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남는
이 계획안은 2002년에 계획한 안이다. 실재로 지어진 건물이지만 재정적인 이유로 의도했던 마감재료가 사용되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고자 한다.
설계의 시작
지역의 남성합창단 연습을 하면서 연습실로 공간을 제공해 주셨던 어린이집 원장님이 옆 부지에 새로이 어린이집을 짓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설계를 하게 되었다. 건물의 앞쪽은 정면성도 가지지만 뒤쪽으로는 약 200평 가량의 잔디마당을 두고 맨 위의 층은 원장님 내외가 생활할 수 있는 주택이 들어갈 수 있게 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공간 구상 및 디자인 의도
그리하여 기존의 어린이집이 길다랗게 배치되어 있는 대지와 연결된 300평의 대지위에 기존의 건물과 직각으로 건물을 배치하여 안마당을 형성하고 건물 뒤쪽으로는 넓은 뒷마당을 계획하여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뒷마당과 연결된 1층의 테라스는 가을에 어린이들의 작품발표가 가능한 무대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고 측면에는 항시 물이 흘러내릴 수 있는 개천 및 수영장이 될 수 있는 수공간을 연출하였다. 그리고 수영장의 측벽은 어린이들의 꿈을 키울수 있는 그래픽을 모자이크로 디자인하였다.
매스의 분리
건물은 3층 구조로 1,2층 및 3층의 한쪽 날개는 어린이집 용도로, 3층의 다른 하난의 날개에는 주택으로 계획하였다. 그래서 2개의 기능이 요구되는 만큼 중앙계단을 중심으로 2개의 매스가 3층에서는 분리되는 것으로 디자인 하였다. 2개의 매스로 분리되어진 중앙부에는 연결복도를 통하여 1층에는 체육실, 2층에는 테라스를 구성하였다. 북쪽의 매스가 직교하는 평면이 아닌 사다리꼴로 된 이유는 동쪽으로 뛰어난 조망권 및 일조권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고 반면 서쪽으로는 채광창의 최소화를 꾀하고자 동쪽에는 매스가 좁고 서쪽에는 매스가 넓게 형성되었다. 전면의 우측매스가 라운드된 이유는 어린이집이 직각의 매스로 일관되는 것은 너무 경직되는 경향이 있어 라운드의 요소를 도입하였다. 우측매스의 3층 주택은 서쪽으로 거실을 배치하고 전면에 넓은 테라스를 두어 원장 내외의 일과후에 일몰을 바라보며 탁트인 전망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하였다.
지붕의 처리 및 색채계획
중앙의 연결매스로 연결된 2개의 매스의 지붕은 부드러운 라운드의 곡선으로 처리하였다. 건물의 색채는 ‘백합’이라는 어린이집의 이름에 걸맞게 아이보리색을 기조색으로 사용하였고 상층부의 원형의 창 및 주택의 창에서 액센트색을 가미하여 통일성 속의 다양성을 구사하였다. 그리고 중앙계단의 수직요소는 양쪽면에서 노랑색으로 처리하여 어린이들의 상징색으로써 어린이집임을 알리고자 하였다.
아쉬움 그리고
이 건물의 건축주는 함께 음악활동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참 마음씨가 고운 분이었다. 내가 이야기하는대로 거의 따라 주셔서 지금까지 어떤 나의 계획안보다도 대화가 잘 통했던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역시나 건축주의 경제상황이 이러한 건물에 걸맞는 마감재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지 못했다. 형태는 나의 의도대로 이루어졌으나 내구성이 있는 건축자재를 사용하지 못해 오랜기간동안 마감재가 유지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던 프로젝트이다.
또한 유명을 달리한 우리 아들이 이곳에서 명랑하게 유치원생활을 했었는데 이 건물을 생각하면 아들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오늘같이 비내리는 날이면 더욱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