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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May 14. 2018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시장분석편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1)


<재테크 편 1>

1.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1)



20, 30대의 꿈


예전 가상화폐 관련으로 사회가 난리가 나자 정부가 이를 규제한다는 기사가 났죠. 그러자 청와대에 '정부는 20, 30대에게 단 한 번이라도 꿈을 꾸게 해 준 적이 있느냐.'는 청원이 올라갔었습니다. 저는 가상화폐가 20, 30대에게 꿈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지만, 20, 30대가 굉장히 힘든 시기에 놓였다는 것은 공감했었습니다. 등록금 때문에 이미 대부분 빚쟁이인데 취업은 늦어지고 임금은 줄었죠. 갚아야 할 돈에 써야 할 돈도 늘어났는데 수입원이 줄어든 셈이니 힘들지 않겠어요?


특히 부모님 세대인 80년대와 비교해보면 눈물납니다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그래도 어떻게든 돈을 모아야 하는데 이게 보통 과제가 아닙니다. 사실 저 시대에는 제가 은행 가서 어린이 통장을 만들어도 이율이 8.7%였어요. 한일은행(현 우리은행)은 이것저것 조건을 만족하면 33%를 이자로 줬습니다. 장학적금, 장학 부금 같은 걸 넣으면 꽤 쏠쏠했죠. 


하지만 요즘은 은행 적금 이자도 2% 미만입니다. 정말 돈 모으기 힘든 시기고, 덕분에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그런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과연 제대로 된 전략을 갖고 접하는 사람은 몇이나 되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다못해 가상화폐도 제대로 된 분석을 하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오리너구리 전략이라고 오리너구리의 꼬리 모양을 그리면 팔아치운다 같은 영혼이 탈출할 것 같은 전략을 쓰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제가 앞으로 쓸 이야기는 무일푼에서 고급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적의 전술은 아닙니다. 단지 재테크를 할 때 무엇을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설령 재테크를 안 해도


무언가를 판단 분석할 때 아주 도움이 될 것 같은 글

입니다. 소재는 저도 좋아하고 의외로 돈이 덜 들어가는, 아니 엄밀히 말해서 제일 돈이 덜 들어가는 취미인 '콘솔 게임'으로 해보겠습니다.



그대, 취미로 재테크해 볼 생각 없는가?


지금 게임 시장은 다른 의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전 저희 때는 부모님이 게임이라는 문화를 물리적으로 겪을 수 없던 세대라 굉장히 큰 갈등이 있었죠. 게임은 공부를 등한시하게 되니 불량아가 되는 초석이라는 신문기사가 나고, 학교 교장선생님은 오락실에서 자기 학교 아이들을 발견하자 학교 조회대에 하루 종일 무릎 꿇고 세워놓기까지 했었죠. 공포심을 주려고 했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최근에 키덜트 문화가 퍼지는 것도 있고,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취미로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죠. 


요즘 부모 세대는 게임을 즐기며 자란 최초의 사람들입니다.


그런지 취미상품에 관한 인프라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련 시장과 매장이 늘어나고 있고, 이 매장들이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죠. 어느새 시장에 취미 시장의 수요가 커져버린 것입니다. 아예 YES24 같은 중견기업이 직접 피규어샵, 취미 샵을 오픈하기까지 이르렀죠. 


이렇게 <수요>가 불어나게 되면 그만큼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있죠. 문제는 과연 게임이 이런 대상이 되느냐는 겁니다. 그런데 결론은 됩니다. 그것도 


관점을 바꿔보면 지식, 경험, 취미에 대한 열정은
재테크를 위한 훌륭한 자원입니다.

아주 쉬운 예를 들어보죠. 2008년도에 일본, 2009년도에 한국에서 발매된 닌텐도 Wii용 전용 소프트 마리오 카트 Wii의 소비자 가격은 핸들 포함 패키지로 59800원입니다. 이후 2014년도에 염가판으로 발매되어 48000원이 되었죠. 


그런데 지금 이 게임의 중고가는 얼마일까요?


[출처 : 다나와]

정답은 85500원입니다. 


보통 패키지 게임의 감가상각은 심해서 출시 후 2주가 지나면 본격적인 감소세를 보이죠. 그런데 이 게임은 오히려 발매 가격보다 28500원이 더 올랐습니다. 저 가격은 오류가 아니고 실제 중고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며 환산해보면 연 2.85%의 금융상품과 맞먹는 것이죠. 은행 금융상품보다 훨씬 낫지 않나요?


게다가 만약 여러분이 '마리오 카트 닌텐도 셀렉츠 판'을 갖고 있으면 106,600에 팔 수 있습니다. 이 염가판의 발매 가는 48000원이고 발매 연도는 2014년도이니 무려 연이율 14.5%나 되는 우수 자산이 됩니다. 부동산만큼 뛰지도 않고 금액 비중도 적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투자가 됩니다.



