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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May 28. 2018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분석은 사람을 통찰해야 한다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3)


<재테크 편 3>

1.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1)

2.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2)

3. 취미생활로 재테크 하기, 게임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3)



인적자원을 분석하라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단순히 회사의 타이틀과 외면에 나타나는 현황만으로 분석하지 않습니다. 내부동향, 구성원도 철저하게 파악해서 연구하죠. 

결국 제품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건 사람입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 디렉터가 B급 브랜드로 게임을 낼 경우,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나중에 화제가 되어 가격이 뛰는 경우가 있죠. 반면 인기 회사의 인기 시리즈를 회사가 뭘 잘못 먹었는지 괴상한 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실력보다 정치잘한 사람에게 맡겨서 게임 브랜드마저 갉아머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인기시리즈라 초기 생산량도 많기 때문에 결코 가격이 오를리 없습니다.


더 희안한 것은 당시에는 화제가 안 되다가, 그 디렉터가 크게 성공하는 바람에 덩달아 가격이 뛰는 경우입니다. 어느 뮤지션이 뜨면 뜨기 전의 음반도 잘 팔리게 되죠? 이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출처 : 아마존]

슈퍼패미콤의 렌더링 레이서 R2, 가격은 일단 신품 30만 엔, 중고도 49000엔인데 당연히 저게 정가는 아닙니다. 원래 가격은 10, 800엔이죠. 발매가를 생각하면 이 상승폭도 엄청난데 내막을 알고보면 이 제품이 가진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당시 슈퍼패미콤의 케이스는 코팅이 안 된 종이라서 변색에 취약했습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독자적인 보관 방식(?)으로 저런 물품을 변색 안되게 보관하거나 운 좋게 변색이 안된 밀봉품이 존재합니다. 이 경우 값어치가 더 올라가서 경매가격은 최저 60만 엔부터 시작합니다. 이것만 봐도 마진율 98.97%!! 


게다가 이 게임을 구하고 싶어 안 날난 호사가들이 많은 데다 최근에 뛰어든 중국 레트로 마니아까지 있어서 이 게임의 가치는 극히 높습니다. 추측컨대 80만 엔까지는 손쉽게 팔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이 게임처럼 코팅안한 흰색 케이스는 무조건 비싸냐면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이 비극(?)의 원인은 개발자인 '만프레드 트렌츠(Manfred Trenz)' 때문입니다. 


만프레드는 독일의 유명 개발자로 이 사람이 독일의 게임 개발사 '레인보우 아츠' 에서 개발한 게임들은 죄다 고가가 되어버립니다. 슈퍼패미컴용 '슈퍼 터리칸'은 현재 7만 엔에 팔리죠.  


이 사람이 만든 게임들은 원래 해외를 노리고 개발되었는데 게임의 특성이 워낙 강한 마니아용인데다 발매 시기가 슈퍼패미콤의 수명이 끝나던 1995년 인지라 해외 투자자를 결국 잡지 못했어요. 하드웨어(시장)의 수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전에 했었죠?


그래서 시장에 나온 수량이 일본 닌텐도와의 협약을 통해 생산된 1만 장이 전부입니다. 게다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하드웨어 교체기에 나온 게임이라 주목을 받지도 못해서 추가 생산도 되지 않아서 희귀종이 된 거죠.


여담이지만 제가 이걸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한 15000원 주고 샀던 기억이 나는데 되게 재미없어서 5000원에 팔아버렸었죠. 저게 박스만 있으면 30만 엔이라니 제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지 않으시나요?


테일즈 시리즈는 '후지시마 쿄스케'가 일러스트를 담당하면 결과물이 좋습니다. 가격도 잘 안내려가죠 [출처 :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투자 상품의 인적자원을 파악하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상품의 장르

현재 대한민국 4차산업위원회의 장병규 위원장님은 성공한 벤처투자자로도 유명하시죠. 그 분이 늘 강연에서 하시는 말 중에 '나는 무형 콘텐츠만 잘 알지 디지털 상품에 대해선 모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워렌 버핏도 장기적으로 팔리는 소비재 (코라콜라 등)에만 투자한다고 하죠. 


투자에 장르가 중요하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장르는 엄밀히 말하면 여러 장르당 여러 가지의 투자 공략법이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 특이한 것 하나만 소개해드리죠. 


