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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l 12. 2015

세기의 건축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르셀로나의 상징

88 서울 올림픽에 뒤이은 1992년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도심 한 가운데 높게 솟아 멀리서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희대의 건축물이 바르셀로나를 상징한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이 그것이다. 


성당 건립 배경과 가우디의 등장

이 성당은 1866년 기계화와 근대화로 점차로 타락해져 가는 도시민의 삶을 정화할 수 있는 길은 ‘신의 집’을 건립하는 것 뿐이라는 한 출판업자의 신념에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그는 도시민들이 가족처럼 모여 기도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의 ‘성 가족 성당’이란 이름의 성당을 짓고자 하였다. 성당의 주제는 가장 성스러운 가정인 예수, 마리아, 요셉 세 사람의 가족을 대상으로 삼았다. 성당건축위원회에서는 이 성당의 설계를 처음에는 건축가 빌랴르에게 의뢰하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교구에서 건물을 너무 싸게만 지으려 하는 바람에 빌랴르는 설계할 의욕을 상실하고 포기하게 된다. 빌랴르는 자신을 대신해서 제자인 가우디를 추천하게 된다. 가우디를 통하여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교구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가우디가 공사를 맡으면서 기존 빌랴르가 설계했던 초기안이 폐기되고 가장 이상적인 성당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가우디는 ‘성 가족 성당’을 통하여 제대로 된 카탈루니아의 정신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복잡한 가우디의 안은 교구의 만성적인 적자로 이어지고 이는 공사를 종종 중단시키는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느리게 진행된 공사는 오히려 가우디에게 종교적인 상징을 완벽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디자인 개념

가우디는 1882년에 시작하여 가우디가 사망한 1926년까지 43년 동안 모든 정열을 쏟아 부었다. 3개의 파사드(정면)에 동쪽은 ‘탄생’의 파사드, 남쪽은 ‘영광’의 파사드, 서쪽은 ‘수난’의 파사드라고 이름을 붙이고 파사드마다 4개씩 총 12개의 종탑을 설치하여 12사도를 상징하도록 설계되었다. ‘성 가족 성당’의 정면이 될 동쪽의 '탄생'은 하늘을 찌를 듯한 4개의 포물선 형태의 첨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첨탑을 이루고 있는 돌 하나하나는 예수의 탄생을 의미하는 정교한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  탄생의 파사드에는 예수의 탄생과 유년기의 이야기들이 조각되어 있으며 파사드의 중앙 문은 사랑, 오른쪽은 믿음, 왼쪽은 소망의 문으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가우디는 겨우 첨탑이 빠진 탄생의 파사드만 완성한 채 1926년 전차사고로 74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슬픔에 빠진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가우디를 시장(市葬)으로 치르고 천재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로마 교황청에서는 성자들만 묻힐 수 있다는 ‘성 가족 성당’의 지하에 가우디를 안장하도록 하였다. 


가우디 이후의 성당건축

가우디의 죽음으로 한동안 중단되었던 공사는 1953년부터 재개되었다. 가우디가 완성한 동쪽의 탄생의 파사드 반대편 서쪽의 수난의 파사드에는 스페인의 현대 조각가 수비라치가 예수의 수난의 모습들을 조각해 놓았다. 영광의 파사드는 아직도 공사중이어서 모습을 드러내는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성당은 전적으로 후원금과 입장료 수익으로 지어지는데 공사중인 상태에서도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 성당을 찾는다고 한다. 2013년 현재 2만원이 넘는 성당의 입장료를 생각하면 이 건물 하나가 벌어들이는 입장 수익만 해도 한 해 수 백 억 원에 달한다. 가우디의 사망 100주기인 2026년에 완공예정이라고 하니 무려 144년이라는 세기적인 공사기간만으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공사중인 모습 자체도 좋은 관광거리가 되고 있으니 바르셀로나로서는 애써 빨리 완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우디의 교훈

바르셀로나에는 이 성당 외에도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이 도처에 산재해 있어 바르셀로나 전체가 가우디의 작품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우디의 작품은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주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 살리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바르셀로나에 있어서 가우디라는 걸출한 예술가의 공헌도 인정해야 하지만 그러한 예술가의 가치를 인정하고 창작의 기회를 준 성당건축위원회의 공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예술가라도 그를 알아줄 후원자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도시야 말로 진정한 문화도시이고 그러한 도시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바르셀로나를 통하여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참고 <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 1882~1926, 성가족 성당) (안토니 가우디, 2004.9.30, ㈜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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