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의 블타바 강변에 독특한 형태로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현재 ING 생명보험의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데 남녀가 춤추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해서 '춤추는 건물(Dancing House)'로 불리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미국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작품이다. 프랭크 게리는 현대건축에서 ‘해체주의’라는 사조를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인물이다. 해체주의란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면서 건물의 형상을 돌출되고 뒤틀어진 형태를 추구하여 기존의 건축물과는 전혀 양상이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하는 현대건축의 디자인 기법 중 하나이다. 삼성동 아셈빌딩 건너편에 있는 커다란 원형에 대각선 기둥이 건물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을 한 현대아이파크타워를 설계한 유대계 미국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동대문에 있는 DDP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의 영국 여성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더불어 프랭크 게리는 해체주의 건축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건축가이다. 프랭크 게리는 주변이 온통 고풍스런 건축물들로 둘러싸인 프라하 블타바 강변 사거리 모퉁이 대지에 특유의 해체주의 기법의 건축물을 하나 설계하였다. ‘춤추는 건물’로 명명되어 있는 이 건물은 형태도 뒤틀려 있는데다가 유리로 된 부분의 중간이 움푹 들어가 있다. 이는 바로 옆 건물에서 유리로 덮힌 부분이 강 건너 프라하 성을 향한 조망을 가로막는 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건물 모형작업을 하면서 모형의 유리부분 옆구리를 살짝 눌러 집어넣었기 때문이란다. 또한 이 건물은 ‘프레드와 진저(Fred&Ginger)’라고도 불리우는데 이는 20세기 미국의 유명한 댄싱 커플인 프레드 에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함께 춤추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뮤지컬 영화 <상류사회(Top Hat)>에서 프레드와 진저가 ‘cheek to cheek'이란 곡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에서 이미지를 따왔단다. 왼쪽의 뒤틀어진 유리형상이 잘록한 허리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한쪽 다리를 들고 있는 진저의 모습이고 우측의 원통 모양의 매스가 진저의 가는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싸 안고 서 있는 프레드의 모습이란다. 잘록한 허리부붙에 유리 매스에서 튀어나온 발코니는 마치 프레드가 진저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그리고 건물 하부에 필로티(상부층을 기둥으로 들어 올려 사람의 통행이 가능한 형식) 구조로 두 사람의 다리가 떨어져 있지만 상부에는 유리 매스와 원통형의 매스가 서로 붙어 있어 상체와 얼굴이 서로 맞대어 있는 형상으로 말 그대로 ‘cheek to cheek'의 모습이다. 도로에서 건물을 바라봤을 때 프레드의 모습이랄 수 있는 원통형의 매스 옥상에 놓여진 돔의 모습 비슷한 조형물에 대해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조형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옥상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 건물이 생명보험회사여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자유롭지는 않다. 그러나 꼭대기 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을 경유하면 건물 옥상에 올라갈 수 있어서 옥상의 구조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옥상에 올라서면 둥근 철봉을 뼈대로 하여 철망을 다양하게 구부려 접합하여 만든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프레드와 진저가 보여준 ‘cheek to cheek' 곡에 맞춘 멋진 한 판의 춤의 궤적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이미지다. 이러한 옥상 공간의 조형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가우디의 작품 카사 밀라나 카사 바트요에서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옥상 조형을 뒤로 하고 옥상 난간에서 시선을 멀리 바라다보면 블타바 강을 따라 프라하의 랜드마크인 프라하 성과 성 비트 성당, 그리고 카를교가 눈에 들어온다. 초현대적인 건물과 전통도시가 이렇게 어우러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블타바 강을 둘러싸고 있는 프라하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고풍스런 건축물들이 만연한 가운데서도 독특한 형상의 현대건물이 당당하게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건축가로서 건축에 대한 남다른 생각에 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