공포장르는 원래 고정적인 소수의 마니아가 먹여살리는 시장이기도 하죠. 게임도 마찬가지라 1995년, 캡콤의 디렉터 미카미 신지가 공포 어드벤처 게임인 바이오 하자드 기획안을 올리자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결국 신입교육을 시킬 수 있고, 앞으로 유행할 3D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으며 제작비는 적다고 설득해서 겨우 통과시킵니다. 물론 이 게임은 전 세계적인 대히트를 치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잘 팔리게 된 시발점이 되지만 이건 특별한 사례, 다른 공포게임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역시 한국도 마찬가지, 공포장르 시장은 턱없이 작습니다. 영화사적으로 길이남을 명작, 장화홍련, 알포인트 등도 개봉성적은 그렇게 좋지 않아요. 제작비가 워낙 적으니 간신히 수지를 맞췄을 뿐입니다. 심지어 공포영화계의 잭팟이라는 곤지암(2018)이 100만을 넘기자 초대박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현상은 게임에서도 일어납니다. 


[출처 : 직접 작성]

이 표는 제가 공포 게임을 구매한 가격, 중고장터에 도로 판 가격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판매가가 굉장히 높습니다. 게임의 정가가 45000원이었음을 감안해도 엄청난 차익인데요 여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공포 특유의 성향입니다. 공포라는 장르는 주류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어지간한 게임은 기본 생산물량인 5040장만 찍어냅니다. 여기서 일단 수량이 줄어들죠. 


여기 한국의 심의제도가 확인 사살을 합니다. 한국의 심의제도상 공포게임은 19세 이상으로 발매가 되는데 19세 이상 심의를 받은 게임은 매장에 전시, 시연이 불가능합니다. 내가 아는 매장은 시연했었다고요? 다음에 보시면 이거 시연해도 되는 거냐고 한번 물어보세요. 마찬가지 이유로 가장 강력한 유통처인 마트의 매대에도 전시가 안됩니다.


이런 점이 겹쳐져서 공포는 컬트적인 존재가 되고, 수량은 희귀해지며 값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상 공포는 실패한 적이 없는 투자상품이에요. 물론 그것도 게임이 잘 나와야 한다는 점, 이후에 추가 생산이 안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겠지만요.


괜히 한국 시장에 공포게임이 적은게 아니랍니다 [출처 : 제로 ~누레가라스의 무녀]


마니아 장르의 경우, 분석만 잘하면 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장르는 많습니다. 꼭 게임이 아니라도 재즈음반 중에선 말도 못하는 고가품이 제법되지요.



어쨌든 화제에 오른다


일단 화제에 오른다면 부정적인 화제든 긍정적인 화제든 영향을 줍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게 일반 상식과는 좀 동떨어져 있습니다.


꼭 사람들의 인식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위에서 말한 랜더링 레이서 R2는 정말 재미가 없어요. 다만 개발자의 브랜드, 1만 장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비싼 겁니다. 절대 제가 팔아서 이렇게 폄하하는게 아닙니다. 


이건 개발자의 브랜드가 가치를 만든 경우인데, 개중에는 부정적인 화제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희안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데스크림즌 [출처 : 아마존]


세가 새턴으로 나온 '데스 크림즌'은 너무 못 만들어서 엄청난 화제몰이를 한 게임입니다. 당시엔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해서 종이매체가 주력 언론이었는데 너나할 것 없이 비판을 했죠.


그런데 이게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못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사려고 몰려든 것이죠. 적은 물량과 맞물려 가격은 치솟아 한때 가격이 3만 엔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유튜브 등으로 이 게임이 얼마나 엉망인지 확인할 수 있고, 후속작들은 멀쩡한 게임들이라 화제에서 벗어났고 결국 저 가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발매된 지 20년이 지난 게임인데 정식 발매가보다 259엔 비쌉니다. 

평가는 화제를 모으고, 수요를 만들며 값어치를 높여줍니다


결론


이 글은 취미 이야기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카테고리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목적은 다른데 있습니다. 


게임 마니아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투자다


아마 이 글을 보신 분들은 게임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투자할 수 없다고 생각하실 것이고 그게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모든 투자가 그렇습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저 정도로 연구하지 않으면 투자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루보공장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루보 주가조작 사태라는게 있었죠. 시총 5000억 회사라는 말을 믿고 멋대로 투자해지만 실체는 저 회사와 같았습니다. 저 회사도 모르게 누군가가 작전을 펼쳐서 주가를 조작, 차익을 남긴 사건이죠. 주식 투자의 기본은 이윤을 잘 내고, 오래갈 회사인가? 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원칙이 제데크에도 적용될거에요, 게임으로 투자하든 레고로 투자하든 하다못해 비트코인으로 투자하든

 

안정성, 지속성, 수익성을 모두 분석하고 뛰어들어야 합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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