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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Sep 02. 2015

비잔틴 건축의 백미 '아야 소피아'

동로마 제국 수도 콘스탄티노플

보스포러스 해협을 경계로 아시아와 유럽을 동시에 껴안고 있는 나라 터어키. 이스탄불은 이러한 유럽과 아시아를 다리 하나를 경계로 한 몸에 담고 있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시 중의 하나이다. 기원전 660년 경에 비잔티움으로 불리워졌던 이 고대 도시는 서기 330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동로마 제국의 수도로 삼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따 콘스탄티노플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성스러운 지혜 '아야 소피아'의 건립

서기 360년 콘스탄티누스 2세 때 ‘성스러운 지혜’라는 이름의 ‘아야 소피아’ 성당이 처음 건립되었다. 그러나 404년과 532년의 2차에 걸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어 현재의 모습에서 처음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특히 두 번째 재건 때는 아름다움이 극에 달하여, 재건을 명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의 헌당식 날 “오! 솔로몬이여, 나, 그대에게 이겼노라!”라고 외쳤다고 전해진다. 사각형 평면위에 직경이 33m에 달하는 큰 원형의 돔을 얹는 방식(펜덴티브 돔)으로 대표적인 비잔틴 건축양식인 이 아야 소피아는 1453년 오스만 터키의 술탄 메흐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점거하기 직전까지 그리스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다.

이슬람의 모스크로 사용하다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메흐메드 2세는 아야 소피아를 모스크로 사용하기를 명하였다. 직경 33m의 거대한 돔을 얹은 야야 소피아는 모스크로 사용되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미흐랍(메카 방향을 나타내는 아치형 벽관)와 미나렛(첨탑)를 설치하고 온갖 성경의 이야기들을 모자이크로 그려놓은 그림들을 지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슬람에서는 우상숭배를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형상을 하고 있는 기독교식 모자이크화들은 모두가 우상이었기 때문에 이를 지우는 방식은 흰 회반죽으로 모두 덮어버리고 그 위에 코란의 글자를 써 넣었다. 이슬람에서는 나팔수가 올라가서 기도의 시각을 알리는 망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첨탑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슬람인들은 처음에는 이 건물 네 모퉁이에 임시로 쓰기 위해 소박하게 미나렛을 만들었으나  11대 황제였던 셀림 2세 때에는 위풍당당한 네 개의 첨탑으로 완성하였다.



종교적 기능의 종식

이렇게 아야 소피아를 모스크로 사용해 오던 이슬람인들은 아무래도 자신들의 대표적인 모스크를 남이 사용하던 건물에서 더부살이 하듯이 사용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하여 1616년에는 아야 소피아 맞은 편에 아야 소피아보다 더 웅장하고 화려한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를 건립하므로써 약 160여년의 남의 집 살림에서 독립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소피아는 모스크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되자 1923년 터어키공화국이 수립되었을 때 유럽 각국은 아야 소피아의 반환과 종교적 복원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이에 터키 정부에서는 이곳을 박물관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기독교든 이슬람이든 그곳에서의 종교적 행위를 금지시켰다. 기독교 최대의 상징적 건물임과 동시에 이슬람의 대표적인 모스크였던 아야 소피아는 두 종교의 흔적을 모두 간직하고 있어 일반 관광객들 뿐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 신자들이 모두 이 공간 안에서는 다툼이 없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슬람 국가인 터어키 정부에서는 이 건물을 박물관으로 개방하므로써 매년 수 백 만의 관광객들을 이스탄불로 끌어들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평화의 상징공간으로

또한 기독교와 이슬람 두 종교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이 건물 안에서는 종교간의 갈등을 찾아볼 수가 없다. 건물 자체가 아름답고 대단한 구조적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미학적 접근방식이 아니더라도 건축물이 서로 다른 종교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끌어 내는 평화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음에 터어키 정부는 국제사회의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연일 인산인해로 찾아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아야 소피아는 터어키 정부에 엄청난 관광수익을 가져다주는 관광의 핵심임과 동시에 터어키가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임을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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