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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 Jul 01. 2021

바람, 소리,안개, 그리고 몰아치는 공기...

런던 여행을 하다가 만난 나의18살 때의기억들..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면서 밀려오는 여러 가지 감정들...
런던에서 만난 나의 18살 때의 기억

소리, 공기, 냄새, 바람, 안개, 그리고 빛 




런던에서 머문 지 이틀째 되는 날! 

엄청난 명화들이 모여 있다는 'NATIONAL GALLERY'를 들렀다.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는 꼭 들려야 한다는 생각을 오기 전부터 하고 있었던 터라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고 방문하게 되었다. 






갤러리 안에는 정말 많은 작품들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걸려 있다. 

고흐, 램브란트, 모네 등등 전 세계가 인정하는 어마어마한 작품들을 너무도 쉽게

삼십 센티 앞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자세히 보면 스케치 자국이나. 울퉁 불퉁한 유화물감의 파도 모양들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이곳을 꼭 와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유 들이기도 하다.)




갤러리 안에는 엄청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내가 보고 싶은 몇몇 그림들을 정해 놨던 터라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렇게 부지런히 컬러별로 나뉘어 있는 룸에서 그림들을 감상하고 다시 나갈 생각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청록색 룸  한 구탱이를 도는 순간 

숨이 턱 막혔던 느낌....!! 


' 어랏!  나 이 그림 알아......'


이 그림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실제로 보는 건 생전 오늘이 처음인데

반갑기도 하고 그때 나의 어린 18살 시절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뭔가 마음 한편이 찡했다. 

 




고등학교 때인가? 

어느 작가에게 푹 빠져 싸이월드 한구석을 

그 사람 그림들로 차곡차곡 쌓았던 적이 있었다. 

윌리엄 터너. 그저 그림이 너무 좋아서 무작정 그림들을 모았던 것으로 시작했는데 

그 그림의 작가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갑자기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면서 밀려오는 여러 가지 감정들...


런던에서 만난 내 18살의 시간





윌리엄 터너의 작품을 보면서 

나의 18살 소녀 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입시 때문에 많이 울기도 울었었고

친구들 문제로 항상 마음 한편이 긴장됐었고

그 당시엔 집안 형편도 많이 어려웠었던 터라

내가 하고 싶었던 그림도 잠시 쉬어가야만 했던 시기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우리 가족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거 같다.


그림을 보자마자 물 밀듯이 이런 기억들이 막 밀려오면서 그때가 생각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눈물 찔끔.


아니!! 런던까지 와서 생각해낼 기억들이라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림을 볼 때마다 밀려오는 감정들이 나에겐 너무 벅차올랐기에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이 누군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등등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그때는... 그냥 그저 그 그림들이 주는 느낌들이 너무 좋았을 뿐.... 


그래서 윌리엄 터너의 그림들을 마구마구 모았더랬다. 

그러다 대학 입시니.. 집안 문제..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몰려오면서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내가 정말 순수하게 좋아하던 그림이 있었다는 것을......


고등학생 때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나를 힘들게 해서였는지, 또한 즐거운 일들도 많아서였는지

유독 그때의 기억들이 그림과 함께 강렬히 남는다. 






공기, 소리, 바람, 냄새, 안개, 그리고 몰아치는 공기..



내가 만난 윌리엄 터너 작품은 내 맘 속으로 그 무언가가 마구 밀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머릿속 한편 복잡한 모든 것들을 싹~ 밀고 들어와 날려버린다. 그러면서 그림 소리와 바람, 공기, 안개들로 가득 채워 다른 것들은 비집고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는 느낌이다.


10년 전의 그때도 그랬고 런던 여행 때도 그랬고 또 지금도 그렇다.





한 그림 앞에 앉아 시간과 무관하게 감상을 하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 공기, 냄새, 바람, 안개, 그리고 빛  소리, 공기, 냄새, 바람, 안개

 



그렇게 십분 삼십 분 한 시간을 그 자리에 앉아서 보고 또 보고 그림들 주변은 계속 맴돌았다. 

다시는 이런 경험, 이런 느낌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꾸 미련이 남아 그 앞을 한참을 서성 거렸다. 

훗날 다시 한번 윌리엄 터너의 작품들 만난다면 그때도 이런 느낌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중요한 것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그 수많은 그림들을 보고 느끼고 감동받는 포인트는 다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만큼 자기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느낌에 사람들은 몰입한다는 것!

나 또한 그런 것처럼...


작가는 그저 자기 느낌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펼쳤을 뿐이지만

그것대로 만 느끼는 독자들은 없을 것 같았다. 아마도.... 

그저 작품을 해석해 그림을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 아닐까?




그림마다 느낌이 오는 그림들이 있고 그렇지 않을 작품들도 있고.. 

사람마다 경험하며 살아온 삶들이 다 달라서  터치되는 포인트들도 다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했다. 


그중에 정말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 작품이 있었다면 그 작품이 어떤 것이든 간에 그 사람의 걸작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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