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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l 21. 2015

‘백설공주’가 살았던 세고비아

바위산에 건설된 도시

세고비아(Segovia)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북서쪽 60km 지점에 있는 과다라마산맥 기슭 해발 1,000m의 바위산에 건설된 도시이다. 이 도시에는 BC 700년 무렵부터 이베리아인이 거주하였고 BC 1세기 말에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다. 11세기에 이슬람인들의 침입으로 도시가 파괴되었으나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10세(1221~1284)는 이곳을 왕국의 수도로 정하여 도시가 크게 번성하였다. 16세기 초에는 카를로스 1세와 자치도시 주민(코무네로스)들의 싸움으로 도시 대부분이 폐허로 변하였으나 곧 재건되어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로마의 건축기술이 남아있는 도시

 이 도시에는 로마시대부터 중세시대의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어 고풍스러운 도시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로마시대의 수도교가 있는데 이는 로마 트라야누스 황제(재위 98∼117년) 때 건설되었다. 로마인들은 17km 떨어진 산에서 흐르는 물을 도시로 끌어들이는 수로를 만들었는데 이 수도교는 물길이 계곡을 가로질러 갈 수 있도록 아치를 만든 것이다. 166개의 2층 아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길이 813m, 최고 높이 약 30m로서 다듬은 화강암을 끼워 쌓아올렸다. 아치 윗단 가운데에 있는 벽감에는 성세바스티아누스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 아치들 위쪽으로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러한 수도교는 1906년까지 사용하였으며 로마시대의 모습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백설공주의 성

그림에서 우측에 보이는 성은 알카사르(Alcázar)라고 불리우는 로마시대부터 군사 요새로 사용되었던 아름다운 성이다. 세고비아 서쪽 시내를 끼고 흐르는 에레스마강과 클라모레스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다. 높이 80m의 망루와 궁전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움직이는 다리를 지나 성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14세기 중엽 처음 성이 건축된 이후 수세기에 걸쳐 카스티야 왕들의 거주지로 사용되었는데 이곳에 살던 왕들이 저마다 증축과 개축을 거듭하였다. 스페인을 최고의 전성기로 이끌었던 16세기의 펠리페 2세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였다. 16~18세기에는 알카사르 일부가 감옥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19세기에 화재로 불탄 것을 복원했다고 한다. 성 내부의 각 방에는 옛 가구와 갑옷, 무기류가 전시되어 있고 회화, 타피스트리 등이 있다. 13세기 중반에 일부분이 붕괴되고 19세기에는 화재로 지붕이 손상되었으나 모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이 성은 월트 디즈니의 영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모델이 되었다고 해서 '백설공주 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성당 중의 귀부인  

그림의 좌측으로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대성당은 에스파냐 후기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며, 세련된 모양 때문에 '대성당 중의 귀부인'이라고 불린다. 1525∼1768년에 걸쳐 고딕양식으로 건설되었고 가로 50m, 세로 105m, 가운데 신랑 높이가 33m나 되는 웅장한 규모이다. 궁륭식(아치가 X자 형태로 교차하여 천정을 형성하는 것) 신랑 3개와 익랑(길다란 십자형에서 양쪽 날개부분), 돔, 바퀴살 모양으로 배치된 7개의 예배실, 높이 88m의 망루 등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부속 박물관에 회화, 보물과 함께 유아의 묘비가 있다. 이 묘비는 유모의 실수로 창문에서 떨어져 죽은 엔리케 2세 아들의 묘비이다. 왕자를 실수로 죽게 한 유모도 즉시 그 창문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True Cross'  베라크루즈 성당

그림의 좌측 하단에 있는 작은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베라 크루즈 성당이다. 우리에게는 현대자동차에서 나오는 중형 SUV 차량 이름으로 익숙한 이름이다. 이 성당은 성지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템플 기사단이 13세기 초에 지었다고 하는데 ‘베라 크루즈(Vera Cruz)’라는 명칭은 영어로 ‘True Cross’로 예수가 십자가에 못밖혀 죽었던 바로 그 십자가의 조각을 모신 성당이라는 뜻이다.  현재는 이곳에 있던 그 십자가 조각은 인근의 다른 성당에 안치되어 부활절에만 공개한다고 한다. 12각형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예루살렘의 골고다 언덕 예수의 무덤 위에 세워졌다는 성묘 교회를 본땄다고 한다. 그래서 베라 크루즈 성당의 옛 이름도 성묘 성당이었다. 

새끼돼지 구이 '꼬치니요 아사도'

세고비아에서는 유명한 먹거리가 있는데 그것은 새끼돼지를 화덕에 구워낸 카스티야 지역 명물 전통요리인 '꼬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이다. 꼬치니요는 어린 돼지를 가리키는 말로 태어난 지 2~3주 정도 된 5kg 정도의 돼지로 만든 구이 요리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 요리는 옛날 스페인에 쳐들어온 아랍인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못 먹는 것에 착안해 그들을 세고비아에서 쫓아내기 위해 식당들에서 오직 돼지고기만 구워서 판 것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미 아랍인들은 가고 없지만 오직 돼지 구이를 먹으려고 이 도시를 오는 스페인 사람들도 많을 만큼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아기 돼지를 흙으로 빚은 질그릇에 넣고 화덕에 구어서 나오는 고기는 껍질이 바삭바삭하며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요리사는 칼이 아닌 접시를 이용해 고기를 자른 후 자른 접시를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데 이는 새끼돼지의 육질이 그만큼 부드럽고 한 번 사용한 접시는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는 청결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라 한다. 

고대 로마제국의 위용과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세고비아의 도시 모습에서 마치 내가 중세시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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