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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4. 2015

라인 강변에 우뚝 선 쾰른 대성당과 쾰른 카니발

쾰른은 독일 중서부 지역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에 있는 인구 100만의 도시로서 독일에서는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다음으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다. A.D. 50년경 로마의 식민지로서 콜로니아 아그리피넨시스(Colonia Agrippinensis, 황후 아그리피나의 식민시)라 불리웠는데, 이를 줄여서 콜로니아(Colonia) 즉, 쾰른이 된 것이다. 795년 카를 대제(大帝)가 대주교구를 이곳에 설치한 후 10∼15세기에는 독일 최대의 도시로 성장하였다. 중세시대에는 북·서 유럽의 교통·상업의 중심지로서 발전하여 한자동맹에 가담하였고, 현재에도 철도와 라인강 수운, 고속도로 등 교통의 요지로서 라인지방 경제·문화 중심도시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쾰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라인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쾰른 대성당이다. 연 평균 6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이 성당은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 큰 규모를 자랑한다. 첨탑의 높이는 157m로 독일에서는 울름 대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당이자 세계에서도 3번째로 높은 고딕성당이다. 신성 로마 제국 시절 이탈리아 원정 때 가져온 동방 박사 3인의 유골함을 안치하기 위해 성당 건축이 계획되었다. 1248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중간에 280여 년의 공사 중단이 있기는 했지만 두 개의 첨탑이 완성될 때까지 600년만인 1880년에야 성당이 완성되었다. 쾰른 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성당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유네스코에서는 쾰른 대성당을 일컬어 ‘인류의 창조적 재능을 보여주는 드문 작품’이라고 묘사하였다. 2차 대전 당시 1942년 연합군 폭격으로 구도심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는데 유독 대성당은 연합군측이 중요한 문화유산이기에 폭격대상에서 제외하여 그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당시의 폭격과 매연으로 원래 하얀색의 마감 석재가 검게 그을려진 모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쾰른 성당 바로 옆에는 쾰른 중앙역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는 프로이센의 왕이 기차 여행 도중 그들의 '문화 유산' 바로 옆에서 내리길 원했기 때문이란다.

로마제국 시대에 태어난 쾰른은 200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들 중의 하나였으며, 로마문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도시였다. 그로 인해 쾰른은 중세 후기까지도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종교적 면에서 독일제국 내에서 타 도시들과 비교하여 가장 앞선 자유제국도시였다. 그러나 프로이센의 통치기간 동안 쾰른이 지니고 있었던 역사와 전통은 무시되어졌다. 자유제국도시와 프랑스 혁명을 통해 나타났던 독일 국민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기대역시 프로이센의 엄격한 통제 정책에 의해 억압당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쾰른 지역유지들은 쾰른 시민의 자유를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자유에 대한 은유를 내포한 근대적 카니발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카니발을 통해 프로이센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문화적 전통을 이끌어 내어 지역적 정체성을 만들고 이를 통해 쾰른 시민들을 정신적으로 하나로 연결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축제를 통하여 프로이센 통치자에게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과시하고 자신들의 자존감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여기에는 자신들의 화려했던 과거의 전통들을 발굴하였고 이에 따라 프로이센에 대항하는 카니발영웅이나 쾰른농부와 같은 인물들이 새로 만들어졌다. 카니발의 핵심인 가면행렬은 이런 내용들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쾰른 카니발은 매년 11월11일11시11분11초에 시작을 알린다. 그 시간이 되면 쾰른의 여러 광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장과 복장을 하고 춤과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 11월11일에 시작한 축제는 전야제격으로 하루로 끝이 나지만 2월이 되면 일주일 내내 본격적인 카니발이 이어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리나 집이나 호프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생전 모르는 사람들과도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으며 모든 술집들은 테이블을 치우고 클럽처럼 운영을 한다.쾰른 카니발에서는 어디를 가도 음악과 술이 있고 사람들과 얘기하고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는 쾰른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고도(古都)답게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그들을 지배했던 프로이센으로 부터의 자존감을 표출하고자 했던 쾰른 카니발은 오늘날 라인강변에 우뚝 선 쾰른 대성당과 함께 쾰른을 알리는 대표적인 모습으로 우리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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