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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May 21. 2018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기업분석의 중요성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2)


<재테크 편 2>

1.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1)

2.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2)



게임으로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수요, 시기, 미디어 형식, 경영 방식, 개발팀, 장르, 평가 등의 모든 것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1편에서는 게임을 원하는 수요, 발매된 시기, 미디어 형식을 파악하면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경영방식이겠죠. 이것은 미디어가 디지털 위주로 바뀌는 지금 시장에도 중요합니다. 



상품가치를 분석하는 법 : 회사의 전략 편 


기업의 경영방식은 때로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캡콤의 게임의 경우, 한 게임이 잘 나가면 다른 기종으로 이식도 하고 디지털 판으로 활발히 내는 것도 모자라서 나중에 모음집까지 따로 내줍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게임은 '던전 앤 드래곤즈'처럼 라이선스를 다른 회사에서 빌려서 다시 출시할 때 추가 비용이 생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중에라도 게임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희소성은


회사와 제휴처와의 업무 현황에 따라 갈린다


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런 문제에서 벗어났다고 디지털이 나왔을 때 가격이 싸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최근에 이를 부정하는 사례를 만났네요.


파라파 더 래퍼(PaRappa the Rapper:)는 1996년,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나와 굉장히 히트한 게임입니다. 주인공인 강아지가 여러 가지 사건을 랩 배틀로 헤쳐나간다는 웃기는 콘셉트이었죠. 당시 플레이스테이션의 역사를 다시 쓴 명작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바람에 누구도 관심을 안 가진 줄 알았더니 의외로 70만 장이나 팔렸고, 당시에는 없어서 못 구하는 물건이 되었죠. 이렇게 뮤직게임의 역사에 남을 걸작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면 모를까, 이 게임은 이후로도 수난을 겪게 됩니다. 


일본의 유명 DJ인 마츠우라 마사야가 나나온샤(七音社)에서 개발, SCE(현 소니 인터렉티브)를 통해서 유통한 이 게임, 이후에도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인 PSP로도 이식되었고,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 4로 리마스터 버전이 나오기도 했죠.


이쯤 되면 디지털 카피도 충분하겠다, 기종도 충분하겠다 판권 문제도 간단하겠다 가격이 바닥을 길 것 같지만, 아직도 파라파 더 래퍼의 밀봉 가격은 상당히 높습니다. 


왜냐하면 이식할 때 그냥 소프트웨어 이식을 해버렸거든요. 뮤직게임의 경우 이렇게 대놓고 소프트웨어로 돌려버리면 입력 타이밍이 망가져버립니다. 정확한 타이밍이 생명인 뮤직게임에 이는 치명적인 문제죠. 


PS4로 이 게임의 리마스터가 나올 때까지 은근히 마니아들의 기대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결과물이 이래서야, 음감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플레이하기 힘든 수준이 되어서야 게임을 살 리가 있나요. 도로 구판의 가격이 정가 이상으로 올라가버렸어요.


이런 운명을 맞은 게임들은 높은 확률로 이후 리마스터/리메이크 대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 게임의 경우 무신경하게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으로 돌려버렸고, 게임성이 망가졌죠. 


이렇게 게임을 대충 이식하는 회사의 게임은 가격이 뛰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비슷한 일은 다른 제품군에서도 일어납니다. 자동차의 경우 모델 체인지의 결과물이 별 차이가 없는데 알고 보면 엔진 등급이 내려가고, 편의 기능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요. 이 경우 중고를 산다면 이전 모델을 사는 게 훨씬 중고 방어가 잘 됩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리마스터 될일은 없겠죠 [출처 : 파라파 더 랩퍼]


약간 다른 케이스도 있습니다. 아틀라스(ATLUS)는 회사가 있는데요, 이 회사는 회사의 정사원 규모는 얼마 안 됩니다. 게임을 만들 때 프리랜서/계약직 위주로 채용하고 이후 다시 해산하죠. 그래서 리마스터/리메이크를 잘 안 할뿐더러 설령 하더라도 만든 사람이 달라서 그런지 원래 게임과 아주 딴판인 게임이 나와버립니다.


이 회사의 주력 소프트웨어는 여신전생, 페르소나 두 타이틀로 각각 5편, 여러 파생작이 나왔는데요. 페르소나의 경우 대중성이 세일즈 포인트(KBF)인지라 많이 찍어내서 가격이 잘 안 내려가는 편일지언정 못 구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마니아를 위해 만든 여신전생은 좀 사정이 다르지요. 


진 여신전생3 녹턴 매니악스 원래 정가 4800엔, 현재 밀봉 신품 19200엔 [출처 : 아마존]
쿠즈노하 라이도우 대 아바돈 왕. 원래 정가 7800엔, 현재 밀봉 15,340엔 [출처 : 아마존]


심지어 저같은 팬들도 욕하는 쿠즈노하 라이도우 대 초력병단마저 15,999엔 [출처 : 아마존]


이래서 이 회사의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사서 쟁여놓으면 가격이 크게 뜁니다. 


