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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펀치 와의 예순일곱 번째
만남!

부산 록 페스티벌: 부산 삼락 생태공원: 19.07.27: 그린 스테이지

by 묭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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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8월 12일 부산 록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에 섰던 로맨틱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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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8월 12일 부산 록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에 섰던 로맨틱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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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7월 27일 부산 록 페스티벌 [그린 스테이지]에 선 로맨틱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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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로맨틱펀치의 부산 스케줄이 많아졌다. 항간에선 로맨틱펀치가 부산시 공무원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주 활동 무대인 서울보다 부산권 공연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멤버들의 부산사랑도 각별하다.

특히 보컬 배인혁 님은 어딜 가서 든 락페 중 최고는 부산 락페라고 말할 정도로 부산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작년 부락에서도 그리고 그 전년도 부락도 그렇고 부산만 오면 몸 컨디션을 상회하는 텐션으로 활약을 펼칠 정도이니 더 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부산을 좋아하는 로펀이다.

<글램 슬램>
<글램 슬램 기타 솔로>
<몽유병>
<미드나잇 신데렐라>
<미드나잇 신데렐라 기타 솔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안녕, 잘 가>
<We are the champioons>
<토요일 밤이 좋아>
<토요일 밤이 좋아 물 뿜>
<토요일 밤이 좋아: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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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락을 떠올리면 작년에 수만의 관객 앞에서 메인 스테이지에 선 로맨틱펀치를 볼 때의 환희와 가슴 터질듯한 자부심이 먼저 떠오르는 나는 올해도 부산 락페에 엄청난 기대감을 갖고 부산으로 향했다. 이번엔 로펀이 무려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니 그 멋진 모습 볼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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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너로 설 로펀을 보겠다고 아침 7시에 차를 몰기 시작했는데 지리산 즈음에서 어김없이 폭우가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는 비를 뚫고 부산 삼락 생태공원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30분 그때부터 로펀이 출연하는 밤 9시까지는 대략 11시간이 남아 있었다. 부산 락페 공연 시작은 오후 2시 30분이었는데 다른 여타의 페스티벌이 공연 시작 두 시간 전에는 입장을 시켰던 것과 달리 부락은 오후 2시에 입장을 시킨다고 해서 꼼짝없이 세 시간가량을 오락가락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서서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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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유료화가 된 부산 락페였지만 다른 락페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던 우비도 주지 않았고 대기하던 관람객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무려 5,000에 비닐 우비를 사 입어야 했다. 유료화 첫 해부터 이게 뭔가 싶은 상황에서 짐이 될 부채는 왜 나눠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왜? 로펀이 헤드라이너이니까 그 모든 걸 참을 수 있었다. 물론 입장해서 Green Stage를 보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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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입장을 해서 나는 펜스를 잡겠다고 마음이 급한데 입구에서 105mm밖에 안 되는 내 카메라가 크다며 반입이 안된다 했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락페를 다녀봤지만 대포도 아니고 105mm가 반입이 안된다는 경우는 처음 당해봤다. 카메라를 꺼내서 직접 보여주고서야 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가도 그린 스테이지가 안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락 행사 도우미에게 위치를 물어봤더니 어디 구석을 가리켜서 그쪽으로 부랴부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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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인 스테이지에서 한참을 떨어진 데다 후미진 구석에 있던 그린 스테이지 입구에서 또 내 카메라를 가지고 입장을 제지하는 것이었다. 앞 전 입구에서 직접 보여주고 반입 허락한 건이니 앞에 연락해서 확인하시라 얘기하고 스테이지 안쪽으로 입장했다. 공연 삼십 분 전에 입장시키지 비 오는데 우비도 안 주지 난생처음 카메라 반입 제지당했지 여러모로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아~~~ 진짜 부락 이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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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던 테니스 코트장을 공연장으로 급조한 것인지 바닥은 잡초가 수북한 흙투성이에 무대는 정말 코딱지만 했고 메인인 삼락 스테이지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삼십 분의 일도 안되어 보였다. (삼락 스테이지에서 의리 번쩍한 레이저에 화려한 조명이 밤하늘을 수놓을 때 그린 스테이지는 그나마 있는 조명도 천막에 다 가렸다는) 차라리 헤드라이너가 아니더라고 수만의 관객이 모여 있는 삼락 스테이지의 중간 순서에 출연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엄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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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2시 30분부터 로펀이 출연하는 9시까지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3시간 넘게 운전하고 하루 종일 오락가락 비를 맞으면 거의 12시간을 서 있었으니 내 발바닥은 불타올랐다. 그래도 그렇게나 관객이 없던 그린 스테이지도 로펀 출연시간이 다가오니 가득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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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로펀 공연 때는 비가 오지 않았으면 했는데 여지없이 빗발이 날리기 시작했고 그나마 좁은 무대는 천막까지 쳐놓아서 로펀은 애쓰고 가져온 RP단상도 키보드도 설치하지 못한 채 무대에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인이어까지 속을 썩이는 상황에서도 로펀은 관객을 열광케 하는 멋진 모습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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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의 시작은 <글램 슬램>이었다. <글램 슬램>은 전주부터 심장을 춤추게 하지만 중간에 기타 콘치 님과 레이지 님이 주고받는 기타 솔로 연주가 압권이다. 기타 중간에 보컬이 서서 스텐딩 마이크 대를 이쪽저쪽으로 넘기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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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하면 이성 따위 소멸되어 버리는 마성의 손동작이 있는 <미드나잇 신데렐라>를 정말 오랜만에 듣는 즐거움에 나는 불타는 발바닥 따위는 잊어버린 채 우~~ 우우우~우~우우우우우에 맞춰 미친 듯이 손바닥을 흔들었다. 노래 가사처럼 "우린 미쳤어요"가 되는 <미드나잇 신데렐라>에서 관객들은 로펀의 매력에 초토화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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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빗방울과 보랏빛 조명에 젖은 보컬 배인혁 님이 <안녕, 잘 가>를 부를 때는 그 분위기에 취하고 비에 젖어서 현실감이 제로가 되었고 요즘 관객 수가 많은 공연에서 꼭 나오는 <굿모닝 블루> 때는 "오~나의 슬픔이여 안녕"전에 관객들 전부가 앉았다가 한꺼번에 점프하는 짜릿함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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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상황과 어떠한 무대에서도 굴하지 않고 관객에게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로펀과 함께 하는 떼창이 또 감동인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라즈베리 비트>는 모두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며 락페의 주인공은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뿐만이 아니라 무대를 즐기는 관객도 함께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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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펀 공연 전에 출연했던 <윤딴딴>의 보컬은 록 페스티벌에 오면 물 뿌리는 걸 꼭 해보고 싶었다며 정말 그보다 귀여울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뿌려도 되냐며 관객들에게 두 번 세 번 거듭해서 확인하고서야 물을 살짝 뿌리고는 본인이 제일 신나서 방방 뛰었다. 아마도 로펀의 보컬 배인혁 님이 <토요일 밤이 좋아> 전주 부분에서 보여주는 물 뿜 쇼를 따라 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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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 부산 락페는 락페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락보다는 발라드에 가까운 뮤지션이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이날 부락을 찾은 사람들 대다수가 로펀이 있어서 락페로서 체면치레를 했다고 할 정도였으니 나로서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유료화 첫 해의 부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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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부산을 사랑하는 보컬 배인혁 님은 공연 중간에 자신이 입고 있던 로브를 관객석으로 던졌고 어떤 안경 쓴 젊은 남성분이 그걸 받았는데 나는 너무 부러워서 나한테 팔 수 있으면 팔라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공연이 끝나고 그 로브 끝자락이라도 한 번 만져봤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을 밖에........(냄새도 맡아보고 싶었는데 차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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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져간 카메라 렌즈로는 담기에 애매했던 거리에 있던 무대와 천막 탓에 드러머 트리키님은 아예 찍을 수가 없었고 <미드나잇 신데렐라> 때부터 뛰어노는 것에 뽐뿌가 와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놀았더니 콘치 님과 레이지 님 사진도 거의 없었다.ㅜ.ㅡ 그래도 헤어밴드와 파스텔 빛 상 하의가 참으로 빛났던 콘치 님과 이날도 거의 무대를 찢어 놓을 듯한 카리스마 기타 연주 선보인 레이지 님은 겨우 기타 솔로 때 영상으로만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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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테이지를 열광으로 가득 채운 로펀의 무대는 앙코르곡 <그대에게>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엉엉 가지 말라고 공연 더 하자고 펜스에 매달려 절규하는 나 자신을 추슬러서 겨우겨우 발길을 돌렸을 때는 이미 밤 열 시가 넘었고 밤 12시 통금이 있는 나는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는 비에 젖은 내 축축한 몸뚱이와 불타는 발바닥을 질질 끌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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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 메인 스테이지에 선 <god>가 끝나는 시간을 피해서 부랴부랴 서둘러 주차된 차를 빼기 위해 주차장에 갔건 만 조명도 없는 주차장에 출구가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차들은 이중 삼중으로 주차가 되어 있었고 나는 그 좁은 공간을 수십 번 전진 후진에 빙빙 돌다가 타이어가 옆에 보도블록에 맞닿아서 끼기긱 하는

