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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4. 2015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네치아

영어로 ‘베니스’라 불리우는 베네치아(Venezia)는 이탈리아 북동부 아드리아 해(海) 연안에 위치하고 있다. 소설 <베니스의 상인>의 주 무대이며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를 비롯한 ‘베니스 비엔날레’, ‘베니스 가면 축제’ 등 등 국제적인 예술행사가 연중 끊이지 않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이다.

라틴어로 ‘계속해서 오라’라는 의미를 가진 베네치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말뚝 위에 건설한 11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물의 도시이다. 200개가 넘는 운하를 중심으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400여 개의 다리와 수많은 골목, 개성 넘치는 건축물로 이루어져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다. 포 강과 아드리아 해가 만나는 베네치아는 포 강에서 내려온 모래와 흙이 쌓여 삼각주가 형성되었고, 남쪽은 아드리아 해에서 밀려드는 바닷물의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하여 엄청나게 넓은 갯벌이 형성되어 있었다. 5세기 중반 로마 제국이 분열되면서 북동쪽에 살던 훈족이 현재 베네치아가 속해 있는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 지역을 침입하였다. 훈족에 쫒긴 피난민들은 처음에는 비교적 갯벌이 적고 땅이 단단했던 토르첼로 섬에 모여 살기 시작하였다. 점차로 인구가 늘어나자 주변의 섬들로 옮겨가면서 습지였던 이곳에 흙을 부어 간척을 시작하였다. 6세기 말에는 레알토 섬을 비롯하여 12개 섬에 사람들이 살게 되면서 베네치아는 도시로서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베네치아는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두고 주변의 여러 도시들과 무역을 하면서 크게 성장하였다. 무역으로 많은 돈을 번 베네치아는 보다 커다란 배가 정박할 수 있는 항구와 물건을 보관할 편리한 장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베네치아 사람들은 앞 다투어 섬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거대한 나무 기둥을 세우고 항만 시설과 창고, 주택, 사무실 등을 건설하였다. 이런 작업은 근대까지 이어져, 자연 섬과 인공 섬을 합하여 모두 118개의 섬을 가진 거대한 물의 도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리알토 섬을 비롯한 12개의 섬을 기점으로 해상무역의 본거지로 급속히 성장한 베네치아는 10세기 말에는 이탈리아의 자유도시들 중에서 가장 부강한 도시로 성장하였고 11세기에는 십자군 원정의 기지가 되기도 하였다. 쌓여진 부를 바탕으로 15세기에는 동로마 제국의 몰락(1453년)에 따른 콘스탄티노플에 있던 많은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르네상스를 일으키게 되었다. 그러나 점차로 국력이 약화되자 18세기에는 나폴레옹에 의해 점령되기도 하였고 1866년 이탈리아 통일이 있기 전까지 약 반 세기 이상은 오스트리아의 영토가 되기도 하였다.

현재의 베네치아는 S자형의 대운하가 시가지 중앙을 관통하는 주요 간선망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이 크고 작은 운하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주요 교통수단이 배이며 이 곳에서 ‘버스’라 함은 크고 작은 여객선을 의미하고 ‘택시’라 함은 모터 보트를 의미한다. 흔히들 알고 있는 사공이 노를 젓는 ‘곤돌라’는 관광용이다. 대운하를 지나 아드리아 해에 면한 출구 쪽에는 베네치아의 중심 공간인 비잔틴 양식의 산마르코 대성당과 산 마르코 광장이 나타난다. 이 광장에는 산마르코 대성당뿐 아니라 공화국의 통령이 생활하던 고딕 양식의 두칼레 궁전, 르네상스 양식의 산 마르코 도서관 등 수 세기에 걸친 다양한 시대양식의 건축물이 한자리에 놓여 있어 살아 있는 건축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옆으로 르네상스 시대에 건립된 96m 높이의 종탑은 이 광장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종탑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에 면한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산 마르코 광장 남서쪽인 대운하 지역에는 베네치아 바로크 양식을 대표하는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1630년 베네치아에 페스트가 유행하면서 도시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4만 70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페스트로부터 살아남은 시민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하여 세운 성당이다. ‘살루테’는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한다는 뜻으로 베네치아의 대표 건축가 롱게나의 작품이다. 금번 스케치는 종탑에서 내려다 본 바로크 양식의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테 교회 주변 모습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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