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손원평
굳은 표정의 젊은 남자 한 명이 그려진 표지의 이 책은 도서관을 오가며 익숙히 보았던 표지였다. 소설에 손이 잘 가지 않던 독서 편식가였지만 최근 소설도 많이 읽어보며 나의 독서 편식을 고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라벨에 있던 청소년 권장 도서라는 표시는 어렵지 않은 소설을 편하기 읽을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을 주었고 책을 다 읽은 후에 마음이 이렇게 무거워 질 줄은 모른 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책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순식간에 나를 데려다 주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의 고백을 들려주었고 관찰할 수 없는 자의 인생을 보게 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선천적으로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는 주인공의 인생 이야기라고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엄마와 할머니와의 추억 그리고 그 사건, 곤이라는 아이와의 만남 그리고 또 나머지 이야기들.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주인공을 대신하여 책을 읽어가는 내가 끊임없이 크게 또는 작게 계속 아파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우린 가족이니까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반대쪽 손은 할멈에게 쥐여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서도 버려진 적이 없다. 내 머리는 형편없었지만 내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것 치고는 나에게 이 책은 잔인하고 아팠다. 열한 살짜리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으로 읽어 내려가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공들이 매우 안쓰럽고 가엽게 느껴졌다.
이 책은 부산에서 대전으로 가는 기차에서 읽기 시작하여 약속이 끝나고 다시 부산으로 오는 기차에서 책의 결말에 도달했다. 소설 속 세계에 빠져들어 읽다 보면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 들었다. 소설 읽기는 낯설었던 나에게 소설의 흐름을 타고 그 세계관 속에 빠져 책을 읽어가는 맛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 책이 읽을만한 책인지 물어본다면 추천할 것이다. 주인공과 곤이 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어둡고 잔인하지만, 꼭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두고 싶다. 또 다른 그것이 무엇인지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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