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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시즌5 EP1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스토리텔러 #블랙미러 #기묘한이야기

by 묭롶

<브런치 X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로 100명의 스토리텔러 작가를 모집한다는 글을 읽고 응모를 했는데 당첨이 됐다. 이용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6월 21일에서야 도착이 되었고 상반기 마감으로 정신없이 일주일을 지내고 나서 이용권등록을 하고 확인을 해보니 <블랙미러>는 활동기한이 26일로 지나 있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지 못해서 유통기한을 넘긴 유산균 제품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그래도 일주일 정도 냉장상태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그냥 쿨하게 마시고 보는 내 성격대로 나는 <블랙미러> 시즌 5의

첫 번째 에피스드인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본 후기를 적는다.



<블랙미러>


'블랙미러'는 전자기기나 스마트폰이 종료된 검은 화면을 뜻하는 단어로 넷플릭스라는 매체에서 과학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특유의 상상력으로 매체화한 시리즈물이다. 물론 나는 이번 이벤트에 응모를 하기 전까지 넷플릭스라는 매체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유료 배급한 회사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사실 TV도 안 본지 5년이 되어가는지라 영상물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지만 각각의 문양이 있는 조각보를 모아 만든 퀼트작품처럼 시즌 작품의 후기를 통해 열린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확대해나가려는 넷플릭스의 시도가 흥미로워서 나도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게 금지된 모든 것이 허용된다면? ]


딸아이를 키우며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을 되돌이켜 본다면 그중 1위는 ‘하지 말라는’말일 것이다.

위험하니까 하지 마라. 만지지 마라. 뛰지 마라. 떠들지 마라. …..등등등 비단 내 딸아이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사회가 금지하는 것들은 엄청나게 많다. 무단횡단 금지, 음주운전 금지에 결혼을 했으니 바람을 피우는 것도 금지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실내처럼 무수히 많은 금지들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가끔씩 그 방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탈이라야 폭음이나 신호위반 정도가 고작이지 않을까?

그런데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처럼 모든 제약이 없는 VR(증강현실)이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내 앞에 원하는 가상의 삶을 주는 파란 알약과 실제의 삶을 보여주는 빨간 알약을 놓고 선택을 하라면 나는 무엇을 택하게 될까?

그건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묻는 질문일수도 있다.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면 우리는 가상현실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우리는 분명 현실을 택해야 할 것이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에서 대니의 아내는 칵테일 바에서 매력적인 낯선 남자의 호감어린 접근에 결혼반지를 들어 보인다. 이건 현실이다. 만약 이 상황이 가상현실이라면 상황이 어떻게 될까?

인간의 행복이라는 명제를 쫓아 낯선 남자와의 만남을 가상현실에서 허락했다고 했을 때, 문제는

자기 정체성에서 발생한다. 현실을 살아가는 ‘나’는 가상현실 속의 ‘나’가 겪었던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다. 살아가는 현재 위에 오버랩되는 가상현실의 괴리를 ‘나’는 만나게 된다. 가상현실 속에서 금기를 어기는 순간에도 현실의 도덕성(양심)은 가상현실의 ‘나’에게도 작용한다. 물론 그래서 더 짜릿할 수 있지만 금기를 어긴 기억은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된다.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의 작품 <멋진 신세계>에서는 인류에게 부정적인 감정은 금지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생산성 효율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소마정제’가 주기적으로 처방된다. ‘소마정제’를 먹는 순간 인간은 마약류와 같은 극도의 환희를 느끼게 된다. 마치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속 증강현실처럼 ……..

인간의 행복을 위해 현실을 떠난 여행과 같은 VR(증강현실)은 분명 확실한 방법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행이 언젠가 돌아오는 것이 약속되어 있는 것처럼 인간이 현재에 발붙이는 입지를 약화시키는 영원한 탈출이 된다면 과연 그 존재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는 그래서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의 VR(증강현실)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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