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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l 11. 2015

남이섬의 교훈


경춘국도 정체의 주범

매주 주말마다 경춘 국도를 몸살 앓게 하는 주범을 손꼽는다면 아마도 경기도 가평 끝자락에 위치한 남이섬이 아닐까 싶다.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경춘 국도로 끌어들인 남이섬은 매주 주말이면 엄청난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가 된다. 이렇게 남이섬이 이렇게 크게 각광받게 된 이유는 과거 단순한 유원지의 모습에서 ‘문화예술’이라는 옷을 입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이섬의 탄생

남이섬은 1944년 청평댐 조성 때 북한강 강물이 차면서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 경계에 생겨난 섬이다. 이 섬을 1965년에 민병도 씨(1916~)가 매입하여 오랜 기간 동안 모래뿐인 불모지에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왔다. 이후 이 섬을 종합휴양지로 조성하여 90년대까지 최인호의 <겨울나그네> 촬영지 및 강변가요제 등이 이어지면서 젊은이들의 MT장소 및 행락객들의 유원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디자이너 CEO의 영입 그리고 <겨울연가>의 촬영지

그러나 IMF 금융위기로 섬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2001년 디자이너인 강우현 씨를 CEO로 영입하면서 남이섬은 큰 변혁을 맞게 된다. 문화예술의 섬으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강우현 대표는 부임 첫 해인 2001년 12월 이 섬에 KBS 드라마 <겨울연가>를 유치하였다. 이 드라마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때부터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이 과거 연인원 30만 명이 채 안되던 관광객 수가 2004년부터는 연평균 160만 명 이상이 찾는 경기도 및 강원도 최대의 관광명소로 둔갑하였다.

지역재생의 롤모델

여기에 강대표는 많은 예술인들을 영입하여 섬 곳곳마다 섬에서 생겨나는 폐기물을 이용한 다양한 예술작품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창의력 돋보이는 활동을 이어갔다. 환경과 예술을 접목한 다양한 국내외 행사들을 유치하면서 남이섬은 날로 인기가 더해져 지난 2012년에는 260만 명(외국인 64만 명), 작년에는 308만 명(외국인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매 해 그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 해는 메르스의 영향 때문에 기록 경신이 어렵기는 하겠으나 <문화예술의 섬>으로 자리메김이 된 남이섬은 문화예술이 가지는 힘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롤 모델이 되었다.



남이섬 주차장에 건립된 짚와이어 타워에서 바라본 가을날의 남이섬 정경


유람선에서 바라본 남이섬 입구의 모습


메타세콰이어길 주변 정경(오른쪽 한옥에 강대표가 키우던 개 '장군'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 앞에서 파는 국밥을 장군국밥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


호텔 옆에 자리잡고 있는 고즈넉한 한옥 정자 정관루


남이섬 투어를 마치고 다시 강건너 주차장으로 건너기 전 남이섬 선착장에서 바라본 정경


포천시 고모리에 들어설 <K디자인빌리지>

내가 살고 있는 포천에 총 7,000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K디자인빌리지>라는 복덩이가 떨어졌다. 이 대박이 유치되는데에는 국립수목원 일대에서 생활하면서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 보고자 많은 예술가들이 고생을 해 가며 꾸준히 벌여온 예술운동이 크게 한몫했다.  올 해로 5회째 맞이하는 <수목원가는길>행사등 다양한 예술행사를 펼쳐온 노력에 대한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여러차례 당해왔던 토사구팽이 또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고생은 누가했는데 열매는 엉뚱한 사람들이 따가는. 나아가 어디서나 나타나는 현상인 가난한 예술가들이 쫒겨나는 비극(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날 조짐도 보인다.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공공의 대책이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어쨋던 이 귀한 기회를 맞이하여 포천시 고모리에 조성될 <K디자인빌리지>에서는 환경과 문화예술을 컨셉으로 성공신화를 보여준 남이섬의 교훈이 몇 배로 증폭되어 나타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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