희소성을 만드는 시장 상황과 기업정책


윗부분만 읽고, 아 게임의 가격 폭등이 농담이 아니구나, 싹쓸이 해야지~ 했다가는 안됩니다. 부동산이 오른다고 아무 부동산이나 샀다가는 쪽박 차는 것과 마찬가지, 어떤 상품이든  


투자를 할 때는 그 상품의 특성과 시장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성공합니다.


저 게임의 가격이 뛴 이유를 알려면 저 게임을 발매한 회사, 상품, 시장 상황을 잘 알아야 합니다.


골수 게이머들은 잘 모르겠지만 게임에 대해 일반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기 마련이죠. 


옛날 아버지들이야 자식들과 안 놀아주고 엄하게 혼만 냈지만 요즘에는 이런 막힌 커뮤니케이션은 지양됩니다. 자녀를 낳는 이유, 자녀와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었으니까요. 요즘에는 어느 부모든 자녀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게임이 안성맞춤인데 문제는 게임을 같이 하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아빠와 아들이 대등한 입장에서 겨룰 수 있고, 게임 모르는 아내를 소외시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나요? 이런 철학을 갖고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생각보다 적다는 게 문제의 시작입니다.


오죽하면 이런 광고가 나올까요. [출처 : SIEK]


그런데 마리오 카트 Wi는 말이죠


게임 마니아도, 일반인도 똑같은 레벨에서 겨룰 수 있는 게임

초보자도 배우기 쉬운 게임

플레이 타임이 짧아서 순환율이 높은 게임

몰입도가 높은 게임


이라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극히 드문 게임 중 하나입니다. 게임을 하기 어려운 미취학 아동도, 게임하고는 담쌓은 엄마도, 게임이라는 건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믿는 할아버지도 흥미를 갖고 빨리빨리 배워서 할 수 있으며 경쟁의식을 금방 불태울 수 있는 게임이 저거예요.

 

상품 특성도 적절한데, 발매사인 기업의 특성도 재테크를 유리하게 만들어줍니다. 한국닌텐도가 워낙 광고를 잘해서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죠. 물론 최근에는 닌텐도 스위치라는 대체재가 있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Wii는 아직까지 구하기 쉬운 게임기이며, 워낙 많이 팔려서 중고도 많죠. 거기다가 Wii 게임은 다운로드 스토어에서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판매하는 게임기인 Wii U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저 게임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서 가격이 치솟은 겁니다. 


마리오 카트의 중독성은 이미 예능 서울메이트가 증명해줬죠 [출처 : 서울메이트]



상품가치를 분석하는 법? 기본 편


앞에서 우리는 현대 한국 가정의 특성, 기업의 특성으로 재테크할 게임을 선별했습니다. 이런 특성을 가진 게임은 의외로 많아요. 문제는 구분하려면 


상품가치를 분석하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는 것이죠.


대상을 게임으로 둬서 그렇지, 이게 완전한 투자목적이라면 치밀한 분석, 계산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주식투자를 함부로 하면 안 되는 이유, 정체도 알 수 없는 가상화폐에 무작정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죠. 


저는 게임의 투자성을 분석하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 요건을 수요, 시기, 미디어 형식, 경영 방식, 개발팀, 장르, 평가 등으로 나눠서 분석합니다. 적어도 이 정도로 분석해야 타율이 높아지지 그렇지 않고서 오를 거 같다고 게임을 쟁여놨다가는 쪽박 차기 딱 좋습니다. 


우선 이번 1편에선 앞서 말한 세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수요

게임도 당연히 재화이므로 당연히 수요의 법칙을 따릅니다. 닌텐도 DS로 나온 '환상 수호전 티어 크라이시스'가 가장 좋은 예가 되겠네요. 이 게임은 42,000원에 발매되었는데 한국에서 발매될 때는 한국닌텐도의 정책인 '일본어 음성 수록 금지'때문에 음성이 싹 빠진 채로 나와서 평이 아주 안 좋았습니다. 


한국닌텐도의 정책 하에 일본어 음성이 실린 게임인데 회사의 정책 문제 또는 자본문제로 성우 더빙을 못한 게임들은 시장 평가가 박했죠. 가격이 빨리 떨어졌어요. 그래서 이런 게임들은 바로바로 살 필요가 없어요. 한 달까지 갈 것도 없이 2주면 가격이 반절이 깎입니다. 저도 마찬가지, 두어 달 지난 시점에서 42000원짜리 게임을 9000원에 두어 개 살 수 있었죠. 


