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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Mar 26. 2018

레이디 버드 : 외로움을 소녀가 깨닫는 순간

고독의 경계에 대하여

<이 영화는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관람 후 작성했습니다.>

<본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 줄거리가 적혀있습니다>



1. 레이디 버드는 개봉 전부터, 정확히 말하면 시사회 공개 전부터 영화 팬들에게 꽤 이슈가 된 영화이다. 우선 2017년도에 메타크리틱 지수 90 이상이 나온 영화가 몇 안될뿐더러 로튼토마토의 관객 지수도 80을 넘겼다. 골든 글로브 코미디 부문 작품상, 여우주연상으로 이슈가 되더니 북미에서 4700만 달러라는 높은 수익을 올렸다. 


제작비가 약 1000만 달러니 손익분기는 2000만 달러, 마케팅 프로모션 비 포함해도 성공, 즉 홈 그라운드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출처 : 레이디 버드]


2. 영화의 감독은 <프란시스 하>로 유명한 그레타 거윅. 여배우이자 작가로도 유명한데 작가라는 측면에선 단독으로 활동한 적도 없고, 메인 작가로 활동한 적도 없어 평가받을 기회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승부를 펼 무대로 자신의 고향 새크라멘토를 골랐다. 


비록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부모와 갈등에 빠지지도 않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다. 그녀는 주인공 '레이디 버드'와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이다. 바로 영화의 핵심인


고향, 청소년기 그리고 이별


이다. 


레이디 버드에서 주인공 레이디 버드는 종잡을 수 없는 아이다. 부모가 준 이름을 버리고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붙여버리질 않나. 친구들과 거리를 제멋대로 두는 바람에 인간관계조차 평온하지 못하다. 그녀는 항상 고향인 새크라멘토를 떠나 동부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 한다. 다른 친구들이 전부 새크라멘토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그녀가 영화 전반에서 더욱 튀는 존재로 그려지는 계기가 된다.


3. 그 이면에는 엄마의 존재가 있다. 엄마는 작품 전반에서 다른 사람을 품을 줄 아는 여유롭고 그릇이 큰 여성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딸인 레이디 버드에게만은 예외다. 엄마는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딸을 철저히 통제하려고 한다. 영화는 이 과정을 영리하게 그려낸다. 아니 전달한다. 


작품은 훌륭하게도 레이디 버드의 고독, 엄마의 사랑과 집착을 동시에 그려낸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게 그녀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게 된다. 


그녀는 고독하다. 고독해서 남자 친구에 집착하지만 정작 그녀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여자 친구들이고, 그녀의 삶을 받쳐주는 것도, 그녀를 더욱 고독하게 만드는 것도 그녀들이다. 


이 고독은 결국 탈출과 성찰에서 끝난다. 그녀를 고독하게 만드는 엄마로부터 벗어난 그녀는 역설적으로 그때 엄마의 사랑을 깨닫고 고독과 작별할 준비를 하고 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그녀는 그때 자신이 지은 환상의 이름 '레이디 버드'를 벗어던지고 '크리스틴'이라는 이름을 찾느다. 그 순간 그녀는 고독에서 벗어나서 다른 사람과의 감정선을 공유하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이름을 되찾은 순간 그녀는 외로움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4. 혹자는 이것이 훌륭한 여성영화라고 평가하지만 여성으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 이 영화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이라도 고독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좌절한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고독으로 인해 괴로워했던 청춘을 경험한 사람, 고독으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주는 멋진 이야기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독의 실체를 깨달은 사람은 강해질 수 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PS1 :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배경 이해가 필요하다. 

2002년, 911 테러가 끝난 후 1년, 사람들은 겨우 상처에서 벗어났지만 그로 인한 후폭풍이 사람들을 괴롭히던 시대다. 경기 불황으로 이어졌기에 중산층의 생활은 더 각박해졌고, 사람들은 한창 감정선에 날을 세우던 시대다. 그 공격성이 사람의 마음을 상처 입히고 스스로 상처 주던 시대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는 이런 배경과 더불어 각각의 사람들이 가진 상처를 주목하면 결과가 달리 보인다. 


PS2 : 감독 그레타 거윅의 커리어와 덧붙여 여성영화로 한정짓는 리뷰가 있는데 여성의 존재가 강하게 드러나는 영화긴 하지만 여성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자신의 고독을 돌아보고 자신을 응원할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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