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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l 14. 2015

살아 있는 생명체 카사 밀라

가우디의 작품전시장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작품 전시장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비롯하여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귀엘 저택, 귀엘 공원 등 가우디의 작품만 찾아다니는 관광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바르셀로나 그라시아 거리에 면해 있으면서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2개의 건물이 있다. 모두가 공동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하나는 카사 밀라이고 다른 하나는 맞은 편에 있는 카사 바트요이다. 


건축주 '밀라'의 이름을 딴 공동주택의 공사과정

카사 밀라는 '밀라' 라는 이름의 바르셀로나 사업가가 맞은 편에 있는 카사 바트요를 보고 반해 가우디에게 부탁하여 지은 집(카사)이다. 그러나 건립 초기에 밀라의 부인은 카사 바트요의 외관이 유령이 나올 것 같으니 절대 가우디에게 건축을 맡기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은 가우디에게 건축을 맡겼는데 거의 완공단계에 이르렀을 때 문제가 발생하였다. 계약 당시 가우디는 옥상에 예수상을 건립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밀라가 당시 스페인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이유로 예수상을 세우면 안된다고 가우디와의 처음 약속을 거절한 것이다. 이에 화가난 가우디는 더 이상 건물을 완성하는데에 관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결국 다른 건축가에 의뢰해 마무리 짓게 된다. 어쨋건 가우디가 1905년에 설계하여 5년 후인 1910년에 채석장이라는 뜻의 ‘라 페드레라(La Pedrera)’라고 불리우는 카사 밀라가 완성되기에 이른다. 

공간 및 형태계획과 완공 이후 

두 개의 중정으로 건물들이 둘러 싸여 있는 이 공동주택은 가우디가 자신의 조형 이미지를 석공들에게 석고로 만들어 설명을 하여 그대로 조각하게 하는 등 온갖 정성을 쏟았다. 현재는 매연과 빗물에 섞인 먼지 등으로 회색을 띠고 있지만 건물이 완성되었을 당시에는 벽면 마감이 흰색의 석회암으로 지붕의 흰색 타일과 함께 건물 전체가 백색이었다 한다. 파도가 치는 듯한 건물의 흰색 벽면은 물보라가 이는 바다를 연상케 하고 발코니의 난간은 파도 속에 너울거리는 검은 해조류를 연상케 한다. 카사 밀라는 2개의 중정을 둘러 싼 집합주택으로 지어졌는데 그 특이한 외관 때문에 집들이  나가지 않아 그 큰 집합주택에 남편인 밀라씨 혼자 살 수밖에 없었다. 가우디에게 건축을 맡기는데 반대했던 밀라씨의 부인마저도 이 기괴한 집에 살기를 거부하였다. 다행히 마침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은행 지점장이 독특한 디자인의 이 건물이 마음에 든다며 건축 자금을 융자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많은 건축비가 들어가게 되자 결국 이 건물은 은행으로 넘어가게 된다.


현재의 공간 사용 방법

카사 밀라는 현재 한 쪽 중정 주위에는 사람들이 주거공간으로 사용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 모형, 드로잉, 소품 등을 전시하고 있는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6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의 내외부의 모습은 각 층 바닥을 제외하고는 문이나 창틀에 이르기까지 직선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가우디는 건축물도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고 자연의 모습에서 형태며 구조를 인용하였다. 발코니 난간도 마치 해조류를 얹어 놓은 듯 주철을 이용하여 철의 곡선 미학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곡선류의 건축을 표현주의 건축이라고도 불리우며 당시 유럽전체에서 구부리기 용이한 철의 곡선미학을 건축에 적용한 대표적인 아르누보 건축으로 분류되고 있다. 

공간 투어

2만원이 넘는 입장료를 내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옥상부터 견학하고 걸어 내려오면서 전시장 각 공간을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가우디의 카사 밀라의 결정판은 옥상에 있다. 박공(경사)지붕을 하지 않은 이유로 생겨난 옥상을 가우디는 자신의 작품 전시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건물 기능상 있어야할 옥탑, 굴뚝, 난간을 중요한 조형요소로 삼고 다양한 곡선과 군상(群像)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다. 재료도 다양하게 깨진 타일과 깨진 병조각 등을 이용하여 자연스러운 조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굳이 옥상의 바닥은 평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여 자연스런 구릉을 조성하여 뒷동산에 올라온 느낌을 갖도록 하고 있다. 자연에는 곡선만 존재하고 직선은 없다는 자연주의적인 그의 건축관이 건물 전체가 곡선의 향연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카사 밀라의 메세지

카사 밀라는 비록 많은 빚을 져서 건물이 은행으로 넘어가긴 했으나 가우디의 천재성을 인정하고 모든 일을 맡겼던 밀라 라는 건축주의 노력과 천재 가우디가 만들어낸 걸작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말고도 길 건너에 있는 카사 바트요와 더불어 카사 밀라는 오늘날 하루에 수 백 명씩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입장 수익만 해도 연간 수 십 억 원을 벌어들이는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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