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책으로 시작된 첫 성교육, 미루던 숙제를 마주하다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성교육을 시작합니다 - 류다영

by 레토

아이가 열 살이 되고부터 사춘기와 성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며 조금씩 준비해 나가야갰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도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인지 지난 일 년이라는 시간을 해야지 하는 스스로가 주는 마음의 숙제만 떠안은 채 그냥 지나오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4학년이 된 아이는 공룡에 관한 갈로아님의 공룡의 생태라는 책을 읽으면서 질문을 하였다. 사실 이 책은 몇 번 읽었던 터라 익숙한 책에서 성교육에 관한 첫 시작을 하게 될 것이란 생각은 못했었다. 항상 공룡다큐나 동물다큐를 보면 이 책의 그림처럼 공룡 수컷이 암컷의 등 위에 올라타고 있냐는 질문이었다. 자손 번식을 하려면 무조건 올라타면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척 정자와 난자를 설명하며 순간을 살짝 모면한 느낌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제 진짜 숙제를 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진첩 속에서 자주 가는 서점에서 찍어주었던 류다영 작가님의 책 표지사진을 찾고 도서관에 있는지 검색을 하고 책을 다 읽기 전에 성교육은 조금 있다 하더라도 사춘기에 관해서는 평소 대화하는 시간이나 자기 전에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픽사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2를 영화관에서 함께 보고 그 뒤 1-2주 정도의 시간을 그 영화에 관하여 사춘기에 관하여 대화를 나눈 적이 있기 때문에 사춘기에 관한 대화는 오히려 자신이 있었다.


“성에 관해 언제 알려줘야 하나요?” 아이가 성에 관해 물어볼 때가 적기이다.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나요?” 아이가 궁금해하는 부분까지 알려주는 게 좋다. 성교육을 하다 조금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다.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두루뭉술한 기본편이 아닌 마치 실전편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언제 알려줘야 하나요?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나요? 물어본 내용에 관해 잘 모를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질문들이 아닐 수 없었다. 당장 내일이라도 아이가 조금은 당황스러운 질문을 해오게 된다 해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점차 자신감이 생겨갔다. 그리고 정말 생각한 것 보다 짧은 시간이 지나 아이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었다. 이 내용에 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해 볼 생각이다.

사춘기는 누구나 겪는 시기이자 과정이다. 지나온 사춘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의 사춘기를 함께 보내는 주변인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가장 힘들고 당황스러운 사람은 당사자다.

작가님의 책 대분분이 공감 가는 글이었으나 가장 큰 공감 문장은 바로 사춘기를 함께 보내는 주변인이 힘들다한들 가장 힘든 사람은 당사자일 것이다라는 글이었다.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며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이 바로 이 생각이었다. 지나온 과거 속 사춘기인지도 모르고 힘겹고 외로워하던 과거의 내가 안쓰러웠고, 옆자리의 키 140cm의 아들을 보니 곧 그 시기를 겪게 될 미래의 내 아이가 안쓰러웠다.

그리고 그날 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이렇게 말해주었다. 사춘기를 겪게 되면 너 본인이 가장 혼란스럽고 힘들 것이니 엄마가 일부러 한 발짝 떨어져 있을 거리고, 그래도 엄마는 늘 한편에서 조용히 기다려주고 있겠다고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네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나 역시 준비해 보겠다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아직은 작은 아이를 품에 쏙 안고 했던 따뜻한 그날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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