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훈(feat.법원 경매장)

늘 시작하기 전에 확인을 하자

by 도비

벌써 2주 가까이 지난 이야기다. 11월 26일, 난생 처음 부동산 경매를 해보겠다고 호기롭게 연차를 쓰고 수원법원의 안양 지원으로 향했다. 그 전주에 판교를 들렸다가 올 일이 있었을 때, 일부러 그 동네에 들려서 주변의 인프라도 직접 경험해보고 어느 정도의 가격이면 나는 이 물건을 받았을 때, 아주 조금의 안전 마진이라도 남겨먹을 수 있을지도 고민해봤다. 그리고 호재의 타이밍, 지금 현재 그 동네의 부동산 분위기도 간접적으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최선의 조사방법으로 내 나름의 소설 한 편을 완성했고 소중한 연차를 그날 법원 가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지금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달러를 바꿀지, 아니면 잠시 마통이나 신용대출을 받아서 입찰 보증금을 준비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환차손도 금액이 커지니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당일에 부랴부랴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았기에 결국 원화로 환전을 해서 수표 한장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 몇 천만원의 금액으로 발행한 수표를 들고 법원으로 향하는 잠시의 길에 여러생각이 떠오르는 걸 잠시 억누르고 이 수표를 잃어버리지 않고 법원 경매장까지 무사히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법원으로 향했다.


처음 법원을 가봐서 모든게 낯설었지만 침착하게 물품 검색을 받고 안으로 향하니 입찰을 하는 장소를 금방 찾았다. 오늘 입찰을 하는 5n건의 물건의 사건번호가 차례로 적혀 있었고, 내 사건번호와 일치하는 경매 건을 찾으려고 차례로 훑었는데 어라? 내 사건번호가 오늘의 진행 사건 목록에 없었다. 뭔가 이상함을 직감했지만 일단 내가 놓친 걸수도 있지 않을까 5번을 확인해봤지만 역시나 없었다. 응? 이걸 진행안한다고? 부랴부랴 법원 경매정보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해당 사건 번호의 채권자가 경매를 취하했다는 소식이 업데이트 되어 있었다. 간밤에 해당 물건 소유자와 협의가 잘 되어서 경매까지 가지 않기로 했는가보다 싶었다. 이걸 미리 확인했더라면 난 굳이 연차도 안쓰고 궂은 날씨에 안양까지 안 와도 됐을 텐데 하며 괜히 억울했다. 그래도 온 김에 어떤 분위기인지 구경은 해보고 싶어서 경매봉투, 입찰종이 하나 챙겨서 경매장에 앉아서 분위기 구경 실컷하다가 스프카레 점심으로 맛있게 조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뭐 그냥 헛걸음한 에피소드기는 하지만 그날의 내 일대기와 처음 해본 경험을 정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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