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거진에 글을 올린지 꽤 오래된 것 같다.
그동안 전시다 출판이다 하는 핑계로 미루어왔던 이 매거진에 글을 쓰는 것이 좀 생소한 느낌이 든다. 오랫만에 무엇을 올릴까 지난 나의 스케치들을 찾다보니 문득 떠 오른 아이템이 있었다. 예전에 포천시 공공화장실 담당 공무원이 내게 아이디어 좀 달라고 해서 몇가지 스케치를 해 준 일이 있다. 그 중 위의 스케치로 건물을 지어 당시 '경기도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무슨 상을 받았다고 했는데 지금껏 무슨 상을 받았는지 내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혹 검색을 해 보면 알 수 있을까 하고 검색을 해 봤더니 헐!!!
내가 스케치 해서 준 안으로 시공을 해서 대상을 받았다니? 나아가 나의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포천시의 공중화장실 안들이 2007년 행정안전부 공중화장실 조성사업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까지 선정되었다니?
나의 잘못
당시 나는 나의 안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조차도 몰랐고 그 이듬해인가? 얼핏 들려오기를 내가 제안했던 안을 기초로 해서 건물이 완성되었고 경기도에서 주최한 화장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인가를 받았다는 얘기를 전해 듣기는 했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도 그저 나의 안을 참고해서 변형한 안으로 건물을 지었겠지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의 안을 그대로 적용하여 설계와 시공을 했고 나아가 최우수상도 아닌 대상을 받았다면 적어도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인사는 커녕 아무런 얘기도 없어 당연히 내가 제안한 안과는 다르게 설계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내가 제안했던 안에서 중앙에 유리 아치만 제외하고는 모두 똑같은 안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되었다. 내가 제안했던 안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하고 궁금해서 검색해 봤는데 이런? 어쩌면 중앙 아치를 뺀 나머지가 이렇게 똑 같을 수가?
정말 괘씸하다.
명색이 교수가 아무런 댓가도 없이 스케치를 4개씩이나 해서 주었고 그 안들을 참고만 한 것도 아니고 그대로 설계, 시공을 했다면 최소한 완공되었을 때 초청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더욱이 경기도에서 대상까지 수상한 내용조차 내게 알려주지도 않았다니? 분명 대상을 수상했다고 담당 공무원들은 포상을 받았을터인데 말이다.
7년이 지나도록 내용을 몰랐던 내가 마음이 너무 너그러운 것인가? 바보인가?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내 권리에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내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