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이야기EP06.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

지금은 그래....

by 나은

불임 6편.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




이제 나는 다시 2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

인생에서 묻어두고, 잊고 싶었던 바로 그 기억으로.


왜 굳이 돌아가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오늘을 살고 싶기 때문이고, 내일을 버텨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지금 내 삶은 숨이 막힐 정도로 벅차다.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너무 무겁다.

정신과 약을 먹고 있지만 과호흡은 여전하고,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는 현상이 반복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들 앞에서는 ‘나’가 아닌, 다른 자아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지금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고 있다.

남편과는 이혼 소송 중이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시간을 견뎠다.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또다시 쓰며

35년의 결혼생활을 유지해 왔다.


“이젠, 그만.”

그 결정을 하기까지

나는 수억 번 번뇌하고, 고민하고, 다시 리셋하고, 또 흔들리며 오늘까지 왔다.


이혼을 결심하면서 나는 결국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봐야 했다.

나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에어로빅을 하며 눈물이 흐른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다가 박장대소하면서도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인생이 원래 그런 거야.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

그런 말로 나를 덮을 수 없다.

나는 너무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으니까.


나’,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이 여정의 시작에는

‘불임’이라는 시간이 있다.

그 시절을 도려내듯 지워버릴 수는 없다.

그 시간을 온전히 다시 살아내야,

지금의 내가 보이고, 내일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내 입에서는 깊고 어두운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호흡이 깊어지고, 온몸이 흔들릴 정도다.

한숨이 많아질수록 정신은 더 혼미해진다.


아…


살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이제 그만 멈추고 싶은 마음도 든다.


마냥 애달았던 내가 아니라,

마냥 자책하던 내가 아니라,

“다 괜찮아, 난 괜찮아.”

자위하며 버티던 내가 아니라,


그냥…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을 기다리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너무 어렵다.

내게 내일이 올까?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가보자.

기억을 더듬어, 그때의 나로 돌아가

다시 한번 살아내 보자.


그렇게 해야 내일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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