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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Aug 26. 2015

카파도키아 자연의 건축

스머프의 마을    

터어키 중부지방 아나톨리아에 위치한 카파도키아에는 만화 스머프에서 나오는 버섯모양의 집들이 즐비하다. 약 3백 만 년 전 화산폭발과 대규모의 지진활동으로 잿빛 응회암(석회암)이 지면을 덮은 후 오랜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깎이고 깎여 거대한 버섯모양의 바위들이 무수히 만들어졌다. 해발고도 1,000~1,300m의 계곡에 형성된 기암군(奇巖群)은 전세계에서 오직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실크로드의 중간거점지역

카파도키아는 BC 20세기에 아리아인이 식민도시를 건설하였고, BC 17세기에서 BC 12세기에는 히타이트 왕국의 지배하에서 동서 교역의 요충지로 발전하였다. BC 6세기까지는 페르시아의 지배하에 있었고 종교는 조로아스터교가 널리 퍼져 있었다. 이후 BC 190년 로마가 마그네시아에서 승리를 거둘 때까지는 셀레우스 왕조의 세력권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그 이후는 로마에 충성을 바쳤으며 11세기까지 동로마제국의

보루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독교도들의 은신처

카파도키아는 실크로드의 중간거점으로 동서문명의 교류를 도모했던 대상들의 교역로로 크게 융성하였다. 또한 이 지역은 사도 바울이 이 지역을 돌면서 기독교를 전파하였던 곳으로 초기 기독교 시대에는 로마의 기독교 탄압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곳을 찾아 바위동굴을 만들어 은신하기도 하였다. 이곳에는 아직도 수 천 개의 기암에 굴을 뚫어 만든 카파도키아 동굴수도원이 남아 있다. 7세기 후반에 터어키가 이슬람 교도들에 의하여 점령되면서 많은 기독교도들이 카파도키아로 이주하여 11세기 무렵에는 인구가 7만 명에 달하였고 그들이 바위를 파서 만든 동굴 성당이나 수도원은 360여개나 된다. 이 곳의 수도원에는 많은 비잔틴 양식의 프레스코화가 그려졌으나 8~9세기 전반의 우상파괴 운동으로 초기의 그림들은 대부분

파괴되었고 현재 남아 있는 것은 9세기 후반에서 13세기에 제작된 작품들이다.



지하도시

로마제국의 박해와 이슬람 교도들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던 기독교도들은 바위을 쉽게 깎아낼 수 있는 지형을 이용하여 지하에 집단적인 생활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그 규모는 3,000~2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지하도시로까지 발전하였다.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는 데린구유 지하도시는 2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하 20층까지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지하 8층까지 개방하고 있는데 미로같은 연결통로를 중심으로 수많은 주거지와 교회, 학교 교실, 식당, 침실, 부엌, 창고, 와인 저장고, 가축우리 등 다양한 생활시설이 갖추어져 오랜 기간 동안 침입자들을 피해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지상으로 연결되는 환기구를 만들어 지하에서 생활할 수 있는 신선한 공기를 유입할 수 있도록 하였을 뿐 아니라 지하 8층 이하에서 길어 올리는 우물까지 파 놓아 지상에서 식수가 차단된다 하더라도 은둔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통로가 미로이기 때문에 외부의 침입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은 피하면서

 침입자는 통로속에 가둘 수 있는 방어 장치까지 되어 있어 쉽게 점령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동굴주거 체험

지상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버섯모양의 바위들 상당수는 오랜 세월동안 인간들의 생활 거주지로서 사용되어 왔다. 특히 큰 바위산은 많은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집단생활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지금도 이 곳의 중심지인 괴뢰메에는 많은 수의 동굴 호텔들이 있어 관광객들이 동굴 생활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그 구조에 익숙지 못한 현대인들은 통로의 폭이 좁고 높이가 낮아 조심하지 않으면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종종 당하게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모자를 쓰고 통로를 지날 때는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는 몇 번 머리가 부딪혀 머리에 상처를 입은 바 있다. 

열기구 풍경

매일 이른 아침이면 이 카파도키아의 창공은 수많은 열기구로 장관을 이룬다. 많은 관광객들을 실은 열기구들이 카파도키아 창공 위를 날아 카파도키아 지형을 내려다 보는 것이 이 지역의 중요한 관광상품이다. 카파도키아의 풍경은 수많은 버섯모양의 바위들도 기이하지만 그 바위들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인간들이 굴을 뚫어 생활공간을 만들어 놓은 모습 또한 아름답기까지 하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지형에다 인간이 한 일이라곤 자신의 필요에 의해 구멍만 뚫어 놓은 것 밖에 없음에도 인간이 만든 어떠한 건축보다도 더 독특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카파도키아의 자연 건축 앞에 인간의 창의력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참고 :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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