은 인(仁: 동), 의(義: 서), 례(禮: 남), 지(智: 북), 신(信: 중앙)의 5덕(五德)을 상징하였다. 그리하여 동쪽의 흥인지문(동대문:仁)과 서쪽의 돈의문(서대문:義), 남쪽의 숭례문(禮), 북쪽의 숙정문(智) 그리고 중앙의 보신각(信)이 그러한 의미로 명명되었다. 다른 문들의 편액은 모두 가로로 쓰여 있으나 유독 숭례문의 편액만은 세로로 씌여져 있다. 그 이유는 경복궁을 마주보는 관악산이 화(火)의 기운이 강하여 관악산의 불기운을 누르고자 불이 타오르는 형상이 되도록 숭례(崇禮)의 두 글자를 세로로 세웠다 한다. 숭례문은 기둥과 기둥사이에도 포(包)를 얹은 다포(多包)형식의 우진각 지붕을 한 중층 건물로 서울에 남아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2월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석축만 남긴 채 거의 전소되었던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 5년여 기간의 복구기간을 거쳐 지난 2013년 5월에 복원이 완료되어 현재는 성문 우측의 성벽을 길게 연장하여 남산공원길과 연결되도록 하였다. 과거 인왕산에서 보던 성벽이 이곳 숭례문까지 연결되고 다시 남산 중턱까지 그 성벽이 연결되었던 한양도성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아래의 그림들은 이 숭례문을 남쪽에서 바라본 모습을 흑백과 여름분위기의 컬러를 입힌 것이다.
  

남쪽에서 바라본 숭례문 흑백 드로잉
여름의 컬러를 입힌 숭례문


아래의 그림은 같은 숭례문을 동쪽에서 가까이 바라본 모습이다. 




남산

숭례문을 뒤로하고 남산 공원길을 오르면 성곽 일부가 복원된 한양도성의 성곽 길은 남산으로 이어진다. 백범광장을 거쳐 이어진 능선 끝자락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회관이 자리잡고 있다. 남산 어린이회관은 자양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기기 전까지 서울 남산을 대표하는 건물이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강력한 뜻에 따라 1969년 5월 5일 첫 삽을 뜨게 된 어린이회관은 이듬해인 1970년 7월 개관하였다. 어린이를 위한 과학탐구 및 놀이시설 등이 들어 선 이 건물의 개관으로 당시에 어린이였던 현재의 7080세대들에 있어서 당시의 이 건물은 꿈의 궁전이었다. 맨 위의 17-18층에 위치한 둥그런 형태는 전망대로서 한 시간에 한 바퀴 도는 회전 전망대로 서울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는 남산과학관,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어린이회관 뒤쪽으로 서울의 상징인 남산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높이 236.7m, 해발 497.7m에 달하는 이 타워는 방송국의 송신탑의 기능과 함께 전망대, 식당, 전시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전체 8개 층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특히 최상층의 전망대는 48분에 한 바퀴씩 돌아 서울시 전체를 앉은 자리에서 모두 관람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과 남산타워, 그리고 그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구 어린이회관이 남산을 찾는 이들에게 서울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 준다.   
아래의 그림들은 구 어린이회관과 뒤쪽의 남산 정상의 모습을 흑백과 가을분위기의 컬러를 입힌 것이다. 


구 어린이회관과 남산 흑백 드로잉


가을을 입힌 구 어린이회관과 남산



남산한옥마을
남산의 북쪽 끝자락에는 남산한옥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충무로역 3번 출구 가까이에 정문이 위치해 있는 남산한옥마을은 뒤쪽으로 남산국악당과 서울정도 600년 타임캡슐 광장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 한옥마을은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전통가옥들을 이곳으로 이전 복원하여 조성해 놓은 것이다. 북촌한옥마을이 일제시기인 1930년대 전후에 만들어진 개량한옥들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이곳은 남산을 배경으로 조선말기의 순수 전통가옥과 전통조경으로 조성되었다. 명동이 가까운 탓에 많은 외국인들이 도심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우리의 전통건축의 모습이어서 항상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이 붐비는 곳이 되었다.  아래의 그림은 남산한옥마을을 겨울분위기로 그려본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이웃한 예장동 일대를 공원화 하는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남산과 명동을 잇는 공원을 조성하고 곤돌라를 설치하여 남산 정상부까지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는 구상이다. 명동과 남대문시장, 그리고 내년에 완공될 서울역 고가공원을 연계한 보행중심의 서울 관광루트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대와 잘 조화된 600년 도읍지의 모습과 서울의 상징인 남산이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관광객들 가슴속에 깊이 새겨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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