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서류전형을 거치며 생각한 것들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했던 기억들을 되살려서

by 도비

서류 전형, 자소서 모두 글쓰기의 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참으로 다양한 글쓰기 경험들을 해왔는데 크게 두가지로 나누면 혼자 보기 위한 목적의 글,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글 이렇게 나누면 될 것 같다. 모두가 글을 쓰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의 글이 후자에 해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가독성 좋은 글을 쓰고 싶고 글을 읽는 사람에게 좋은 평가, 인상을 남기고 싶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취준생들의 대부분은 회사에게 보여지기 위한 글을 쓰는 데에 익숙하지 않지만 어떻게든 글을 잘 다듬어 한 글자라도 더 읽히게 하고 싶고, 1차 관문인 서류 합격을 하고 싶을 것이다. 잘 완성된 자소서를 제출하고 싶다는 욕심도 품게 된다. 그러나, 자소서에는 왕도가 없다. 잘 쓴 자소서, 못 쓴 자소서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엔 최종합격이라는 것의 중간과정이기 때문에 합격을 하면 잘 쓴 것이고, 불합격을 하면 못 쓴 것이 되어 버린다.


시간을 더 들인다고 아주 읽기 쉬운 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대충 작성한다고 가독성이 없는 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너무 시간을 들이다보면 괜히 내 최종 자소서가 더 반짝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애정도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취업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되돌아 생각해보면 그런 과정이 서류 전형에 이은 인적성, 면접 준비를 하는 밑거름이 되었던 듯하다. 자소서에서 표현한 나를 인성 검사 체크할 때 녹여내려고 했고, 글은 말보다 정제된 형태이기 때문에 면접 때 이야기하는 나의 컨텐츠 스토리 텔링을 글 쓰는 듯이만 하자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글쓰기가 어느정도의 고도화된 예쁜 포장지 씌우기 라는 말에 지금도 과거도 동의하는 편이다. 알맹이가 없지만 포장지만 번지르르하게 씌운다면 곧 탄로나 버릴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컨텐츠가 알차더라도 허름한 포장지가 씌워져있으면 열어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길 것이다.


결국 서류 전형도 회사에 나를 처음으로 보이는 공식적인 자리인 것이고 나를 직접 대면해서 나의 역량을 확인하기 전에 흥미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껏 열심히 컨텐츠를 쌓아왔다면 조금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 정성들여 가독성 좋은 자소서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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