소름 끼치는 상황을 맞닥뜨린 후에야 주차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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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 유료화가 됐으면 더 나아지는 무언가가 1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이 락페의 헤드를 무려 god를 세우면서까지 표를 팔기에 급급했던 부락을 보며 나는 혀를 차지 앉을 수 없었다. 적어도 주차장에 조명이라도 설치하거나 출구를 인식할 수 있는 표시라도 해뒀다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진 않았을 텐데 물론 로펀이 내년에도 나온다면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부락을 오겠지만 부디 내년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먼저여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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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2시 통금을 넘긴 상황에서 귀갓길을 서둘러 가는데 주암휴게소 부근 터널 앞 삼 킬로미터가 바로 앞차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로 덮여 있었다. 부산을 갈 때는 비가 집에 가는 길은 안개가 내 앞길을 막는 상황이라니...... 비상 깜빡이를 켜도 앞 차가 식별이 안 되는 상황은 또 처음 겪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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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이미 작년에 경험했지만 부산 모기 너무나 무섭다. 낮에 서있을 때는 몰랐는데 해가 지자마자 여기저기서 윙윙 날아다니는 모기떼의 습격! 모기 물리면 수포가 잡히는 나로서는 모기 기피제로 몸을 적셔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렸다. 부산 모기 넘나... 무솨....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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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올해 부락 보컬님 사진처럼 메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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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 아이고 전주 락페 JUMF 2019 가기 전에 후기 쓰고 가려니 무지하게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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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5: 대한독립 만세!!!! 로맨틱펀치 만세!!!! 반일 불매운동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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