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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시즌5 EP3: 레이철, 잭, 애슐리 2

#스토리텔러 #블랙 미러 #기묘한 이야기

by 묭롶

사실 [레이철, 잭, 애슐리 투]라는 제목만 보고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보고 나서 제목은 길지만 느낌은 와!!!!!! 였다. <블랙 미러> 시즌 5에서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EP1 [스트라이킹 바이퍼스]가 VR(증강현실)을 다룬다면 EP3 줄여서 '애슐리 2'는 AI(인공지능)를 다루고 있다.


어릴 적 봐 온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이루는 시스템은 닥터 마기 박사의 뇌를 그대로 이식한 상태였다. 줄여서 '애슐리 2'에서 활동 불가 상태의 뮤지션을 대신해서 아티스트의 뇌파를 음파로 구현해서 음원을 구현하는 기술이 보인다. 아인슈타인의 뇌를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는데 만약 이 에피소드처럼 천재 과학자의 뇌파를 알고리즘으로 구현해 낸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작업 중 문서의 분실 위험에 대비해 복사본을 준비해 둔다.

그런데 만약 우리 자신의 모든 의식세계를 복사해 둘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갈수록 기억력이 붕어 수준을 떨어진 요즘에는 기억을 리플레이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지만

그렇게 되면 인간이 과거를 위해 현재를 사는 존재인지에 대한 회의가 나를 사로잡을 것 같다.

인간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미래를 향한 에너지이지만 사실 우리의 모든 것은 과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현재를 사는 존재인가 미래를 사는 존재인가. 그도 아니면 과거를 사는 존재인가. 과거에 발이 묶인 인간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존재가 또 인간이라는 사실을 나는 ‘애슐리 2’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어찌 보면 과학문명의 발달이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기술을 좋은 방향으로 쓸 수 있음에도 자신의 욕심을 위해 이용하는 소수에 의해 과학문명은 독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류를 위한 에너지 연구가 원자폭탄이 됐던 것처럼………..


식물인간 상태의 애슐리 O를 스캔해서 그의 모든 걸 복제해내는 기술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초월하는 AI의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일 것이다. 원본보다 뛰어난 원본!!! 이 존재한다면 과연 원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히 그 영역이 인간에 해당된다면 인간이 지닌 고유한 영역을 지킬 수 있을까?


나는 사람이다. AI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나는 현재의 뭔가를 느끼는 동시에 취득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포착하는 데이터는 나의 과거 경험, 현재 느끼는 감정 그리고 현재의 기후와 날씨 주변 환경 모두를 총합한 그 즉시의 결과물로 포착된다. 그 어떤 AI가 동시 동작으로 그 모든 작업을 이뤄낸다 할지라도 그걸 취합하는 순간 이미 그건 과거의 데이터가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현재를 산다. Human is being! 그래서 현재를 사는 나는 인간이다. 그것이 나와 AI의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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