그때는 제가 환상 수호전 시리즈의 팬이라 비닐도 안 뜯고 그대로 놔뒀습니다. 그런데 이후 이 게임이 여러 마니아를 통해 환상 수호전 역사에 남을 걸작임이 뒤늦게 알려집니다. 그래서 발 빠른 사람들이 이를 사들이고 팔아치우고, 이 매물을 또 사고팔아치우는 일이 반복되었죠. 이런 비극(?)은 이 게임의 초기 물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까지 겹쳐져서


[출처 : 다나와]

중고가 96000원까지 올라왔네요. 문제는 지금 가격이 많이 빠져서 그렇지 한때 중고가는 15만 원대까지 올랐고 제가 가진 밀봉의 경우는 25만 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는 겁니다. 그 이후 어떻게 되었냐고요? 당연히 팔았죠. 제가 판 시기가 2015년, 가격은 236,000원이었습니다. 연 32%씩 가치가 상승하는 상품, 마진율은 96.19% 되겠습니다. 18,000원으로 472,000원을 벌었죠. 


이 정도면 꽤 쏠쏠하지 않나요?


2. 시기 

어떤 상품이든 수요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시기입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죠. 즐긴다면 모를까 재테크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상당히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해요.


우선 하드웨어의 판매 주기입니다. 시장 상황, 기업정책이 주로 영향을 미치죠. 일반적으로 닌텐도의 하드웨어는 5년, 소니의 하드웨어는 평균 7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중이 없군요.


이 중에서 주목했었어야 하는 대상은 닌텐도인데요, 왜냐하면 다른 회사들은 자체적인 디지털 마켓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보급이 활발한 게임은 중고가가 생각 외로 크게 뛰지 않습니다. 


하지만 닌텐도가 제대로 된 디지털 마켓을 운영한 건 바로 작년이에요. 그 전에도 2007년 기준으로 마켓을 운영했지만 이건 게임을 가치 상품으로 투자한다면 넘기셔도 좋습니다. 어쨌든 디지털 마켓의 오픈이 늦어서 상당수가 재테크의 가치가 생기는 '레트로 게임'군에 들어가 버립니다.


예전에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게임팩의 생산비용이 엄청났고, 안 팔리면 그게 전부 재고 =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산만 차고 넘치면 실적이 악화되고 현금거래가 아니라 부채로 남을 테니 좋을 리 없겠죠? 그래서 물리 미디어 형 게임을 제작할 때는 수요를 굉장히 신경 쓰는 전통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게임 하드웨어의 판매 주기가 끝나가고, 새로운 하드웨어가 발매될 경우 제조사는 게임 수량을 극한으로 줄이게 됩니다. 서드파티의 수량도 조절합니다. 그래서 레트로 게임 시장에선 전설의 매물이 자주 나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아래 작품입니다


악마성 드라큐라 피의 윤희 [출처 : 아마존]

 1993년, PC엔진 CD-Rom이라는 하드웨어의 수명이 막바지에 다르고 1994년에 후속 기인 PC-FX의 발매가 확정된 상황에서 나온 '악마성 드라큘라 ~피의 윤회~'입니다. 이 상품은 시기, 작품성, 수요 그리고 생산량의 희소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상품이기도 하죠.


당시 판매가는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기존 작품들보다 저렴한 가격인 7800엔에 판매되었는데요, 이후 게임의 높은 완성도와 희소성, 이 게임을 능가할만한 명작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은 관계로 평균 39,800엔, 한때는 50,300엔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이 위기를 맞습니다. 2007년도에 PSP로 리메이크판이 발표되었거든요. 당연히 가격은 폭락장 맞은 주가처럼 내려가게 됩니다. 하지만 수난도 잠깐, 리메이크가 발매된 후 원작을 따라갈 수 없는 게임이라는 알자 도로 가격이 3만 엔 대로 뛰어버렸죠. 


그러나 2008년 닌텐도 Wii의 디지털 미디어인 버츄어 콘솔로 800엔에 발매되면서 가격은 급락했습니다. 버츄어 콘솔판은 원작과 똑같은 게임으로 나왔거든요. 그래서 현재 거래되는 가격은 평균 15000엔 (한화 약 14만 3천)입니다. 


시장 변수는 게임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사업으로 본다면 더더욱


3. 디지털

최근에는 이런 전략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겨버렸습니다. 디지털 마켓이 생긴 것이죠. 디지털로도 게임이 팔리는 세상에 게임의 값어치가 뛰려면 패키지에 그 이상의 가치가 부여되어야 합니다. 이게 생각보다 난도 높은 주문이라 그런지 최근에는 저렇게 가격이 날뛰는 게임을 찾기 힘들죠. 물론 키덜트의 상품인 레트로 게임의 가격이 더 치솟는 이유이기도 하지만요.


디지털에는 수량 예측의 위험성도 재고 위협도 없습니다. 요즘엔 게임기마다 디지털 마켓이 다 있고, 닌텐도조차 고집을 꺾고 2017년에 출시한 신형 하드웨어 닌텐도 스위치에 제대로 된 스토어를 도입했거든요. 그래서 과거의 명작도 수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유롭게 가져다 팔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게임으로 재테크는 어려워졌을까요? 하지만 투자를 한다면 물러서서는 안 됩니다. 수요가 있다면 정책이 있고 정책이 있으면 반드시 돈이 움직입니다. 이는 자본주의 세상의 어떤 상품도 예외가 아니며 심지어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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