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명상을 해야하는 이유

니체와 함께 산책을-시라토리 하루히코

by 레토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내 마음 깊은 곳의 나와 마주할 때 삶은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니체, 괴테, 릴케와 함께 걸으니 하루하루 모든 순간이 기쁨이 되었다.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

일본 최고의 니체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는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철학의 대중화를 위해 열정적으로 저술 및 강연 활동을 펼쳤다. 특히 저서 『초역 니체의 말』은 특유의 통찰력으로 니체 철학의 정수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작가는 인류의 생각과 삶을 바꾼 사상들이 과연 어떻게 탄생했는지가 궁금해졌고 그들 모두 ‘명상’, ‘관조’, 그리고 ‘깨달음’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공통점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상에서 명상에 도달한 방법을 전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각자의 일상에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억에 남는 책 속의 문장들

p.57

모든 일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마음을 놓을 짬도 없고 느긋하게 자신만의 시간에 젖어 들지도 못한다. 평온하게 지내는 시간이 매우 적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명상으로 집중력을 길러야한다. 집중력이 강해지면 ‘각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p.59

식기를 닦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깨끗하게 할 목적으로 닦는 방법, 그리고 또 하나는 닦는 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닦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죽어 있다. 몸이 식기를 닦는 동안 마음은 깨끗이 하려는 목적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방법은 살아 있다. 마음과 몸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있기 때문이다.


p.112

관조는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머리를 쓰지 않을 때 도달할 수 있다. 반면에 관찰이란 두뇌를 가동해서 대상을 보는 일이다. 관찰에는 다분히 의도와 주관이 들어 있지만 관조에는 의도와 주관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p.123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보는 역동적인 삶이야말로 자신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경험한 적이 없고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한 적도 별로 없다.


나만의 생각으로의 연결

명상과 산책. 태어나서 30대까지 이 두 단어는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좋은 말로 부지런하다지만 늘 바쁘고 분주했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강박에 걸린 사람처럼 쫓기듯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20대 초반이 되어서야 서점에서 처음으로 스스로 손이 뻣어간 책을 한 권 사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아주 조금 바뀌었으나 여전히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에 의해 1분 1초가 쫓기듯이 분주했다.


책의 저자는 버스 안에서 멍하니 바깥 풍경을 주시했던 경험도 일종의 명상이라고 하지만, 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정신없이 바빴던 시간 속에서 얻게 된 버스 안에서의 시간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나의 우울함을 버스 창문에 투영시키는 데 다 썼던 것 같다. 늘 걱정이 걱정을 집어삼키고, 내가 그리던 미래와 현실의 큰 장벽 앞에 버스 창가에 기대어 울어보기도 하고. 버스 안에서 멍하니 바깥 풍경을 주시했지만 그건 명상이라고 볼 수 없었다.


책에서 명상을 설거지에 비유한 것처럼 나는 그릇을 닦는 행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못했다. 마음을 깨끗이 하려는 목적에도 얽매이면 안 된다는데 나는 열심히 우울이라는 우물 속으로 들어갈 시간적 명분이 생긴 것이었다. 30대 초반이 되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살아내고 싶어서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우기 시작한 책들은 명상과 차분함, 여유로움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심어 주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조용하고 차분한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명상과 사색으로 불리지만 나에게는 ‘멍때리기’라고 느껴졌던 시간이 나를 숨 쉴 수 있게 해주었고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오늘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아침에 러닝머신 위에 올라가는 대신에 커피 한잔을 타서 손에 들고 헤드셋도 끼고 나의 걷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해야겠다.















#니체 #시라토리하루히코 #명상의이유 #철학에세이 #명상에세이 #산책에세이 #삶에대한성찰 #생각노트 #인문에세이 #독서에세이 #책추천 #서평에세이 #오늘의문장 #책속에서찾은나 #마음공부 #멈춤의시간 #나를돌아보다 #사색하는시간 #천천히걷기 #브런치북

이전 24화디스토피아에 살아가는 미래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