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펀치 와의 일흔두 번째 만남!

#경주 #그린플러그드 #190928 #엑스포문화공원

by 묭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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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락페로는 마지막이라는 경주 그린플러그드에 다녀왔다. 로펀이 가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못 갈 곳은 없지만 경주는 광주에서 갈 수 있는 교통편이 없어서 자가용을 몰고 갔다. 왕복 8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로펀 출연 시간이 오후 다섯 시 십 분이어서 로펀을 보고 당일 내로는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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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9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렸던 그린플러그드 때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는데 비가 내린다는 예보와는 다르게 경주 그플이 열리는 엑스포 문화공원은 흐리고 습하고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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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평소에 멀다고 나들이 목록에도 넣지 않았던 곳인데 로펀이 출연한다니 냉큼 차를 몰고 길을 나섰는데 대구를 거쳐서 부산으로 들어가는 분기점에서 차량이 많이 밀렸고 경주 시내를 들어와서도 차가 엄청 밀렸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서 도착한 엑스포 문화공원에는 신라의 문화 유적을 재현한 멋진 조형물들이 여러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주행은 가능하지만 주차는 서툰 나는 서편 주차장을 세 바퀴 돌았지만 자리를 찾지 못했고 공연장에서 멀리 떨어진 동편 주차장도 세 바퀴를 돌고서야 주차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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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렛츠락 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SEL100400GM으로 맨 뒤에서 전체 샷을 찍어서 올해 락페 영상과 매칭을 해보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 나는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로펀의 공연이 시작될 SUN스테이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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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산꼭대기에 있었고 헥헥거리며 올라가는 내내 길옆으로 쓸어서 치워놓은 은행 더미에서 나는 냄새가 그렇잖아도 오르막길에 호흡이 가쁜 나의 콧구멍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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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은 락페로는 락밴드 피아의 마지막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서 락페에 온 나도 마음이 싱숭생숭했는데 로펀 보컬 배인혁 님도 피아의 해체가 못내 가슴 아팠나 보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에야 소중함을 느끼면 무엇하겠는가! 있을 때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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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혁 님은 인라에서 요즘처럼 락밴드가 버티기 힘든 현실 속에서 로펀을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고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참 감사하지만 언제까지 밴드 활동이 가능할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멋진 로펀을 무대에서 볼 수 없다는 상상만으로도 나는 감당할 수가 없으니 부디 로펀이여 내 나이 환갑까지는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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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갖가지 상념이 교차하는 가운데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 아래 로펀이 무대에 올랐다. 뒤에서 전체 샷을 찍겠다는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펜스 일열 왼쪽 극사에 8대의 스피커가 울려대는 굉음을 참지 못해 서 있던 관객이 자리를 이탈하는 순간 나는 엉겁결에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물론 스피커 소리가 너무 커서 공연이 끝나고 집에 온 이후에도 귀에서 윙윙거리는 이명이 들릴 정도였고 찍어놓은 영상의 사운드가 죄다 깨지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로펀을 가까이서 보는 그 순간 내내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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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컬 배인혁 님은 가을 느낌 물씬 나는 검은색 긴 외투를 입었고 기타리스트 콘치 님은 밝은 파란색 점퍼를 레이지 님은 치자색 긴 외투를 입었고 드러머 트리키님도 긴 팔을 입었는데 가을로 물든 것 같은 분위기 있는 착장에 비해 날씨가 너무 더웠다. 외투를 벗었으면 좋겠는데 마지막 곡에서야 그것도 잠깐 외투를 벗는 배인혁 님을 보면서 땀으로 목욕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습하고 더운 데다가 모기가 어찌나 사납던지 이날 두 방 물린 곳이 가려워서 자다가도 일어나 약을 발라야 했고 일주일이 지나서도 가려워서 득득 긁어서 결국은 피를 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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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리는 올여름 락페 셋 리와 동일하게 <글램 슬램>-><몽유병>-><파이트 클럽>-<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We are the champions>-><굿모닝 블루>-><눈치채 줄래요>-><토요일 밤이 좋아>-><그대에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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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카메라의 무게가 2킬로그램이 조금 못되는데 나는 이걸 목에 걸고 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굿모닝 블루> 때 앉았다가 동시에 공중으로 뛰어오를 때도 그렇고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붕붕 뛰는 나를 보면서 로펀과 함께라면 불가능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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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카메라보다 더 다루기 힘든 로펀의 깃발을 한 손에 들고 깃발이 잠시도 접히지 않도록 깃발을 흔들면서 뛰는 무적의 로펀 깃발러들도 있는데 한낱 카메라를 멘 내가 뛰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기타리스트 콘치 님은 이날 락페 때 보면 로펀의 깃발이 개수가 제일 많다며(5개) 공연 내내 애써주는 깃발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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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the champions>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나부끼는 로펀의 깃발은 언제나 큰 감동이다. 공연 내내 사진도 못 찍고 잠시도 깃발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도 없는데 자신을 희생해서 애써주는 깃발러들이 있어서 로펀 공연의 감동이 수십 배 더 강해지고 슬램도 신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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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혁 님은 <토요일 밤이 좋아>가 끝 곡인 줄 알고 항상 하는 마무리 점프까지 했는데 공연시간이 남아서 <그대에게>를 들려주었다. <눈치채 줄래요>를 할 때 관객들 손 잡아주러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왔는데 내쪽으로는 공연 내내 한 번도 오질 않아서 사진이 죄다 한 방향밖에 찍을 수가 없었다. 이날도 날이 흐리고 어둑어둑해서 역시 사진은 아쉬움이 가득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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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로펀은 연속된 스케줄 4일 차였는데 그 힘든 일정 속에서도 멤버들에게서 힘든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날 공연을 위해 로펀은 평소 잠을 자는 시간인 아침 일곱 시에 출발을 했다는데 언제나 본인 몸상태보다 관객을 우선시하는 로펀답게 단 한순간도 무대 위에서 멈춤 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자부심을 가득 안고 저녁 일곱 시에 집을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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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경주와는 다르게 평소에도 비가 내리면 다른 곳의 수십 배의 폭우가 몰아 쏟아지는 지리산 답게 지리산에 접어들자마자 엄청난 비가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시야를 애써 보려고 눈이 시큰시큰할 정도로 힘을 주고 후려치는 것처럼 내리는 빗줄기에 오금이 저렸지만 난 지리산을 뚫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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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요즘 사진과 영상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공연 후기를 쓰는 것이 계속 늦어져서 희박한 기억을 쥐어짜 내며 공연 후기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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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블루>

<글램슬램>

<글램슬램>

<눈치채 줄래요>

<마무리 점프 두 번째>

<몽유병>

<몽유병: 레이지 기타솔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We are the champions>
<토요일 밤이 좋아>
<파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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