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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Feb 09. 2017

신촌골의 가을풍경

경향신문 <윤희철의 건축스케치> 2017.2.9일자

도시의 풍경은 개별 건물들이 연속성을 이루어 만들어진다. 연속되어지는 건물과 조경이 어우러져 하나의 컨텍스트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기관이 대학이다. 대학 캠퍼스는 대학이 지니는 이념과 역사 등이 각각의 건축물에 스며들어 조경과 더불어 대학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도 타대학과 구별되는 독특한 캠퍼스의 이미지가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최근 완성된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로 넓직한 공원이 도시민을 반긴다. 백양로 지하공간으로 주차장과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지상에는 차가 없는 보행자들을 위한 녹지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고려대의 중앙광장에서의 시각적 개방감을 연세대에서 똑같이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 조성된 백양로가 연세대의 주요한 캠퍼스 이미지를 만들어내긴 하였으나 연세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공간은 이 백양로의 끝 지점이다. 

대학 본부로 사용되는 중앙의 언더우드관과 좌측의 스팀슨관, 우측의 아펜젤러관, 그리고 이 세 건물의 중앙에 위치한 학교의 창립자 언더우드의 동상이 있는 곳이다. 스팀슨관이 1920년 세 건물 가운데 2층으로 제일 먼저 건립되었고 이후 1924년 맞은편으로 배재학당을 설립하였던 아펜젤러를 기념하는 아펜젤러관이 지어졌다. 중앙의 언더우드관은 세 건물 중 가장 늦은 1925년에 지상 3층(중앙탑 5층)으로 지어졌다. 영국식 고딕풍으로 지어진 이 세 건물은 모두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연세대의 상징적 중심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세 건물들에서 보여지는 석조의 고딕 언어들은 이후에 지어진 주변의 건축물들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느지막이 지어진 모더니즘의 건물들도 주조를 이루고 있는 캠퍼스의 고딕 이미지에 동화되어 있다. 이들 역사적 건물들을 중심으로 세월을 가늠할 수 있는 나무들은 서로 어울려 멋진 연세대의 캠퍼스 풍경을 만들어낸다. 

지난 가을 신촌골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시선을 멈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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