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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l 07. 2015

자연과 하나되는 건축물 <제이드 가든>

유럽의 성을 느끼다

경기도 가평의 남이섬을 지나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경강교를 건너면 우측으로 <제이드 가든>이란 팻말이 나타난다. 


행정구역상으로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에 위치한 이곳은 이름에서 암시하듯 다양한 꽃과 수목으로 조성된 수목원이다. 한화리조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약 5만평의 길다란 계곡부지 위에 영국식 가든, 유리온실, 드라이 가든, 이끼원 등 다양한 테마정원이 마련되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입구로 향하면 마치 유럽의 고풍스런 성채를 연상케하는 유럽풍의 건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빛바랜 벽돌과 황토색의 스페니쉬 기와를 얹어서 건물 전체가 세월의 때가 입혀진 듯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입구에 있는 2층 높이의 게이트는 중무장한 중세의 근위병이 서 있을 것 같은 그야말로 영화에 나오는 중세의 작은 성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건물 1층에는 카페겸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고 돌음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가면 경사지붕의 경사를 그대로 살린 넓직한 다목적 홀이 마련되어 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 건물은 2013년 초 조인성, 송혜교가 주연했던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송혜교의 집으로 묘사되었다. 그 가운데 이 다목적 홀은 송혜교의 방으로 설정되었던 공간이다. 건물 안뜰은 영국식 정원을 시작으로 계곡을 따라 길다랗게 다양한 정원들로 이어진다. 바위로 위장한 스피커를 통하여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오솔길을 따라 계곡을 오르면 중간 중간에 계곡물을 이용한 다양한 수공간과 조각상이 어우러져 곳곳마다 카메라의 시선을 이끌고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스카이 가든에 올라서서 뒤를 돌아보면 계곡 사이로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중간 중간에 위치한 아담한 크기의 매점도 입구에서 보여주었던 유럽풍의 벽돌조로 이루어져 계곡의 아늑함을 더해 준다. 


올라갔던 길과는 다른 길로 내려 오면 계곡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입구의 건물에 다다르게 된다. 돌아가는 길에 위치한 단층짜리 건물에는 허브제품 등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기념품점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유럽풍의 내부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전시되어 있는 예쁘장한 소품들이 질박한 유럽의 작은 마을의 기념품점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준다. 


빛바랜 벽돌과 황토빛 기와, 목재로 이루어진 창틀과 문들, 그리고 주변 산세와 어우러지는 경사지붕에서 자연과 교감하려는 건축물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박스형태의 단순함과 어울리지 않는 현란한 색채로 식상해 있는 도시민들에게 시각적인 힐링이 될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201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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