단 봉지를 뜯으면 사정이 달라지죠. 뜯어도 높게 평가받는 작품이 있죠. 진 여신전생 3 녹턴 매니악스와 같이 완성도가 높으면서 생산량이 극히 적었다면 상태가 아주 안 좋아도 5350엔, 보통 6300엔부터 올라갑니다. 발매 가격이 4800엔이었으니 잘 보관만 했으면 가격이 올랐겠죠? 반면 게임적으로는 망작에 가까운 초력 병단은 중고 가격은 676엔이군요.  밀봉과 크게 차이가 납니다.


저는 이 시리즈는 모두 가지고 있는데요, 닌텐도 3DS용 진 여신전생 시리즈를 제외하면 예외 없이 2배 이상 가격이 폭등합니다. 심지어 PS1용 진 여신전생 2는 게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버그가 많아서 나중에 수정판으로 전량 리콜이 되었는데요, 이 버그판 밀봉도 15000엔을 넘습니다. 경매를 붙이면 그 이상 뛰는 것도 허다하죠. 


아마 수만 장밖에 안 되는 희소성과 전량 리콜, 매장 회수가 이어진
기적의 결과가 아닐까요?


이렇게 이 회사의 제품 가격이 높은 이유는  마니아용은 적정 수량으로 낸 후, 더 적은 수량으로 마니아를 위한 특별판만 내고 빠지는 반면, 대중적인 작품은 초기부터 많은 물량으로 공략하는 전법을 쓰기 때문입니다. 


보통 다른 회사는 나중에 리마스터/리메이크를 잘해서 원판의 가격을 떨어뜨리기도 하죠. PS4용 완다의 거상이 그 좋은 예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개발할 때만 프리랜서를 채용하기에 한 번 프로젝트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과거 작품이 다시 발매되기가 어려워요. 


그 멤버를 다시 모으기도 힘들고, 어찌어찌 최대한 모아서 만들어도 원판과 게임성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아서 원판의 값어치는 보존됩니다. 그나마 리마스터/리메이크되는 게임도 대중적인 페르소나 시리즈가 많고, 진 여신전생은 아닙니다. 마니아용 소프트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대규모 수요가 일어날 일이 없기에 그래서 언제 리메이크가 될지 조차 불분명하죠. 


뭐 다른 걸 떠나서 팬이라면 무조건 사둬야 합니다. 물량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거든요.


반면 앞에서 말한 코나미는 어떨까요? 이 회사의 경우 일부 예외, 환상 수호전 티어 크라이시스나 닌텐도 계열 기기로 나온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 외에는 가격이 평범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기 있는 콘텐츠라면 꾸준히 재생산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었어요. 우선 닌텐도의 디지털 정책 때문에 재생산이 잘 안 되는 닌텐도 계열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는 평가가 좀 어색한 백야의 콘체르토를 제외하면 전부 원래 가격의 4~5배 수준이고, 관련 상품도 덩달아 가격이 치솟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악마성 드라큘라 빼앗긴 각인'은 20만 원대에 거래되었어요. 덕분에 꽤 쏠쏠했습니다.


특히 빼앗긴 각인은 한국이나 일본에서나 귀한 몸입니다. 심지어 OST 밀봉의 가격이 거의 10만엔 수준! [출처 : 아마존]


회사의 전략을 연구해서, 희소성을 예측하라!!


게임이라는, 초기 가격이 낮은 편인 상품이라 조금 가볍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회사의 전략을 예측하는 것(일부 상품은 정부의 정책을 예측하는 것)은 재테크에서 필수적입니다.


이 외에도 회사의 전략 등을 보면 꽤 다양한 변화를 엿볼 수 있죠.


코나미의 경우, 명작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를 개발한 코지마 히데오 감독을 해고해버렸죠. 이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활발하게 리마스터가 되어서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았습니다만 코지마 감독이 해고되자 이후에 '중심을 잡고 리마스터해줄 인물'이 사라진 셈이 되어 과거 작품 중 제일 리마스터가 잘 된 판본들의 가격이 뛰고 있습니다. 


닌텐도의 다양한 지원(기술, 자금)을 받고 게임큐브로 나온 바이오 해저드 리버스, 바이오 해저드 제로는 한동안 귀한 몸이었습니다. 게임큐브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기기인데 이 게임을 하려고 사는 사람들이 제법 됐으니 그 몸값이 얼마나 귀했겠습니까? 게다가 닌텐도의 지원을 받았는지라 다른 기기로 이식될 일도 없었죠.


하지만 계약기간이 끝나자 이 시리즈들은 PS3, PS4, Xbox360, XboxOne 등 다양한 하드로 이식됩니다. 그 후에는 큐브판 밀봉 가격도 폭락, 이식 판들도 같이 폭락해버렸네요. 이런 제품의 경우 재테크가 목적이라면 매각할 타이밍을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재테크를 하는 우리가 경제, 사회면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


와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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