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한 대학원생이 직업상담을 요구하자, 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은 매우 힘들어도 참고 일하면 10년 후 좋아질 것이라 생각되는 회사, 혹은 지금은 보수가 적지만 10년 후 열 배를 받게 될 것이라 기대되는 회사, 그런 회사는 선택하지 마십시오.
지금 즐겁지 못하면 10년 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세요. 이력서의 기준으로 멋져 보이는 직업이 아니라 당신이 부유해지더라도 선택하고 싶어 할 그런 직업 말입니다."
- 플로리다 대학 비즈니스 스쿨 강연 중에서(1998.09.15) -
워런 버핏은 1930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주식 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8살에 아버지가 쓴 주식 책을 읽고, 11살에 주식거래를 시작하는 등 어릴 때부터 이 분야에 재능과 관심이 컸던 그는 콜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딴다. 그곳에서 인생의 스승이자 친구인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를 만나 그가 운영하던 뉴욕 소재의 투자 회사 ‘그레이엄 뉴먼’에서 애널리스트로 2년간 멘토를 위해 일했다.
25살이 되던 1956년, 그는 고향 오마하로 다시 돌아와 자신의 돈 100달러를 밑천으로 투자 조합(Buffett Partnership Ltd)을 설립하고 투자 인생을 시작했다. 그 후 13년의 투자 조합 운영 기간 동안 그의 투자자들은 연평균 수익률 29.5%이라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1965년 42세의 버핏은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권을 취득해 회장으로 취임했고, 85년 섬유업을 접은 후 자동차보험사(게이코)와 재보험사(제너럴리) 등 우량 기업을 거느린 지주 회사이자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국내 포스코에도 투자하는 등 우량 주식을 보유해 수익을 거두는 투자 전문회사로 변모시켰다.
재임 기간 동안 7달러에서 시작했던 헤서웨이의 주가를 지난 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주당 30만 7,260달러(약 3억 6,700만 원)로 4만 3,924배 상승시켰다. 이는 세계 증시에서 단일 주식으로 최고가 주식이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지난 2019년 3월 발표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마이크로 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3위인 825억 달러(약 92조 9,300억 원)로 집계됐다.
그는 철저한 ‘가치투자’ 방식을 고수해 성공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의 투자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가치 있는 주식을 사들여 오래 보유하는 것.
“10년간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말라.”
전 세계 주식시장의 주 무대인 뉴욕의 월스트리트와는 2,000㎞ 이상 떨어진 네브래스카의 작은 시골 도시 오마하에서 1958년 3만 1000달러(약 3천7백만 원)에 구입한 허름한 옛집에 여전히 살고 있는 버핏. 사람들은 그에게 먼 시골에 들어앉아 있으면서도 도인처럼 시장의 흐름을 다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로 ‘오마하의 현인(賢人)’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