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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대 May 04. 2019

[꿈의 성공 에세이] 스티브 잡스 _1

죽음 앞에서도 최고만을 찾는다

[꿈의 성공 에세이] '스티브 잡스'편

노동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 거대한 시간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가 위대한 일을 한다고 자부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을 위대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때는,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 순간뿐입니다.


지금도 찾지 못했거나, 잘 모르겠다 해도 

주저앉지 말고 포기하지 마세요.

전심을 다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한 번 찾아낸다면,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깊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들을 찾아낼 때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강연 중에서 -


죽음 앞에서도 최고만을 찾는다


2009년 3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메서디스트 대학병원 이식연구소의 중환자실. 간이식이라는 큰 수술을 마친 회복 초기라 몸도 의식도 가누기 힘든 상태의 한 수척한 환자가 병실에 누워 의료진과 간병인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The Methodist University Hospital Transplant Institute in Memphis (사진 출처 : WSJ)

아직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얼굴에 씌웠던 산소마스크를 벗겨내고 디자인이 별로라며 투덜대는가 하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직접 고를 테니 새 마스크 다섯 대 정도를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이제는 심박 수 체크를 위해 손가락에 끼운 산소 모니터도 볼품없고 복잡하다며 못마땅해하더니 이내 자신이 이를 단순하게 디자인하는 방법을 제안하겠다고 소리를 내고 있다.  


며칠만 늦었어도 사실 목숨이 경각에 달했던 수술이었고 이 때문에 회복 여부도 매우 중요한 이 상황에서 이 성마르고 까다로운 환자는 그의 기질을 바꾸지 않았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중환자실에 누워서도 거의 본능적으로 최고만을 찾으려는 그의 기질을.


몇 번을 찾아온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일상 최고만을 선택하려는 이 강박에 가까운 성격이 그가 이전까지 지상에 없었던 새로운 이기(利器)들을 세상에 연이어 내놓을 수 있도록 만든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 까다롭고 특별한 성격의 환자, 그는 스티브 잡스다.


2004년 췌장암 수술, 2009년 간이식 수술, 2011년 말기 암까지 총 세 번의 병가, 그는 생사를 넘나드는 이 시기들에도 일을, 또 일에 대한 애착을 변함없이 유지했다. 팀쿡은 병석에서 잡스의 얼굴이 특히 밝아졌던 때는 직원들이 면회를 오고 회사 얘기를 전할 때였고, 힘든 몸으로도 직접 신제품의 이름이며 서체까지 장시간 챙기는 등 일과 회사가 소재가 될 때마다 힘을 찾았다고 멤피스 병동에서의 그를 떠올린 바도 있다.  


최고를 향한 끝없는 열망,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최우선 가치에 두었던 워커홀릭(workaholic). 그의 이 같은 삶의 방식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혁신가’와 ‘냉정한 경영자’라는 상반된 입장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잡스 본인은 병과 죽음이라는 명제 앞에서도 이기적이라 할 만큼 줄곧 이러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했었고 이미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선언한 바도 있었음을 그의 옛 연설문에서 발견할 수 있다.

Steve Jobs' 2005 Stanford Commencement Address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아니오!라는 답이 계속 나온다면,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왜냐고요? 외부의 기대, 각종 자부심과 자만심. 수치스러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들은 '죽음' 앞에서는 모두 밑으로 가라앉고, 오직 진실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지금 모두 잃어버린 상태라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기에 가슴속 진실에 충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5년 6월, 스탠퍼드 대학의 졸업식 초청 연설에서 이미 그는 가슴속 진실에 충실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일관되게 살아갈 것임을 밝혔고 또 지킨 셈이다. 매우 특별하고도 까다로운 방식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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