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기쁨'으로 얻은 뜻밖의 위로, 그리고 결혼생활의 딜레마
어제저녁, 회사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다가 문득 옆자리 선임에게 줄 간식을 챙겼다.
누군가가 기뻐할 걸 생각하니, 이상하게 내 마음이 더 따뜻해졌다.
나이 들수록 ‘받는 즐거움보다 주는 기쁨이 크다’는 말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그 순간 생각이 하나 더 확장됐다.
‘이 작은 기쁨을 모두와 나누면 어떨까?’
그래서 공복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구운 계란과 샐러드 세트를 준비했다.
야채 믹스, 드레싱 세 종류, 치즈, 호박 고구마, 스테비아 토마토, 조미소금, 그리고 담을 볼과 그릇까지 챙기다 보니 어느새 큰 가방 하나가 가득 찼다.
출근길은 도보로 40여 분.
택시도 애매하고 버스도 불편해 결국 짐을 양손에 번갈아 들고 걸었다.
얇은 원피스 차림에 땀이 차오르고, 손바닥엔 굳은살이 배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오늘 아침은 다들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겠지.’
그 생각 하나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직원이 물었다.
“짐이 많네요, 어디 가세요?”
“다 같이 먹을 간식이에요.”
순간, “우와~ 진짜요?” 하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 한마디에 피로가 녹듯 사라졌다.
‘역시 가져오길 잘했어.’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출근하자마자 회의실 한편에 작은 뷔페를 차렸다.
샐러드, 계란, 고구마, 토마토가 예쁘게 자리 잡자
“와, 이게 다 뭐예요?” “
오늘은 진짜 잘 먹겠어요.”
직원들의 웃음이 연달아 터졌다.
오늘 회사는 조금 더 밝았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누군가의 미소로 돌아오는 시간.
혼자보다 함께의 가치가 새삼 마음 깊이 새겨졌다.
작은 나눔이지만, 하루의 시작이 훨씬 따뜻해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따뜻한 나눔이, 가정 안에서도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밖에서는 제가 이렇게 잘 웃고, 잘 나누고, 타인의 기쁨에서 제 위안을 찾는데,
집 안에서는 왜 그렇게 힘이 들까.
예전 어른들은 말했지.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하지만 나는 거꾸로 생각해 본다.
‘밖에서는 이렇게 잘 나누고 웃고 있는데, 언젠가는 집 안에도 이 평안이 흘러들겠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이혼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기도의 응답은 늘 있었듯, 이혼을 향한 나의 염원도 언젠가 응답받지 않을까.
오늘 하루, 주어진 자리를 잘 지내보자.
그저, 오늘을 평안히 보내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삶은 거창한 결심보다,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작은 도시락 하나에서 바뀌기도 한다.
그 온기가 나로부터 시작되어 결혼생활에 지친 모든 워킹맘의 가정에도, 세상에도 닿기를 바라며—
이혼의 결단을 잠시 미룬 채, 오늘도 나는 나 스스로 만든 평안을 짊어지고, 다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