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작은 폭포가 되어

by 허두녕

JUL-25


무엇이든 미워하기 시작하면 결국 스스로가 불행해지는 것 같다. 불공평한 일이다. 미꾸라지가 만든 흙탕물을 가라앉히는 것이 연못의 몫이라는 것은. 머리로는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감정의 활시위를 놓아버릴 때가 있다. 미움은 따끈따끈한 감자튀김처럼 어떤 문제들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그 업보를 마주할 때면,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서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감사함에 이르게 된다. 해결할 수 없는 불공평이 나를 수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관심이 미움을 대신하는 효율적인 방편이라면, 가장 맑고 향기로운 방법은 무엇인가. 그 또한 이해하고 사랑으로 대하는 노력이 아닌가.


언젠가 미워할 사람들과 상황들도 사랑할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에 영역에 답을 유예한다. 돌아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때때로 삶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언젠가 작은 폭포가 되어 사랑을 흘려보내기를 소망한다.


지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오랫동안 지혜로운 사람들을 동경했 왔다. 이제는 내게 필요한 지혜가 무엇인지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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